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편의점·PC방 알바하는 청년층…1400억원 체불임금에 `허덕`...“근로감독 실질적 강화 필요” 지적...제도 부실해 두 번 운다
[고용] 편의점·PC방 알바하는 청년층…1400억원 체불임금에 `허덕`...“근로감독 실질적 강화 필요” 지적...제도 부실해 두 번 운다
  • 이필우,신지영 기자
  • 승인 2017.02.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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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노조 소속 회원들이 지난 12월 2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고용노동부는 체불임금 해결하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워커] 지난해 청년층 근로자의 체불임금 신고액이 14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조3238억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경기침체로 일자리는 계속 줄어드는 와중에 임금 체불까지 늘어나면서 청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각지대에 놓인 영세 사업장의 근로감독을 강화함과 동시에 정부와 지방고용노동지청이 임금체불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보라 새누리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15~29세) 근로자 6만6996명이 신고한 체불임금 규모는 총 1406억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전체 근로자의 지난해 체불임금 신고액도 1조428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보였다.  

체불임금 신고자 중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신고 근로자 32만5430명 중 20.6%를 차지했으며, 신고된 사업장의 경우 편의점과 PC방 등 5인 미만 사업장이 10만3400건으로 전체의 47.5%를 차지했다. 

근로감독을 통해 적발된 체불임금액이 지난해 급증한 이유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해엔 특히 사회적으로 문제시된 대형업체의 체불임금 적발이 이전보다 많았기 때문에 (적발) 금액이 크게 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보라 의원은 "체불임금 방지를 위해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과 영세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홍보·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제 임금체불액은 근로감독을 통한 적발금액에 체불임금신고액을 더한 뒤, 적발·신고되지 않은 액수를 합산해야 할 것”이라며 “근로감독을 통한 적발금액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고용부가 몇 해 전부터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을 공개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등 근로감독 강화를 외쳤지만, 적발 체불액 현황을 보면 실효성을 의심케 한다”며 “조선업을 비롯한 구조조정 중단, 원청의 횡포근절, 노동자에게 책임 전가 엄벌을 비롯한 근로감독의 실질적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병원 의원은 최근 상습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고 처벌 수준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임금체불사업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 체불임금 신고 근로자 수, 금액 현황 (자료=신보라 의원)

◆ 체불임금 소송지원 8만 9천여건...전년대비 20% 증가

한국사회의 임금체불 문제가 심각하다. 임금체불도 문제지만 사업자가 임금체불에 대해 버티기로 나서면서 법적타툼이 늘어나고 있다. 

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공단 전체의 체불임금사건 평균 실적은 사건 수 약 7만 6천 건, 구조 인원 약 13만 명이며, 2016년 한 해 동안 공단의 소송지원 건수가 8만9천여 건으로 2015년도 7만3천여 건보다 22% 증가하였다.

밀린 임금을 받는 게 쉽지 않아 근로자들이 장기간 생계곤란에 시달리는 점도 문제다. 법률구조공단 최철호 변호사는 "민사소송에 통상 6개월 정도 걸린다. 승소하더라도 강제집행을 통해 실제 밀린 임금을 받아내려면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임금을 못 받은 근로자를 돕는 제도에도 '구멍'이 있다. 

밀린 임금 일부를 우선 받을 수 있는 체당금은 기업이 도산했을 때만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체불기업의 80%는 임금을 체불한 상태에서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체불 근로자 1인당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는 생계비 대출은 금리가 3%대라 "빌려 쓰기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체불임금으로 고통 받고 있는 체불임금피해근로자들은 체불임금 승소판결 등을 받더라도 밀린 체불임금을 실제로 받기 위해서는 강제집행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적 도움이 절실하다.

법률구조공단이 2005년 7월 고용노동부와 체불임금피해근로자 무료법률구조 사업을 실시한 이후 2016년까지 약 140만 명의 체불임금피해근로자에게 무료법률지원서비스를 제공하였으며, 누적 사건 수는 67만 8천 건, 누적 구조금액은 약 8조 9천억 원에 달한다.

사건접수 단계는 물론 본안소송 진행 중에도 사업주의 강제집행 대상 재산을 탐색,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철저히 하고 보전처분이 이루어진 사건에 대하여는 승소 후 신속한 본집행 절차 착수는 물론, 상대방의 무자력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사건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재산명시 및 재산조회신청을 하는 등 강제집행절차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상대방의 재산이 파악되지 않아 집행 종결된 사건의 경우에도 매 2년마다 소멸시효 완성 시까지 미수령 채권을 확인하여 재산명시 및 재산조회 재신청 또는 채무불이행자명부등재신청을 하는 등 지속적 관리를 하고 있다.

▲ 자료= 법률구조공단

◆ 검찰, 상습체불 악덕사업주 구속수사 한다

검찰이 상습적이고 악의적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업주에 대해 구속수사를 벌이는 등 엄정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정점식 검사장)는 임금을 체불해도 벌금액이 지급해야 할 임금보다 적은 점을 악용해 상습적으로 체불하거나 임금을 줄 형편이 됨에도 고의로 재산을 숨긴 사업주 등을 구속수사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체불임금 규모가 사상 최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생활 보호를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선업 구조조정 사태 등의 여파로 지난해 체불임금 규모는 역대 최대인 1조4286억원에 달했다. 

10년 전 2006년 체불임금액인 9561억여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4700억여원이나 증가한 셈이다. 2015년 체불임금은 1억2993억여원으로 집계됐다. 

▲ 연도별 임금체불 발생현황(자료 : 고용노동부)

검찰 관계자는 "1억원 이상의 상습·악의적인 임금체불이나 체불 금액이 많지 않더라도 재산을 숨기는 등 체불 경위가 불량한 경우 등에 대해 구속수사를 확대하는 등 더욱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엄정 대응 방침과 함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지도록 형사조정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재판에 넘기는 경우에도 재판 중에 근로자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넓히기 위해 사업주를 법정에 출석시키는 정식재판으로 넘기는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아르바이트 근로자 등 사회적 약자가 체불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구조공단 등의 도움을 통해 민사상 구제 방안과 형사배상명령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지난해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으로 형사조정을 의뢰한 건수는 7733건이다. 이 중 6092건을 처리해 2653건에서 조정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검찰은 사업주가 도주해 기소중지된 임금체불 사건에 대해 일제 점검을 실시, 사업주 소재를 철저히 추적·파악해 근로자의 권리구제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사업주가 도주하거나 잠적해 기소중지된 임금체불 사건이 전체 임금체불 사건 중 24.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체불근로자 구조 지원 활성화 시급

임금체불 피해노동자를 위한 무료법률구조지원 사업 활성화를 위해 송무인력(변호사)을 더 확보하고 원스톱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를 위한 무료법률구조지원사업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현장에서 발생한 체불임금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1조4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최근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조선업, 해운업 등의 업종에서 급속한 경기악화가 두드러지고 있어 임금체불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기준 임금체불액은 1조 3039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임금체불액이 가장 많았던 2009년(1조3438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7% 늘어난 규모로, 피해근로자만 29만 4000명에 달한다.

임금체불 규모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정부가 2005년부터 임금체불 피해노동자를 돕기 위해 고용노동부 기금 출연으로 만든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한 무료법률구조지원 사업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05~2015년 공단이 맡은 임금체불 사건은 58만8333건, 구조금액은 7조9696억원, 구조인원은 125만명이었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된 소액체당금제도에 따라 300만원 이하 체불임금에 대해서는 국가가 피해를 보전함에 따라 사건이 늘어나는 추세다.

임금체불은 정부가 피해근로자를 위한 무료법률구조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임금체불은 국민의 근로소득을 저하시킬뿐더러 근로자의 건전한 근로의욕을 상실하게하며 사회 전체적으로는 가계경제를 멍들게한다. 최근에도 이랜드파크는 근무시간을 15분 단위로 기록해 임금을 줄이는 ‘꺾기’와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조퇴처리’를 하는 등 근로기준법을 어기면서 아르바이트생 수만명에게 총 84억원의 임금을 지불하지 않아 사회적 공분을 산 바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 유재원 법제사법팀 입법조사관은 “법률상담 외에도 소송 시 송무업무가 중요한데 공단 전국 132개 사무소 중 변호사가 배치된 곳은 48곳에 그친다”며 “체불노동자가 노동청에 진정·소송·고발 등 사건을 접수하고 체불사건으로 확인된 뒤에야 공단에 무료법률구조 신청을 하는 구조라서 공단 자체적으로 적극적 법률지원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상담인력 외에도 송무업무가 가능한 변호사를 확보하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부-법률구조공단-근로복지공단간 업무협력 및 연계를 통해 노동청조사단계나 그 이전부터 법률상담을 지원해 노동청에서 임금체불 사건에 대한 정확하고 상세한 조사를 받아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특히 “체불노동자는 노동청조사를 마친 뒤에도 공단이나 근로복지공단 등 2단계, 3단계 절차를 일일이 접수해야 한다”며 “이런 수고를 하지않도록 원스톱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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