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 베네치아. 보복관광으로 오버투어리즘이 심각하다. [사진=픽사베이]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 베네치아. 보복관광으로 오버투어리즘이 심각하다. [사진=픽사베이]

2년 넘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보복관광이 유행하면서 세계 각지의 관광명소가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이다. 이탈리아는 결국 베네치아의 관광 인원을 제한하고 확성기 사용을 금지하는 강수를 뒀다. 우리나라도 서울 북촌의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한때 심각했던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베네치아 시의회는 올해 6월부터 외부 관광객이 주민 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담은 관광 시행령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베네치아를 여행하는 단체의 규모는 25명으로 제한된다. 가이드는 관광객 인솔 및 안내에 필요한 확성기를 앞으로 사용할 수 없다. 

베네치아 시의회가 이런 시행령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시의회는 하루 일정으로 베네치아를 찾는 관광객에 5유로(약 7200원)의 요금까지 부과할 계획이다. 한때 현지인 사이에서도 관광객 감소가 빤하다는 반발이 나왔지만 현재는 하루빨리 시행하라는 목소리가 크다.

세계적 관광지 베네치아는 2022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서 관광객 폭증을 겪었다. 2년 여 집에 틀어박혔던 각국 여행 마니아들이 베네치아를 찾았고 소음과 쓰레기 문제가 심화되면서 현지인들이 고통을 받았다. 60여 년 전 인구 13만 명이던 베네치아의 주민 수는 현재 불과 5만 명 안팎이다.

오버투어리즘의 악영향을 막기 위한 이탈리아 외의 국가들도 분주하다. 지난해부터 여행자가 폭증한 일본이나 동남아 국가들,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은 몰려드는 보복관광 수요에 긴장하고 있다.

2018년 극심한 오버투어리즘 현상으로 관광허용시간제까지 도입된 서울 북촌 [사진=뉴스워커]
2018년 극심한 오버투어리즘 현상으로 관광허용시간제까지 도입된 서울 북촌 [사진=뉴스워커]

전문가들은 K팝과 영화,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커지는 요즘, 관광수요에 대비해 오버투어리즘 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북촌 등 일부 관광지가 심각한 오버투어리즘을 경험한 만큼 대안을 마련하자는 이야기다.

예쁜 한옥이 모인 북촌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관광지로 팬데믹 직전까지 여행자들로 붐볐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 소음이 심했고 주말까지 많은 사람이 몰려 난리가 벌어졌다. 일부 관광객은 대문을 열고 들어가 버젓이 기념사진을 찍어댔다.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로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안내문을 내걸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서울시와 종로구는 외국인 방문을 주중으로 한정하고 개방 시간도 제한했다.  

한 전문가는 “오버투어리즘은 지역 주민의 물적·심적 피해를 초래하고 지역 황폐화를 불러 결국 아름다운 관광지를 죽인다”며 “베네치아와 북촌에서 배운 점을 적극 반영해 주민 생활 안정과 관광 활성화의 균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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