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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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한동안 밝히지 않았던 중국이 반년 만에 유엔에 공급량을 공식 보고했다. 중국은 지난 3월 북한에 약 4900배럴의 정제유를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14일 중국이 지난 3월 북한에 정제유 약 4893배럴(약 587.4t)을 공급했다고 밝혔다고 밝혔다.

중국이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공식 보고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반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공급량은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이 이번에 밝힌 대북 정제유 공급량은, 북한이 연간 수입할 수 있는 정제유 총량 50만 배럴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앞서 지난 2017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는 1년에 북한이 반입할 수 있는 정제유를 총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유엔 회원국들에게 매달 북한으로 제공한 정제유 양을 보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북한은 선박 간 해상 환적 등을 통한 밀거래로 이와 같은 제재를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中, 안보리와 협력 의사?…유엔 요구대로 ‘배럴’ 단위로 표기하기도


중국이 정제유 공급량을 밝힌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이 안보리와 협력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특히 중국은 그동안 톤(t) 단위로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보고했는데, 이번에는 유엔의 요구대로 ‘배럴’ 단위로 표기해 주목된다.

그동안 유엔은 중국과 러시아가 톤 단위로 정제유 공급을 보고해 대북 반입량이 얼마나 되는지 규모 파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으로 “중국으로서는 유엔 안보리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보여주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리 편집장은 “중국은 미국과의 긴장을 완화하고자 한다. 그런 모습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 손짓에 아직 반응없는 北…한미정상회담 이후 반응 보일지 주목


한편 북한은 최근 미국의 잇단 ‘손짓’에도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의 대북정책 발표가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해당 발표를 본 후 북한의 관련 반응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특히 이와 함께 북한이 공식 반응을 내놓게 되는 시점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일각에선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21일 개최 예정인 한미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이 한미 두 정상의 만남 이전에 모종의 반응을 보일지, 정상회담 이후에 반응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한미 두 정상이 회담을 통해 최대 현안 중 하나로 꼽히는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심도깊게 논의할 것으로 보이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만약 북한이 회담 전 일종의 반응을 보인다면 이는 한미 압박과 더불어 추후 대화 테이블을 염두에 둔 외교 연장전 의도로 해석된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 발표 이후에 반응을 보일 경우에는 두 정상의 논의 내용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결과 발표 이후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다면, 북한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내부적 문제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실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무위원장)은 미국의 대북정책 수립 이슈나 남북간 대북전단 문제와 관련해서도 별다른 반응 없이 내치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총비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새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전하기 위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다는 것을 알린 당시에도 리설주 여사와 공연을 관람하는 등 내치에 집중했다.

최근들어 김 총비서는 대외 상황과는 무관한 행보를 보이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3월 담화를 통해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발하고, 북한 국방과학원이 신형전술유도탄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북한은 대외 상황과는 무관하게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김 총비서의 내치 활동을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내치와 외치를 구분하고, 김정은 총비서가 내치에 집중하는 내부결속 다지기에 몰두하는 모양새가 지속된다면 북미 대화 재개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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