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 "G20 기아·빈곤 극복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아프리카 식량 위기에 1000만 달러 지원 약속
![격론의 영향으로 오전에 시작한 제1세션은 예정된 시간을 두 시간 넘긴 오후에야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정상과 별도 양자 회담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세션 회의가 예정보다 길어지며...[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411/356742_370471_576.jpg)
윤 대통령, 러시아-북한 군사협력 즉각 중단 촉구 앞장서...다른 정상들도 가세해 러시아 전쟁범죄 규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제19차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표단을 면전에 두고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이날 윤 대통령의 비판 발언 순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신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발언 직후라 더욱 이목을 끌었다.
제1세션 회의의 10번째 연사로 나선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면서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모을 것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끝나자 다른 정상들도 가세해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규탄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러시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뒤이어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 식량 안보 위협을 가져온다고 지적했으며,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참전해 국제 평화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우려했다. 또한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에 가담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며 "러시아의 무자비한 우크라이나 침공은 역사상 가장 기록적인 식량 위기로 이어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해당 세션에서 러북 문제와 관련해 발언하지 않았다.
한편 라브로프 러시아 장관은 자신의 발언 때 전쟁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개발도상국이나 기후변화 등의 주제만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윤 대통령 바로 앞에 발언한 러시아 외교장관은 전쟁 얘기는 쏙 빼고 세상 한가하고 편안한 얘기를 많이 했다"며 "그것(전쟁)을 일부러 피해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 측이 핵심 현안을 피했고, 이에 윤 대통령이 앞장서서 러북 협력에 대해서 비판하고 다른 정상들도 일제히 나서면서 공조 압박한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이어 고위 관계자는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며 많은 정상이 북한과 러시아를 직설적으로 거론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격론의 영향으로 오전에 시작한 제1세션은 예정된 시간을 두 시간 넘긴 오후에야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정상과 별도 양자 회담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세션 회의가 예정보다 길어지며 이날 양자 회담은 취소됐다. 다만 저녁에 열리는 행사 등에서 간략히 논의하는 약식회담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10월 18일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지원을 위한 파병을 결정하여 1천500여명에 달하는 북한군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전체 파병 규모는 연말까지 1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지난 25일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북한군을 러시아에 파병했다는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다. 한편 파병된 북한군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처음으로 전투에 투입됐으나 상당수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일(현지시간) 익명을 요청한 우크라이나와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처음으로 충돌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는 이날 북한군이 러시아의 810 해군 독립 보병여단과 함께 싸웠다고 설명했다. 교전 발생 시기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려진 바가 없으나 상당수의 북한군이 전사하면서 북한군은 이번 교전으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관리는 북한군이 공격부대와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탈환한 영토를 방어하는 지원 부대로 분류되어 있으며 조만간 나머지 북한 병력들이 전투에 투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윤 대통령, '글로벌 기아 빈곤퇴치 연합 출범식' 참석..."한국이 개도국과 선진국 잇는 '번영의 가교' 역할 할 것"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에서 "대한민국은 앞으로 G20의 기아와 빈곤 극복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히며 아프리카의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안에 1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세션1 '글로벌 기아 빈곤퇴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개도국의 기아와 빈곤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G20의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은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의 창설 회원국으로서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이어 1000만 달러 규모의 신규 인도적 지원을 올해 안에 실시하겠다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식량원조 규모도 지난해 5만 톤에서 올해 10만 톤으로 2배 확대하고 내년에는 15만 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신흥경제국들과 상생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며, 한국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잇는 '번영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그동안 진행했던 한-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2023년 5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2024년 6월), 한-아세안 관계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2024년 10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정상회의 최초 개최(2025년) 등의 외교적 성과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기아와 빈곤의 근본 해결책은 결국 개도국의 '경제성장'이라며, G20은 개도국들의 성장 동력 창출을 지원하는 데 힘을 모으고 개도국들은 노동, 교육개혁과 같은 구조개혁과 효율적 재정 활용을 위한 재정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개발을 위한 투자원활화(IFD) 협정'의 필요성을 부각했는데, 이는 한국이 올해 초 칠레와 공동으로 타결을 주도한 협정으로서 개도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투자 촉진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내용에는 투자 관련 법률·절차 등 주요 정보 공개와 투자 승인 절차 간소화·신속화 의무, 개도국 역량 강화 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현재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편입을 논의 중이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올해 12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제개발협회(IDA) 제21차 재원 보충 최종회의에서 한국의 기여분을 지난 2021년과 비교하여 45% 늘어난 8천456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IDA는 세계은행(WB) 산하 기구인데 저소득국을 대상으로 장기·저리의 대출 무상원조를 제공하고 통상 3년마다 재원을 보충한다. WB는 "저소득국이 글로벌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이 기여 확대 결정을 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12월 최종회의를 통해 개발금융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이 '핵심 선수'로서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