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7일, 박 前 상무는 “기존 대표 보고자(박 회장)와의 공동 보유 관계를 해소한다”고 공시하며 이들의 관계에 변화가 생겼음을 공식화했다. 이어서 그는 2021년 3월,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 등 주요 안건, 배당 안건에 대해 주주의견을 제시했으나 그와 대립했던 박 회장 측의 상정안건이 모두 승인되며 표 대결에서 패배했고 금호석유화학은 정기주총 후...[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402/320866_324095_4930.jpg)
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은 1976년 12월 10일에 설립된, 합성고무 제조업을 영위하는 중견기업이다. 당사에서는 2021년과 2022년에 경영권 분쟁이 발발한 적 있는데, 박철완 前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켜 소위 ‘조카의 난’이라 불렸다. 박 前 상무는 잠잠했던 작년의 침묵을 깨고 올해 또다시 본격 행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금호석유화학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앞으로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 등에 대해 알아본다.
-위기의 금호석유, 부진한 실적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실적이 두드러지게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2021년에 IFRS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조 4068억 원을 기록하며 고점을 찍었지만, 다음해인 2022년 영업이익은 1조 1477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2023년 영업이익 역시 전년대비 66% 감소한 390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IFRS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역시 2021년 1조 9655억 원에서 2022년에는 1조 257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작년인 2023년에는 전년대비 59.3% 감소한 4177억 원을 기록해 좀처럼 부진한 실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세 번째 ‘조카의 난’ 조짐
2월 15일, 박 前 상무는 공시를 통해 차파트너스와 공동보유자로서 특별관계가 형성됐음을 알렸다. 2021년, 2022년에 연달아 박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박 前 상무가 또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차파트너스에 권리를 위임했다고 알렸는데 차파트너스는 KCGI, 얼라인파트너스와 함께 손꼽히는 국내파 행동주의펀드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다음 달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박 前 상무 측이 제안한 안건을 다룰 전망이다. 박 前 상무는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의 건, 자사주 소각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前 상무는 누구?
박 前 상무는 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막내아들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는 삼촌, 조카 사이다. 박 前 상무와 삼촌 박 회장과의 관계성립은 과거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삼구 前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 회장은 일명 ‘형제의 난’을 벌인 바 있다. 이 때 당시 아시아나항공 차장이었던 박 前 상무는 박 회장 편에 섰다. 이후 아시아나그룹이 채무상환 문제와 경영권 등을 둘러싸고 박삼구 前 회장과 박 前 상무 간 갈등이 일자 박 회장 측이 박 前 상무에게 손을 내민 것으로 전해진다.

①삼촌과의 관계 와해
2021년 1월 27일, 박 前 상무는 “기존 대표 보고자(박 회장)와의 공동 보유 관계를 해소한다”고 공시하며 이들의 관계에 변화가 생겼음을 공식화했다. 이어서 그는 2021년 3월,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 등 주요 안건, 배당 안건에 대해 주주의견을 제시했으나 그와 대립했던 박 회장 측의 상정안건이 모두 승인되며 표 대결에서 패배했고 금호석유화학은 정기주총 후 박 前 상무를 해임하기에 이른다.
②두 번째 경영권 분쟁
지난 2022년 2월 9일, 박 前 상무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또다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 2021년 12월, 금호석유화학그룹의 금호피앤비화학과 OCI그룹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SB’는 315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상호 교환했는데 이에 대해 박 前 상무가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그는 “OCI가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의 자기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고, 소송 역시 1심에서 각하 판결을 받으며 두 번째 분쟁 역시 박 前 상무의 패배로 돌아갔다.
-박 前 상무 측 주주제안의 배경
세 번째 경영권 분쟁 조짐에 대해 박 前 상무의 공식 입장은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이다. 박 前 상무의 입장문을 살펴보면 “금호석유화학의 미소각 자사주가 전체 주식의 18%에 달하고 이들 자사주가 소액주주 권익을 침해하며 부당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독립성이 결여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사회 구성으로 금호석유화학이 저평가됐다는 문제점을 차파트너스와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주주로서 차파트너스가 금호석유화학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 소액주주를 포함한 전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두 차례 경영권 분쟁 행보 때문일까. 박 前 상무 측의 표면적인 입장과는 다르게 이들이 자사주 소각을 통해 현 경영진에 대한 경영권 방어 기능을 약화시키고 감시 기능이 있는 감사위원 선임을 해 또다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적이다.
-차파트너스, 일반적인 주주행동.. 경영권 분쟁 아냐
이에 대해 차파트너스 측 역시 입장을 밝혔다. 최근 경제지 인터뷰에 따르면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에 자사주 소각과 독립적인 감사위원 1명 선임을 제안했다”며 “재작년부터 3개 기업을 대상으로 독립 감사위원 선임 요구해 관철한 노하우를 가진 차파트너스는 이번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사주 소각 요구를 포함한 이번 주주제안은 일반적인 주주행동일 뿐 경영권 분쟁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이 아니면 자금회수 전략?
박 前 상무와 차파트너스 측이 공식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자 일각에서는 박 前 상무 측이 경영권 분쟁이 목표가 아닌, 다른 속내를 가지고 주주행동에 나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사실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경영권을 가져오거나 혹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과정에서의 핵심은 지분확보에 있다. 하지만 박 前 상무의 행보를 살펴보면 지분율 확보에 그다지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진 않고 있다. 또한 경영권 확보를 위해 현 경영진의 경영무능을 증명할 부진한 실적 등에 대한 비판이나 이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하지 않는 점 역시 일반적인 경영권 분쟁의 모습과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이에 업계에서는 박 前 상무 측이 사실상 지분을 매도해 자금을 회수하는 엑시트 전략을 쓰기 위해 경영권 분쟁을 일종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금호석유화학 지분구조
금호석유화학의 최대주주는 박철완 외 14인으로 공시되어 있으며 이들의 지분은 26.75%다. 이 외 국민연금공단이 9.2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타주주는 차파트너스 외 30인으로 0.07%의 지분을 공시했으며, 유동주식 비율은 54.84%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분쟁의 중심인 박 前 상무가 보유한 지분은 9.10%로 개인주주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뒤이어 박준경 사장이 7.65%의 지분을, 박찬구 회장이 7.1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박 前 상무 측 우호지분은 차파트너스(0.03%)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친 총 10.8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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