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의연대, 이탈리아 헬스케어 사모펀드 피해자 연대가 4일 남부지검 앞에서 신속하고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금융정의연대)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4일 하나은행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이탈리아 헬스케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사모펀드 피해자 연대가 하나은행과 펀드 판매직원 등을 고발한 지 16개월여만에 이뤄진 것이다.

그동안 피해자 연대는 검찰을 향해 신속한 수사를 요구해왔다.

압수수색이 벌어진 지난 4일에도 피해자 연대 등은 남부지검 앞에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7월 하나은행 및 사기 판매 관련자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으나 16개월이 지난 지금도 수사에 진전이 없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9월에는 검찰의 늑장 수사를 규탄하며 하나은행과 TRS증권사, 자산운용사, 판매 관련자 등을 경찰에 추가 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된 고소 건은 다시 남부지검으로 송치됐다.

검찰은 고발 16개월여만에 하나은행을 압수수색하면서 관련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은행은 2017~2019년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를 판매했으나 2019년 말부터 상환이 연기되다가 2020년부터 아예 환매가 중단되면서 환매 중단 사태를 빚었다. 피해자 연대 등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헬스케어 펀드 판매액은 1100억원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연대와 함께한 금융정의연대는 “이번 사건 수사의 모든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검찰에 있다”면서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검찰의 압수수색 착수 전 금융정의연대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은 압수수색, 국제공조수사 등 강력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신속하게 불법행위의 실체 규명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 UK펀드 관련 피해자들도 지난 1월 하나은행과 펀드 판매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이 해당 건까지 들여다볼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피해자모임과 금융정의연대에 따르면 하나은행에서 판매한 UK펀드 판매액은 1363억원에 달한다.

금융정의연대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유럽 펀드 판매 주도자가 신 모씨로 추정된다”면서 “(UK펀드와 헬스케어 펀드)펀드 판매시점, 투자방법이 유사하기 때문에 함께 수사할 수 있도록 관련 수사 인력 등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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