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사실 기업금융의 강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6월 4일 기준, 우리은행은 주채무계열로 지정된 대기업 그룹 38개 중 총 11곳의 주채권은행으로 지정됐다. 우리은행이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기업금융에 있어서 가장 많은 파이를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작고 우량자산인 대기업대출 부문에 선두라는 점은 곧 실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은행으로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본문 중에서]
우리은행은 사실 기업금융의 강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6월 4일 기준, 우리은행은 주채무계열로 지정된 대기업 그룹 38개 중 총 11곳의 주채권은행으로 지정됐다. 우리은행이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기업금융에 있어서 가장 많은 파이를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작고 우량자산인 대기업대출 부문에 선두라는 점은 곧 실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은행으로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금융의 호랑이_우리금융지주 임종룡 회장 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오랫동안 공직에 몸담으며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독보적인 이력을 쌓아왔다. 한때, NH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역임하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기도 해, 자타공인 민관 금융전문가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임 회장이 지난해, 우리금융지주로 거처를 옮겼을 때, 그를 둘러싼 관치금융 논란이 존재했지만, 우리금융지주에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당했다. 논란과 기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취임 2년 차를 맞은 임 회장이 어떤 발자취를 걸어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자타공인 민관 금융전문가


임 회장은 1959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오레곤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1981년 제24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 30년간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3년에는, 2년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맡았고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돼 금융정책을 총괄 지휘한 경력이 있다. 또한 현 정부 출범 초기에 첫 경제부총리 후보에 오른 화려한 이력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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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에 오르자마자 관치금융 논란


202323,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임 위원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했다. 관료 출신인 임 위원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됨에 따라 관치 논란이 불거졌다. 우리금융 노동조합 협의회와 금융노조는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금융이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 합성어)와 올드보이 들의 놀이터로 전락하는 상황이 생길까 매우 우려스럽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에 취임


하지만 임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관치 논란에 굴하지 않으며 농협 금융 회장을 지내면서 올린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금융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라면서 관치 논란보다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뭐가 더 바람직한지 판단했으면 좋겠다.”라는 처지를 밝혔다. 그리고 20233,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하면서 취임사를 통해 “‘신뢰는 금융업이 설립하는 이유이자 본질로 신뢰받는 금융이 돼야 한다라며 시장과 고객의 신뢰를 받기 위해 탄탄한 리스크관리 역량을 갖추고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밝히며 우리금융이 직면한 여러 과제를 해결해나갈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에 산적한 과제들...


연달아 터지는 횡령 사건. 내부통제 강화해야

우리은행에서 다수의 횡령 사고가 연달아 터지며 금융권의 생명과도 같은 신뢰도에 큰 결함이 생겼다. 이는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이에 임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약속했으며 지난해 7, 정기인사에서 지점장급 내부통제 전담 인력 33인을 영업본부에 신규 배치하고 자회사에도 내부통제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하지만 2023, 서울 한 지점에서 3월부터 8월까지 고객 공과금 약 5200만 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고 같은 해 7월에는 전북의 한 지점에서 약 9000만 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서 12월에는, 필리핀 현지법인에서도 20억 원의 자금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2022년에 무려 700억 원대 대규모 횡령 사건을 겪은 바 있다.

증권사 인수 줄줄이 실패. 비은행 부문 강화해야

202311,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다가 인수 가격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결론적으로 인수에 실패했다. 이 외에도 유안타증권과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중형 증권사를 상대로 인수를 타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인수에 실패했다. 임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그리고 올해 신년사에서도 공통으로 증권사 인수에 대해 언급하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116, 우리금융은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M&A 전담부서인 사업포트폴리오부를 구성하는 등, 증권사 인수에 대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 인수 본격 논의하나.

26,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한국포스증권 인수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증권은 2013년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펀드온라인코리아로 설립된 소형 증권사다.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없으며 온라인 증권사 형태로, 비대면 플랫폼인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펀드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1조 원 이상의 자본 규모와 리테일 네트워크를 갖춘 중견 증권사를 물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적당한 매물이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증권사 인수를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포스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금융 강화해야.

우리은행은 사실 기업금융의 강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64일 기준, 우리은행은 주채무계열로 지정된 대기업 그룹 38개 중 총 11곳의 주채권은행으로 지정됐다. 우리은행이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기업금융에 있어서 가장 많은 파이를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작고 우량자산인 대기업대출 부문에 선두라는 점은 곧 실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은행으로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우리은행의 대기업대출 실적은 지난해 연말 기준 368530억 원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부문에 위기 요소가 감지됐다. 바로, 기업금융 성장세 둔화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대기업대출이 연간 1.3% 성장한 데 반해, 경쟁사인 KB국민, 신한, 하나은행은 각각 22.8%, 33.9%, 37.6%씩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위 말해 우리은행이 가진 기업금융 파이를 점점 경쟁사에 내주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20239,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대출자산 중 기업 대출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고, 은행권 기업금융 1위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해야.

202310, 우리금융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글로벌 순이익 비중 2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수익구조를 개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외에도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기반 확보, 철저한 리스크 관리, 그룹 시너지 확대, 디지털·IT 경쟁력 강화, 기업문화 혁신과 사회적 신뢰도 제고 등 다섯 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임 회장의 아쉬운 성적표


26, 우리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 2516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회장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움을 자아내는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주요 계열사인 우리은행 실적 역시 두 자리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우리은행 당기순이익은 251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0% 감소했다. 취임 첫해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임 회장은 실적 위기 돌파를 위해 다양한 수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세대 고객 확보를 위해 총력. 투자 플랫폼 원더링출시


우리금융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실적을 반등시키기 위해 미래세대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312, 우리금융은 MZ세대를 겨냥한 투자 정보 플랫폼 원더링을 출시했으며 이에 대한 다양한 투자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대학생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등의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새로운 미래세대 고객에 대한 확보는 곧 미래 성장기반으로 이어진다라며 “MZ세대와 잘파 세대를 비롯한 젊은 고객에게 더 매력적인 상품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리_뉴스워커
정리_뉴스워커

명성과 실력이 조화를 이뤄 명실상부라 평가받던 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에서 보여준 첫해는 유명무실(有名無實)과도 같은 한 해였다. 명실상부했던 평가와 정반대되는 한 해를 보낸 2023년의 아쉬움이 임 회장 스스로에게도 크게 느껴졌을 거라 생각된다. 취임 2년 차에는 미래세대 고객 확보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된 우리금융에 산적된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며 실적을 반등시키는 매직을 보여줄 수 있을지, 올 한해 그가 보여줄 행보 하나하나에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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