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삼성의 석탄 산업 투자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주요 외신들은 삼성 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지난 10년 동안 16조원 이상을 석탄 산업에 투자했으며, 삼성물산 또한 현재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베트남의 새로운 석탄 화력 발전소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상반되는 삼성의 석탄 산업 투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 관계없이 단기간 돈 벌기 위해 투자 감행”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은 6일(현지시각) 삼성이 석탄 산업 투자로 투자자들과 환경단체로부터 큰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지난 10년 동안 140억달러(약 16조2,610억 원)를 화석연료 프로젝트와 투자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투자자와 환경단체로부터 비난을 받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rea Sustainability Investing Forum)과 국내 여당의원이 외신에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2009년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 채권, 보험 인수 등을 통해 석탄산업에 약 16조원 이상의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신은 대기업의 이러한 석탄 산업 연계 범위로 인해, 그룹의 중심인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 및 외국연금기금으로 하여금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관측했다.

이러한 삼성의 투자에 노르웨이 최대 연금 기금인 KLP, 네덜란드 연금 투자자 APG 자산관리, 덴마크의 MP연금 등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들 외국연금기금은 총 7천억달러(약 813조 500억원) 이상의 퇴직 기금을 관리하고 있다.

외신은 최근 들어 투자자들이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문제들을 주의깊게 보고 있으며, 그들 중 많은 투자자가 화석연료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의 또 다른 계열사인 삼성물산도 현재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베트남의 새로운 석탄 화력 발전소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은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두 기업은 한국 최대의 보험사”라며 “삼성 등 한국 금융기관이 석탄발전 프로젝트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사실이 실망을 안기고 있다”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어 “삼성 등 석탄산업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공중보건 위협과 지구온난화에 관계없이 단기간 돈을 벌기 위해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삼성이 기후 변화 관련 약속을 공개적으로 공표하고, 비즈니스 관행을 이와 일치시키기를 원하고 있다” 지적했다.


정부 ‘그린 뉴딜’ 정책과도 상반되는 삼성의 석탄 투자


삼성의 석탄 산업에 대한 투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그린 뉴딜’ 경제 정책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신은 많은 비평가들이 삼성의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지원이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정부 대응에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경제 정책인 문 대통령의 ‘그린 뉴딜’(Green New Deal) 방향과도 상반되고 있다고 관측했다.

또한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이전에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적인 직접 자금 조달이나 기존의 투자 재융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의 석탄 산업 16조원 투자 지적이 과장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의 재무관리 활동의 일환으로 사고파는 회사채는 화석연료에 대한 직접 투자로 간주되지 않으며, 한국 자본 시장 규모가 작기때문에 분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외신은 삼성의 소유구조가 그룹계열사 등 교차 지분으로 복잡하지만, 궁극적인 통제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있다고 관측했다.

외신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 및 컴퓨터 칩 생산 업체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밝힌바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미국, 유럽, 중국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만 사용한다는 목표를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의 가장 큰 공장이 있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사용하는 재생 에너지 비율은 기업이 공개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함께,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어, 석탄 발전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은 더욱 빠르게 감소할 전망이다.

외신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의 석탄 금융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며 “삼성의 석탄 자금 지원은 기업의 명성을 훼손하고 투자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이어 “한국 최대 은행 중 하나인 KB금융그룹은 지난달 채권 매입을 포함한 석탄프로젝트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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