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은 불과 2년 반 사이에 2명의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지난 2월 새로운 대표가 취임했다. 짧은 시간에 대표가 잇따라 교체되면서 안팎에서 내부 동요 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나온다.

특히 이명재 전 대표가 실적 면에서 개선을 이뤘음에도 '일신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대표직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보험업계 경력이 짧은 이은호 신임대표의 과제는 '지속성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 24일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이은호 CFO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명재 전 대표이사가 지난해 말 사임한 걸 감안하면 한달여간의 직무대행 체제를 마친 셈이다.

이명재 전 대표의 사임은 여러 말들을 낳았다. 실적 부진을 책임을 지고 사임한 최원진 전 대표를 대신해 롯데손보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명재 전 대표는 실적지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이은호 대표가 보헙업계 이력이 짧다는 점도 실적 개선 여부에 대한 우려를 낳는 부분이다.

<뉴스워커>는 지난 2년 반간 롯데손보 수장을 맡은 대표들이 지나간 발자취와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한 전망을 살펴봤다.


사포펀드에 매각 후 잦아진 대표 교체


롯데손보는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2019JKL파트너스에 매각됐기 때문이다.

JKL파트너스에 매각된 롯데손보의 사령탑에 임명된 건 최원진 전 대표다. 최 전 대표 임기 당시 롯데손보의 실적을 보면 수치상으로는 개선세가 뚜렷했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2019년 영업손실은 709억원, 당기순손실을 511억원이었으나 2020년 기준 영업손실은 310억원, 당기순손실 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상당 부분 개선됐다.

그러나 대규모 구조조정과 아울러 유상증자 등 강도높은 비용 효율화에 집중했던 노력에 비해 실적 개선세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결국 그는 불과 16개월만에 사임하고 그 자리를 이명재 전 대표가 올랐다. 그러나 이명재 전 대표 역시 불과 9개월만에 물러나면서 롯데손보는 또 한번 수장 교체라는 난관을 맞닥뜨렸다.


실적 흑자 전환에도 물러난 이명재


이명재 전 대표의 사임은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최원진 전 대표의 뒤를 이은 이명재 전 대표는 롯데손보의 구원투수가 될 거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실적면에서 이 전 대표는 그 기대감에 응답을 하기도 했다.

이명재 전 대표 취임 후 2021년 롯데손보의 실적은 개선세를 보였다. 보험 손해율 개선과 투자영업이익 증가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연간실적에서 적자를 털어낸 점이 고평가를 받았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누적 영업이익 1339억원, 당기순이익 1233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 매각된 점을 고려하면 매각 후 3년만에 첫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을 만들어낸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말 급작스럽게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롯데손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28일 이은호 전무를 대표이사로 내정, 지난 24일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이은호 대표를 선출했다

당시 이명재 전 대표의 사임을 두고 의아하다는 시선이 존재했지만, 일신상의 이유라는 게 롯데손보의 입장이었다.


이은호 새 대표 등판전문가 꼬리표


이명재 전 대표의 사임 후 현재 롯데손보를 이끌어가는 건 이은호 신임대표이다. 지난 2월 취임하긴 했지만, 이은호 대표는 이명재 전 대표 사임 후인 지난해 말부터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롯데손보를 이끌어왔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이은호 대표가 받는 첫 성적표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반응이 나온다.

이은호 대표는 2019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인수할 당시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인수 이후에는 롯데손보 상무로 합류했다.

이 대표는 금융 전반에 걸쳐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금융 전략기획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를 추천한 임추위 역시 이 대표에 대해 "금융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보험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력은 롯데손보 합류 시점부터라는 점에서 보헙업 분야만 놓고 보면 시각에 따라 비전문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실제로 이은호 대표의 주요경력들은 컨설팅 업무와 연관이 깊다.

이은호 대표는 실적 개선을 통해 보험업 비전문가라는 꼬리표를 떼야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아울러 직전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수장이 교체되면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아야한다는 리러십 과제도 함께 떠안았다.

여기에 실적개선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 등 불안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손보사들이 잇따라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면서 보험료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인하가 필요하지만, 보험료 인하 후 손해율이 늘어날 경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인하 결정은 쉽지 않은 선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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