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CO홀딩스에 소속되어 있는 환영철강공업은 철근 및 압연제품 제조업으로 1977년 설립되어 1989년 12월 상장된 이력이 있다. 그러나 2001년 2년 이상 전액 자본잠식으로 인해 상장폐지 됐다. 창립자 고 장경호 명예회장이 동국제강을 설립한 이후 2세 고 장상동 회장이 2015년까지 그룹의 리더로 역할을 수행했고 현재 3세 경영체제로 완전히 전환된 상태다.

차남 장세홍 회장이 그룹을 넘겨 받았으며 현재는 KISCO홀딩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확립된 상태다. 차남 장세홍 회장 이외 오너일가인 장남 장세현 씨는 환영철강공업의 부사장 직과 한국특수형강 대표이사 직을 겸임하고 있으며 3남 장세일 씨는 영흥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리고 장녀 장인희 씨와 차녀 장인영 씨는 대유코아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3세 경영 체제로 안정적으로 경영체제를 확립한 한국철강그룹에는 오너리스크로 작용할 여지가 전혀 없는지 뉴스워커에서 짚어봤다.


얽히고설킨 내부거래로 이득 챙긴 뒤 배당수익으로 오너일가 주머니 속으로


한국철강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경영권 승계를 받은 장세홍 회장이 34.97% 지분율을 소유한 키스코홀딩스 아래 한국철강, 환영철강공업, 대흥산업이 종속되어 있다. 또 관계기업으로 오너일가인 장인희, 장인영씨, 그리고 모친 심근순 씨가 100% 소유한 대유코아가 있으며 장세일 회장이 이끄는 영흥을 12.5% 소유하고 있는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룹 내에서 한국철강과 환영철강공업이 가장 큰 비중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안정적으로 3세 경영체제로 전환하기 전 고 장상돈 회장이 그룹 내 계열분리를 통해 잡음이 없도록 기반을 마련했고 이로써 현재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과정에서도 별탈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뒤로 얽히고설킨 내부거래 등으로 실적을 낸 다음 배당수익을 통해 고스란히 오너일가에게 이익이 전달되고 있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철강그룹 내 주요 계열사 및 관계기업의 내부거래 비중 추이를 나타낸 표다. 키스코홀딩스 기준 종속기업인 환영철강공업과 한국철강은 2016년과 2017년 내부거래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더니 2018년부터 다시금 비중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금액에 대한 최근 3년치 추이를 보더라도 내부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 환영철강공업은 2017년 257억원 정도가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지만 매년 증가하더니 2019년 554억원까지 치솟았다. 한국철강 역시 2017년 202억원에서 시작하여 2019년에는 324억원으로 내부거래 금액이 늘어났다. 문제는 지분 관계가 일절 없지만 오너일가의 개인회사인 대유코아와 영흥철강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유코아의 경우 고 장상돈 회장의 장녀 장인희 대표와 차녀 장인영 씨, 그리고 모친 신금순 씨가 각각 46.22%, 37.11%, 16.67%씩 보유하고 있는 가족회사나 다름 없는 곳이다. 그런 대유코아는 지분관계 일절 없는 한국철강, 환영철강공업, 한국특수형강 등으로부터 총 매출의 30% 수준의 실적을 거둬들였다.

심지어 대유코아는 2019년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27.4%, 60.1% 줄었지만 배당은 그대로 주당 750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따라 2018년, 2019년 장인희 대표는 1억원, 장인영씨와 신금순씨는 각각 8600만원, 3863만원의 배당수익을 받게 됐다. 내부거래로 낸 실적은 늘어났는데 수익성은 퇴보했지만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지분구조 상 배당을 통해 오너일가의 주머니를 챙기는 일종의 사익편취 정황 의혹이 드는 부분이다.

대유코아가 12.48%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영흥철강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400억원대로 내부거래를 하고 있는 영흥철강은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던 2016년과 2017년에도 주당 1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덕분에 3남 장세일 회장이 1억5000만원 가량의 배당을 받게 되었다. 2019년 이익이 개선되자 마자 주당 30원으로 배당금을 높였고 장 회장은 배당수익으로 전년대비 3억원이나 더 받게 되어 총 4억4112만원을 챙길 수 있었다.

또 대유코아에게도 2018년 1억원, 2019년 3억2147만원의 배당수익이 돌아가 오너일가의 주머니가 두둑해 졌을 뿐만 아니라 오너일가 가족회사로 다시 부의 이전이 일어나게 됐다. 환영철강공업이나 한국철강도 지난해 각각 주당 1350원, 200원의 배당을 지급했고 최대주주인 키스코홀딩스에게 이익이 배분되었고 키스코홀딩스는 또 다시 주당 280원의 배당을 실시해 결국 장세홍 회장을 비롯해 오너일가에게 부가 돌아가게 되었다.

키스코홀딩스의 총 지분 중 45.45%를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으며 총 23억5113만원의 배당수익이 오너일가로 돌아갔다. 장세홍 회장이 18억원, 장세현 환영철강공업 부사장이 1억2525만원, 장세일 한국철강 회장이 1억2199만원, 장인희 대유코아 대표가 1억4084만원, 장인영씨와 심근순씨가 각각 1억4667만원, 712만원을 배당수익을 받게 됐다. 얽히고설킨 내부거래가 결국 오너3세에게 부를 이전시키는 결과가 된 셈이다.


3남 모두 미등기임원으로 경영활동 참여, 그 의미는?


특이한 것은 오너일가 3남 모두가 키스코홀딩스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및 관계기업에서 ‘미등기임원’으로 경영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미등기임원은 등기임원과 달리 경영상 의사결정 등에 따른 법적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만 대신 이사회 의결권 행사 권한은 없다. 일감몰아주기 등의 문제 등 법적인 문제로부터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기업들의 오너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경영 활동에 참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래서 책임경영에 대한 논란의 대상이 되는 가운데 한국철강그룹의 오너일가의 3남 모두가 미등기임원으로 등재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한국철강그룹의 오너들이 경영활동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 언론 등을 통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바는 없지만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등기 및 미등기임원의 1인당 평균보수액을 살펴보면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의 보수가 지급된 바를 확인할 수 있다.

장세홍 사장은 2018년 키스코홀딩스의 등기임원으로 1억9400만원, 한국철강 미등기임원으로 2억5800만원, 총 4억5200만원을 연봉으로 챙겼다. 이듬해 2019년 이보다 더 높은 금액인 총 4억7600만원을 보수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배당수익까지 합치면 족히 5억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장세현 부사장 역시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는 환영철강공업과 등기임원으로 활동하는 한국특수형강으로부터 받은 총 보수액을 살펴보면 2018년 4억4900만원, 2019년 5억6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장세홍 사장과 장세현 부사장의 보수에서 다소 흥미로운 점은 미등기임원으로서 받는 보수가 등기임원의 보수 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한때 족별 경영에 대한 논란에 휩싸인 이력이 있는 한국철강그룹이 전문경영인을 내세워 경영되는 만큼 이들 오너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룹내 계열사가 비교적 높은 수준의 내부거래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법적인 피해를 최대한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미등기임원으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의혹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3세 경영체제의 시동을 켠 한국철강그룹, 더 발전하여 입지를 굳건히 다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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