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도지코인 지지에 힘입은 새 가상화폐의 성장 그리고 몰락?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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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코인?


비트코인으로 인한 암호화폐 시장의 과열을 풍자하기 위해 또 다른 암호화폐가 만들어졌다. 2013년 만들어진 도지코인이 그렇다. 장난식으로 만들어진 만큼 화폐의 가치에 큰 무게를 두지 않았고, 공급 무제한 정책을 채용했다. 따라서 초기에는 사회공헌 활동을 제외한 사용처가 많지 않았다.

지난 2020년 이런 도지코인의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도지코인이 SNS 틱톡에서 진행한 ‘도지코인틱톡챌린지’로 인해 명성을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틱톡 유저는 이 챌린지를 통해 도지코인 거래 성적 등을 공유했다. 이렇게 도지코인의 가격은 두 배 정도 상승했고, 2018년 이후 최고가까지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와 암호화폐


테슬라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SNS를 통해 비트코인을 지지했다. 머스크의 영향력은 엄청났고, 테슬라는 한화로 약 3천 26억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팔아 1천 123억 원의 이익을 거뒀다. 이에 여론은 머스크의 시세 조작으로 테슬라만 득을 본 게 아니냐며 반발했다.

암호화폐를 향한 머스크의 관심은 비트코인에서 끝나지 않았다. 머스크는 올해 들어 본인의 SNS에서 도지코인을 언급하는 일이 잦았다. 지난 2019년에도 도지코인이 마음에 든다는 언급은 있었으나, 그토록 지속해서 도지코인을 언급, 지지하는 것은 도지코인의 상승세를 가속했다.

지난 13일 7시경, 머스크는 개인 SNS에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 구매하는 일을 제한하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이는 비트코인 채굴과 전송 과정에서 소모되는 전력, 그로 인한 환경 문제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게시글 이후로 비트코인의 시세는 11%가 넘게 하락했다.

위에 언급한 글을 게시할 때, 전력 소모가 비트코인의 1% 이하인 대체재를 찾고 있다는 말도 전했는데, 14일 “Don’t Panic”이 쓰인 차 운전석 사진을 올림과 동시에 도지코인 개발자와 협력하는 것을 약속했다. 이어 16일에는 ‘도지코인의 블록 타임 스피드가 10배 빨라지고 블록 크기가 10배 커지며 수수료가 100배 낮아지는 성능 개선에 성공하면 도지코인이 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키타이누, 시바이누, 진도지


‘아키타이누’는 머스크의 지지로 화제가 된 도지코인의 동생을 자처한다. 일본 개인 아키타견에서 따온 이름의 가상화폐다. 올해 2월 출범했으며, 도지코인 열풍과 함께 급등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6일 오전 기준 근 1개월 내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큰 암호화폐도 아키타이누다. 아키타이누는 한 달 만에 가격이 1만 8천 퍼센트 이상 상승했다.

근 일주일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큰 가상화폐는 마찬가지로 견종 이름을 딴 ‘시바이누’다. 시바이누는 이달 들어 가격이 5천 퍼센트 가까이 상승했고, 암호화폐 중에서는 다섯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진돗개를 앞세운 가상화폐 ‘진도지’가 등장했다. 지난 11일 발행을 시작했고, 총발행량은 1천조 개였다. 그러나 이틀 뒤인 13일 오전, 개발자가 전체 물량의 15%에 달하는 코인을 단번에 매도 후 잠적했다. 이 사실에 진도지 가격은 97%가 하락했고, 여러 피해자가 손해를 호소했다. 업계에서는 양탄자를 갑자기 당겨 밥상을 엎어버린다는 ‘러그풀’로 보고 있다.


이대로 괜찮나?


가격이 안정적이지 않은 코인 열풍에 많은 이가 손해를 입었다. 진도지 사건도 마찬가지다. 가상화폐 거래는 아직 확고하고 촘촘한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만큼 크게 성공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크게 실패할 수도 있다. 이런 특성 면에서, 일부 여론은 가상화폐 투자를 도박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아무런 법적 보호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른바 ‘개판’이 되고 있는 코인 시장의 성장은 이대로 괜찮은지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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