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의 동서남북] ‘블랙리스트 vs 화이트리스트’, 진상 밝혀 관련자들 단죄해야
[김영욱의 동서남북] ‘블랙리스트 vs 화이트리스트’, 진상 밝혀 관련자들 단죄해야
  • 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 승인 2017.09.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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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컬럼니스트]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가 작금 뉴스 판을 달구고 있다.  ‘블랙리스트’(black list)는 일반적으로 ‘요주의 인물명부’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실무노동용어사전(2014년판)에 따르면, 미국에서 노동관계의 은어로 사용되어 왔다.

미국의 노동조합은 미조직사업소를 조직할 때 조합의 전임 조직책을 파견한다. 조직책은 대상사업소에 취직하여 내부에서 조직하거나, 대상사업소 종업원과의 접촉을 통하여 외부로부터 조직화하는 방법으로 조합을 조직한다.

이와 같은 노동조합의 조직 활동에 대항하여 사용자는 조합 조직책의 인물명부 작성을 흥신소 등에 의뢰하고 그 명부를 이용하여 조직화에 대응하였는데, 이 인물명부가 블랙리스트이다.

 

한편 노동조합도 조합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두드러진 기업을 밝혀내 요주의 기업의 명부를 작성하였는데 이 같은 기업명부도 블랙리스트라고 한다.

이명박 정부가 블랙리스트의 원조라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보수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문화인들을 좌익으로 몰아, 지원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 문화계 활동을 제한시킨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은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정부 비판 성향 문화·예술인을 대거 퇴출시켰다.

당시 국정원은 이명박 정권 시절뿐만이 아니라 이전 정권에서 진보정당 지지를 선언한 이력까지 뒤져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배우 김부선 씨가 20일 오전 개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글을 올렸다.

김씨는 “블랙리스트 1호 배우 김부선 입니다” 라는 문장으로 글을 시작하여 자신이 지난 9년 동안 시위에 적극 참여해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배우 문성근 씨와 김민선 씨(현 김규리 씨)도 언급했다. “문성근 선배, 김부선을 김민선으로 착각하신 건 아닌지요?” 라며 블랙리스트 파문이 일어난 이후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 것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최순실 박근혜 국정농단 시위에도 딸과 함께 수십 번 갔었고요”라며 “안철수 지지한 대가로 방송출연 또 금지 시킨 건 아닌지요?” 라고 의문도 표출했다.

김 씨는 “무섭습니다. 권력이라는 괴물이”라고 글을 마무리한 이후 ‘블랙리스트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성 잃은 문빠님들 너무 잔인하군요’라는 글을 달았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그건 아닌 듯” “명확한 근거와 정제되고 절제된 언어사용을 충고 드립니다.” “정식으로 수사의뢰 하세요.” “김부선 님은 항상 가식없이 솔직하셔서 어려움 당하시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은 ‘블랙리스트’와 함께 ‘화이트리스트’도 작성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SBS는 20일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운용하고 이들의 활동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반대로 친정부 성향의 연예인들을 지원하는 일명 ‘화이트 리스트’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0년 국정원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국정원이 친정부 성향의 연예인들을 지명해 이들을 육성하고 별도로 지원까지 해주는 방안을 기획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배우 L씨와 C씨 등 우파 연예인을 양성해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보고서에는 개그맨 S씨와 C씨 등을 거론하면서 이들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좌파 연예인들의 대항마로서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기재돼 있다.

아울러 정부나 공공기관의 공익 광고 모델로도 ‘건전 성향’ 연예인들을 우선 섭외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작성과 운영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창작의 자유를 훼손하는 심각한 범죄이다. 이런 범죄를 국가기관이 앞장서서 했다니, 분통이 터진다.

문화예술인이 특정한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는 이유로 드라마나 영화 출연을 정지하고 국가지원 사업을 배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헌법을 유린하며 국민을 길들이겠다는 무서운 범죄다.

정부와 사법부는 이명박 정부에서 자행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의 진상을 명백히 밝혀내고 관련자들을 단호히 단죄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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