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내부거래에 차등 배당 없어...오너 일가만 배당 수익 최종 수혜자 되나

-심한 내부거래에 차등 배당 없어...오너 일가만 배당 수익 최종 수혜자 되나...<본문 중에서>

[뉴스워커 진단_에스엘] 1968년 대구에 설립된 에스엘은 1988년 거래소에 상장하며 헤드램프, 샤시 등 자동차 부품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영업이익 과소 및 과대 계상 등 회계 처리 기준 위반에 상장 폐지 심의 절차까지 받았다. 당시 기업 가치가 훼손되는 등 소액 주주의 불만이 터졌다.

그러나 오너 2세인 이충곤 회장은 이사회 참석에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급여 지급액이 되레 높아지기도 했다. 또한, 그간 일감 몰아주기로 지적받은 에스엘 및 에스엘미러텍의 내부거래 의존도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내부거래 비중이 절대 낮지 않은 에스엘은 차등 배당 정책도 시행하지 않아 오너 일가에 지급된 배당 수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 처리 기준 위반에 상장 폐지 심의까지. 이충곤 회장 급여는 더 올라가


<에스엘 영업이익 과소, 과대 계상 (2016-2018)> [단위: 백만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지난 2020년 에스엘에 큰 위기가 닥쳐왔다. 바로 영업이익 과소 및 과대 계상과 이연법인세부채 과대 계상 등으로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따라 검찰로부터 고발당한 것이다. 매출처 단가 인하 압력을 우려해 종속기업의 이익을 조정해 2016년 약 130억 원, 2017년 약 120억 원씩 과소 계상한 바 있다.

2018년에는 재료비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는 이유로 영업이익을 약 112억 원가량 과대 계상했다. 무려 3년 연속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에스엘의 실적은 사실대로 공시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외국납부세액공제 효과를 미반영하며 이연법인세부채를 과대하게 계상한 것 또한 고발 조치의 원인이 됐다.

[단위: 백만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이로 인해 에스엘은 약 178500만 원,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은 각각 17840만 원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을 맞아들여야 했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닐뿐더러 한창 코로나 사태로 힘겨운 상황에 기업의 가치를 깎아 먹고 나아가 주주들의 신뢰마저 잃게 된 상황에 놓였다.

특히 이로 인해 상장 적격성 유지 여부 심의로 인해 기업 심사 위원회가 개최되면서 대략 한 달 반 정도 거래가 정지되며 소액 주주의 피해도 상당했었다. 그만큼 이번 이슈가 에스엘에 있어 상당한 타격감을 줬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위: 백만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다만 아쉬운 대목은 소액 주주 등이 그 피해를 보는 동안 에스엘 이충곤 회장의 급여는 문제없이 고공행진 했다는 점이다. 2018년 급여 178900만 원 및 상여 370만 원으로 약 18억 원의 연봉을 받았던 이 회장은 이듬해 급여를 2251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해 받은 바 있다. 1년 새 총연봉이 약 46200만 원이나 상승한 셈이다.

논란을 겪은 2020, 급여는 24억 원으로 직전 사업연도보다 대략 15000만 원 정도 더 높아졌다. 회사가 술렁이는 동안에도 이 회장의 급여는 더 높아졌다. 아들 이성엽 부회장이 아버지에 이어 경영권을 물려받은 2021, 이 회장의 연봉은 전년 수준과 비슷했으며 새롭게 수장이 된 이 부회장의 연봉은 약 158100만 원 정도였다. 회사는 과징금 철퇴를 맞는 등 리스크에 휘말렸지만 두 부자는 오너 2세에서 3세로의 경영권 이전과 고액 연봉을 수령할 수 있었다.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이충곤 회장은 이미 2018년부터 이사회 참석 횟수를 줄여왔다. 2018년만 해도 이사회 참석률이 100%였지만 201966%34% 포인트나 떨어졌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2020년 이사회 참석률이 불과 21%였다. 2020년과 마찬가지로 약 24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아 간 2021년은 회장직 타이틀을 유지했으나 미등기 임원으로 전환되며 그의 이사회 참석률은 0%였다. 회사가 회계 처리 기준 위반 혐의로 상장 폐지 심사까지 들어갔지만, 오너 경영인은 이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고액 연봉 등을 수령한 점에 관해 부정적으로 바라볼 여지가 상당할 수 있다.


일감 몰아주기 이슈 해결 아직오너리스크로 이어질까 우려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에스엘 관련 기업 중 에스엘미러텍은 이충곤 회장의 차남 이승훈 씨의 아들 이건호 씨가 최대주주인 곳이다. 이건호 씨 지분율은 30%에 달하며 나머지 특수관계자의 지분율 합계액만 68.61%. 다시 말해 이곳은 총 98.61%가 특수관계자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오너 일가의 사기업과 마찬가지다.

[단위: 천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에스엘미러텍은 에스엘 관련 기업 중 내부거래 논란의 중심에 항상 거론되고 있다. 실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매출액 중 특수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상승 중이다. 2017년 내부거래 비중은 9.6%10%에 미치지 못했으나 201813.9%로 오르며 내부거래 문제가 본격적으로 심화했다.

2019년 총매출액 약 2277억 원 중 내부거래만 442억 원으로 나타나 내부거래 비중은 20%를 코앞에 둔 19.4%였으며 202020.1%로 올랐다. 2021년에는 총매출액 약 2567억 원 대비 특수관계기업에 대한 매출이 약 619억 원으로 그 비중만 24.1%가 됐다. 해를 거듭해 에스엘미러텍의 일감 몰아주기 수준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내비치지 않았다.

<에스엘 내부거래 추이 (별도 재무제표, 2017-2021)> [단위: 천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에스엘도 내부거래 비중이 결코 낮다고 할 수는 없다. 2017, 2018년 모두 총매출액의 35% 이상이 종속기업, 관계 및 공동 기업 및 기타 특수관계 기업으로부터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9년 들어 26.1%로 약 10% 포인트 이상 떨어졌지만 2020년과 2021년 매출액의 각각 25%, 25.7% 정도가 특수관계에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매출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수 있다.

[단위: 백만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에스엘미러텍은 지난 5년간 배당을 하지 않아 오너 일가가 직접 받은 배당 수익은 전무하다. 그러나 언제든 배당금을 지급할 시 일감 몰아주기의 최종 혜택이 고스란히 오너 일가에 돌아가게 된다. 반면 에스엘은 매년 배당했다.

상장사인 만큼 소액 주주에 대한 환원 정책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201713.5%, 201852.9%, 201921.7%, 202035.1%, 202123.9%5년간 평균 29.62%의 배당 성향(연결)으로 배당해 왔다. 그러나 이 회사의 지분 구조상 약 60% 정도가 오너 일가 개인의 지분율 합계액이란 점을 고려했을 때 해당 배당 정책의 목적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오너 일가 개인별 에스엘 배당 수익 추이 (2017-2021)> [단위: 백만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에스엘 최대주주인 이성엽 부회장은 넉넉한 배당 정책 덕에 2017년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무려 총 2297600만 원의 배당 수익을 차곡히 받을 수 있었다.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23% 이상을 웃돌기 때문이다. 이충곤 회장은 앞서 다룬 고액 연봉에 이어 배당 수익을 통해서도 든든한 배당 수익을 챙겼다.

이 회장의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배당 수익 총합계액만 130억 원 이상이다. 차남 이승훈 씨 역시 같은 기간 약 108억 원 정도의 배당 수익을 받았다. 이들 세 부자의 5년간의 배당 수익 합계만 468억 원 이상에 이른다. 오너 4세인 이주환, 이동환, 이건호, 이정민 씨도 2019년 이후 주식을 획득하며 쏠쏠한 배당 수익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이주환 씨는 20198억 원, 2020년과 202111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았고 이동환 씨도 2억 원 전후의 배당금을 받았다.

뉴스워커의 진단으로는 회계 처리 기준 위반은 기업 가치에 심각한 훼손으로 기존 주주의 믿음을 잃을뿐더러 미래의 투자자에게도 혼선을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이슈로 판단된다. 상장 폐지 심의까지 들어가 한동안 거래 정지로 큰 피해를 주며 소액 주주의 불안을 샀지만 정작 오너 일가는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 또한, 내부거래로 논란을 빚은 에스엘, 에스엘미러텍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일감 몰아주기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자동차 부품 수요 증가로 실적이 오른 에스엘의 문제는 언제쯤 해결될 수 있을지 계속된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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