[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내부고발자 보호정책은 어디로’…복수극으로 죽음까지 고려한 노동자를 보며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내부고발자 보호정책은 어디로’…복수극으로 죽음까지 고려한 노동자를 보며
  • 안국현
  • 승인 2021.05.13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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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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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국내에서의 고발자, 또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시선은 그리 좋지 않다. 이유인즉슨 고발자는 ‘배신자’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조직문화는 기업에 충성하고 동료의 신의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충성에 반하거나 신의를 저버린 행동은 의리없고 파렴치한 사람으로 각인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예전부터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기업내부의 많은 불법과 편법이 그냥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어 왔고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자신을 위안하고 조직을 위해 그리고 결국 본인을 위해서 침묵하고 또 침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진실은 결국 진실이 아닌 것이 되고 이제는 진실이 어떤 것인지 헷갈릴 정도가 되어 버렸다.

이제 회사 및 조직 내에서 일 잘하는 사람들은 불의에 눈감고 세상과 타협하는 것을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버렸으니 사실 지금 기업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은 어찌보면 모두 공범인 셈이다. 각자의 죄책감은 ‘우리들은 모두 공범’이라고 생각하고 무마되기 일쑤이며 내부 고발자들은 이같은 우리의 공범인식을 깨뜨린 사람으로 인식해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에게 다시 비난의 화살을 돌리게 된다.

최근 우려가 현실이 되어 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19년 7월 내부고발자에 의해서 롯데칠성이라는 대기업이 조직적으로 매출조작 및 가짜 계산서 등을 통해서 세금을 탈세한 것으로 조사돼 결국 국세청은 추징금 493억 원, 과태료 20억 원을 부과했다. 이같은 사건은 롯데칠성에서 13년간 근무한 내부고발자 한사람의 용기 덕분이다. 내부고발자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도 이같은 관행과 불법은 어쩌면 계속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였는데 고발자의 양심의 의해 범행이 드러나게 되었으며 그 롯데칠성에서 일했던 많은 사람들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했던 것을 내부고발자가 세상에 알리게 된 것이다.


내부고발자가 사회적 지탄 받아야 할 이유없어


롯데칠성과 같은 대기업이 이같은 불법과 탈세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으며 지금도 어딘가에는 이같은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롯데칠성은 그 내부고발자를 횡령과 공갈혐의로 고소했으며 지난해 12월 결국 내부고발자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대기업의 법무팀과 개인간의 법정다툼은 어찌보면 결과는 이미 결정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내부고발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은 온데간데 없고 결국 이 모든 것을 개인이 책임지고 구속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구치소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유서까지 작성했다는 내부고발자는 어찌보면 우리들을 대신해서 이같은 옥살이를 하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함께 일했던 수많은 사람들도 내부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모두 알았을텐데 아무도 이 같은 행동을 하지 못하고 ‘좋은 것이 좋은 것’ 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공범자가 되기를 선택하지 않았나 한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내부고발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다. 내부고발자가 직접적으로 고발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이같은 고발문제가 발생하면 고발된 내용에 집중하기 보다는 고발자의 불순한 동기, 개인적인 신상을 더욱 부각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이같은 점만 파악해서 마치 마녀사냥식으로 개인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일을 왜 했는지, 어떤 의도가 있지는 않은 것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마는 것이다.


불공정행위가 잘못, 고발자는 사회적 보호받아야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을 폭로한 변호사는 삼성과의 고문 계약이 만료됨에 따른 불만으로 기자에게 폭로했다고 비난을 받았으며, 군대 납품비리를 고발한 전 해군 소령은 본인의 진급과 관련된 불만의 표현으로 고발한 것으로 의심받은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진실과 양심, 그리고 공익이었을 것인데 우리들은 아직도 그릇된 시각으로 보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볼 시기인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내부고발자의 보호를 강화하는 ‘공익신고자보호법’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준비된다고 한다. 신고자에 대한 비밀보장의무가 강화되고 신고자에 대한 해고·징계·전보 등 불이익조치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법안이 마련된다고 하니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다.

내부고발자의 용기 있고 옳은 행동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 대부분의 조직 내에서는 아직도 불공정한 처우를 받고 있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공정한 처우가 아닐 수 없으며 부패와 공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행위를 신고한 사람들이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함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전혀 관대하지 않은 것 같다. 롯데칠성의 내부고발과 그에 엵힌 사태를 보며 다시금 우리 국민, 우리 정부 그리고 우리 기업들의 뒤를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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