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소재한 영업점 폐쇄를 추진 중인 가운데 지역주민들이 이에 반대하며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몇년간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영업점 통폐합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역주민들과 금융소비자들이 이같은 추세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도가 높다.

15일 신한은행 등에 따르면 월계동 지점이 내년 2월14일 장위동 지점과 통합된다.

이와 관련해 지역주민들은 주민대책위까지 구성해 집단행동을 통해 신한은행 월계지점 폐쇄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주민 다수가 고령층이고 현재 인근에 위치한 시중은행은 신한은행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노인들을 위해서라도 영업점 폐쇄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신한은행 측은 단순히 월계동 영업점만을 폐쇄하는 게 아니라 장위동 지점과 통합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통합으로 불거질 수 있는 금융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도 계획하고 있고 주민과의 소통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월계동 지점 자리에 '디지털 라운지'가 대신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디지털 라운지'는 무인형 점포다. 화상통화 시스템을 통해 금융관련 상담이 가능하며 영업점에서 가능한 업무의 90%까지 처리가 가능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시간 영상통화로 직원과 금융상담이 가능한 '디지털 데스크'를 비롯해 고객이 카드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키오스크' 등 디지털을 통한 은행·카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지 않는 금융 소비자들을 위해 상주 직원 1명을 배치, 관련 안내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은행권 영업점 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비단 신한은행의 사례 만은 아니다.

최근 KB국민은행의 경우 목포시 측에서 지역 영업점 폐쇄와 관련해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디지털 전환 흐름 등으로 인해 영업점 축소가 은행권 전반에 걸쳐 나타나면서 이같은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한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이 도입한 화상상담 서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화상상담 등 무인 점포 형태가 일반 금융 소비자들에게 친숙하지 않아 진입장벽 해소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의 영업점 축소는 시대의 흐름"이라면서 "모바일 뱅킹앱 등 비대면 시대에 영업점 운영도 효율화가 필요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영업점 폐쇄 대안으로 화상상담이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은 보편적 도입이 이뤄지지 않아 이용 과정에서 어색하거나 불편한 점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화상상담이 보편화되고 개선되는 등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충분히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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