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연초 4차례 미사일 발사와 모라토리엄 재고에 종전선언 추진이 사실상 끝났다는 관측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의에 “정부는 앞으로도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한반도 문제를 진전시켜 나간다는 원칙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본문 중에서>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연초 4차례 미사일 발사와 모라토리엄 재고에 종전선언 추진이 사실상 끝났다는 관측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의에 “정부는 앞으로도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한반도 문제를 진전시켜 나간다는 원칙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남북정세]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 철회를 시사한 가운데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이러한 원칙 위에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미국 등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외교부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대미 정책기조 변화 선언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기조를 재검토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한미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목표에 대해 완전하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진전된 외교 환경 조성에 최선의 노력 다할 것”


이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외교와 대화를 통한 대북관여를 통해 이 부분을 실현해 나간다는 기본적 방법론에 대해서도 일치하고 있다”며 “(북한의 입장 표명에) 한미가 이러한 기본적인 목표나 추진 방향에 대해 변화된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굳건한 한미연합 방위태세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과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보다 진전된 외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앞서 1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주재한 정치국 회의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응해 신뢰구축 조치 전면 재고와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 재가동을 신속히 검토할 것을 결정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게 올해 첫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촉구하는 경고성의 메시지를 낸 것이란 관측이다. 대화 재개 선결 조건인 ‘대북적대시 정책 및 이중기준 철폐’를 관철시키 위함이다.

북한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문재인 정부가 노력을 경주해 왔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전면 재검토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018년 북미간 관계 개선 이전의 냉각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백악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점이 우리의 목표임을 분명히 해”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와 조건 없는 대화 의지가 여전히 있음을 시사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실 관계자는 2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논평을 통해 “가정적인 상황을 언급하진 않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목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전제조건 없는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외교에 전념하면서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美 한반도 전문가들 “바이든 정부 대북 기조에 불만 표출…변화 압박”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기조에 불만을 표출하며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AN)의 켄 고스 한국담당 국장은 VOA에 “북한이 그동안 스스로 유지해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가 효과가 없다면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때”에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입장에선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아무런 진전이 없다면 ICBM 등 미사일 시험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알리는 첫 단계”로 전망했다.

특히 고스 국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에서 벗어나 먼저 양보할지, 아니면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며 현상 유지를 지속할지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VOA에 북한의 발표를 ‘위협’으로 표현하며 “이런 위협을 통해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표에 대해 “북한이 자신들의 핵심 목표, 즉 일방적인 제재 완화와 사실상의 핵보유국 인정을 위해 대미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입장에선 논리적인 다음 수순”이라며 “북한이 미한방위조약과 주한미군 주둔을 ‘적대정책’으로 규정한 만큼 워싱턴을 압박하고 미한동맹을 저해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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