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컬럼니스트] 흔히 병원에서 병의 원인과 진단을 위해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를 찍는다.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MRI는 자력에 의하여 발생하는 자기장을 이용하여 생체의 임의의 단층상을 얻을 수 있는 첨단의학기계이다.

즉 자기장을 발생하는 커다란 자석통 속에 인체를 들어가게 한 후 고주파를 발생시켜 신체부위에 있는 수소원자핵을 공명시킨다. 이후 각 조직에서 나오는 신호의 차이를 측정하여 컴퓨터를 통해 재구성하여, 영상화하는 기술이다.

자석으로 구성된 장치에서 인체에 고주파를 쏘아 인체에서 메아리와 같은 신호가 발산되면 이를 되받아서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여 영상화하는 것을 말한다.

▲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MRI는 X선을 이용한 검사인 단순 X선 촬영이나 CT(단층 촬영)와는 달리 비전리 방사선인 고주파를 이용하는 검사이므로 인체에는 사실상 해가 없다는 것이 중요한 장점 중의 하나이다.

인체에 해가 없는 자기장과 비전리 방사선인 라디오 고주파를 이용해 조영제 없이도 CT에 비해 체내 연부조직의 대조도가 뛰어나다. 또 수소원자핵을 함유한 조직의 생화학적 특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MRI는 1970년대 후반부터 영국의 에버딘대학과 노팅엄대학에서 연구 개발하여 응용하기 시작하였다. 개발 초기에는 ‘NMR-CT’라고 했으나 지금은 MRI가 국제적인 공식용어이다.

한국에서는 1986년에 영구자석을 이용한 0.15T 상전도형이 개발되어 시험적으로 사용되었다. 그후 1988년 서울대학병원 진단방사선과에 2.0T 초전도형 MRI가 설치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국정농단 사건 피고인으로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 외부 병원에서 이러한 MRI 진료 결과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MRI 촬영과 피 검사를 했다.

지난 7월 28일엔 수감 생활 중 왼쪽 네 번째 발가락을 다쳤다며 병원에서 MRI 촬영 등 정밀 검사를 받았고, 지난 8월 30일에도 허리 통증을 호소해 휠체어를 타고 병원을 찾았다.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중인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내에서 의사로부터 허리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허리 통증이 사라지지 않자 이날 다시 촬영을 한 것이다.

세 번째 MRI 촬영 결과 담당 의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허리디스크가 생겼다고 판정했다. 앞서 두 차례 촬영 때 병원 측은 박 전 대통령의 허리 통증이 노화에 따른 퇴행 증상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이후 증세가 악화돼 허리디스크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또 역류성 식도염 증세가 심각해 식사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박 전 대통령에게 약 처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밖에 피 검사 결과에서는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고 한다.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달 변호인 사임계를 제출하기 직전 병원을 방문해 밀린 진료비 240만 원을 대납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7월 진료비 220만 원은 영치금에서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변호사는 병원을 방문했을 때 “박 전 대통령이 병원을 오가기 힘드니 서울구치소에 왕진을 와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형집행법에 따르면 수용자의 요청이 있으면 외부 의사가 구치소를 방문해 진료하는 것이 가능하다. 비용은 자부담이다.

박 전 대통령은 법원이 지난달 구속 연장을 결정하자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 보이콧’을 선언했다.
  
한편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은 당선 이후에도 차움의원의 VIP 시설을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쓰고 공짜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길라임’은 SBS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배우 하지원이 맡았던 극중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박 전 대통령이 차움을 이용한 건 2011년 초부터로 알려졌는데 병원비를 내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차움의원 관계자는 한번 진료에 30~40만원씩 들어가는 데 수납이 전혀 안 됐고 오히려 병원에서 VIP 식사대접을 했다고 폭로했다.

차움의원의 VIP 회원권은 1억 50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의료계에서 ‘용하다’는 MRI로 박 전 대통령의 뇌를 촬영해 국정농단의 실체를 밝힐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닐까’ 잡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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