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은 공정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의무의 상징이다. 하지만 헌법에 명시된 평등 즉 공정한 사회를 믿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이자 수준이다. 아무리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OECD국가 경쟁력이 높다고 해도 우리사회의 수준과 정치수준은 아직은 높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돈,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약하다. 이것이 현실이고 그것이 팩트다.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헌법은 공정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의무의 상징이다. 하지만 헌법에 명시된 평등 즉 공정한 사회를 믿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이자 수준이다. 아무리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OECD국가 경쟁력이 높다고 해도 우리사회의 수준과 정치수준은 아직은 높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돈,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약하다. 이것이 현실이고 그것이 팩트다.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일반적인 국민들이라면 헌법을 아는 사람들은 많이 없다. 물론 중요한 법이 헌법이고 그 헌법을 기본으로 해서 다양한 법들이 존재하고 생겨날 수 있는 것과 모든 법은 헌법을 기본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정도까지만 아는 것이 보통의 사람들인 것 같다.

헌법의 구체적인 문구들은 모를 수 있지만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라는 문구는 아마도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수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익히 들어서 아는 문구일 것이다. 쉽게 말해서 법은 언제나 공정하며 평등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말이다. 법앞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기 때문에 법대로 하면 모든 것이 완벽하고 평등하게 판결이 내려진다는 것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사실은 모든 사람들이 법앞에 평등하지 않다. 제도는 평등하게 만들어 두었지만 그 제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법을 평등하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이나 금전, 아니면 학연이나 지연 등의 원인으로 그 평등이 무너지는 모습을 수없이 보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이 문구를 믿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헌법에 명시된 평등 즉 공정한 사회를 믿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수준이다. 아무리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OECD국가 경쟁력이 높다고 해도 우리사회의 수준과 정치수준은 아직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돈,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약하다.


적패청산의 대상에서 보호의 대상이 된 이 부회장


재벌의 총수에 대한 법의 심판은 어찌 보면 가혹하지만 어찌 보면 방패막이 되는 형국이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이 되었고 청와대는 국익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니 납득하라고 한다. 논리는 여론조사에서 가석방에 대한 지지가 더 많았고 코로나19로 인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며 백신 공급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법은 그렇게 그 사람의 역할에 맞춰 변하는 그런 헌법이었으며 무가치한 존재였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의 수준은 결국 그 정도인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몰락은 어찌 보면 정경유착에서 시작되었고 그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었던 삼성전자를 총괄하는 이 부회장은 올해 118일 징역 26개월을 확정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그 과정에서 호화군단의 변호인단은 말할 것도 없다. 문재인 정부 적폐 청산의 대상이었던 최순실과 이재용 부회장이 법적으로 죄를 지엇고 그 죄값이 확정되고 집행중이였다. 사람들은 잘못은 했으면 법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너무했다는 평을 내놓기 시작했다. 법적으로 벌을 받았지만 법감정은 죄를 용서하는 모양세였다.

뇌물을 주고 회사 경영에 도움을 받을 목적이였으며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정치와 경제계의 뿌리 깊은 적폐를 없애기 위해 국민들이 촛불 혁명에 나선 것인데. 우리 스스로 그 적폐의 대상이었던 사람을 가석방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적패를 지적한 사람과 그것을 해소한 사람과 정권은 같으니 어쩔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공정과 정의와 법치가 상실했다는 것에서 문제가 시작되었고 그 문제가 우리의 수준을 결정짓는 것이다.


우리의 사회수준과 정치수준이 드러나 가석방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권력이란 이같이 결정을 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힘으로 지금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들의 힘으로 무엇을 하는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그 결정은 공정한지 아니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결정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며 우리의 수준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결정의 과정이 누군가의 힘이나 국민들의 여론에 의해서 결정이 되면 언제나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공정한 판결의 기준이 흔들리게 되고 그 결정의 과정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논리가 들어가게 되면 언제나 올바른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마치 판결을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판단의 근거를 사람들의 관심과 여론에서 찾았으며 코로나19라는 사회적 환경과 삼성전자의 부회장이라는 개인적인 특수한 환경에서 찾고 의사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법치주의의 기준보다는 다수의 생각과 분위기 등을 조장하면서 의사결정하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모습에서 앞으로의 각종 의사결정도 그렇게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는 것이다. 또 왜 사면이 아니라 가석방일까.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반도체 경기회복을 위해 이 부회장은 감옥에 있는 것보다 국익을 위한 의사결정이었다면 사면을 해야하는 것이다. 정부는 그렇게 대통령이 직접 결정하는 사면이 아닌 법무부가 결정하는 가석방을 택한 것이다. 물론 문구는 다르지만 결론적으로 같은 모양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아는 사실이다. 적패의 대상으로 지목한 그들이 사면하는 것은 어쩌면 웃긴 모양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직접 사면하지는 않았으니 그들을 지지하는 세력들에게는 명분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법의 절차대로 법무부가 가석방을 했으니 이 또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논리이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앞으로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거나 생길 경우에도 이처럼 편법 행위를 지속할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이제 새로운 의사결정과정에서 법치주의를 벗어나 국민들과 했던 약속을 이행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통해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유권자들과 권력의 중심으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치적, 경제적인 논리의 결과를 보고 있으니 우리 정치의 일그러진 영웅을 보는 듯하다. 우리의 사회수준과 정치수준은 이정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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