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액보다, 업계 순위보다 중요한 ‘혁신’이 필요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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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신세계그룹이 지난 2006년 월마트코리아를 74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그룹 차원에서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그 규모는 34400억 원이다. 이마트와 신세계를 합한 시가총액이 지난 24일 기준으로 71천억 원이니 본 기업 자산 가치의 48%에 해당하는 규모의 자금을 통해서 한 개의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인수합병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창업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이로써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업체인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 매출과 유사한 온라인 매출 규모를 갖추게 되면서 오프라인은 물론 e커머스 분야에서 단연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규모 면에서는 오프라인 매출액이 많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신세계는 거점 형태의 오프라인 체계만 유지한 채 온라인에 집중하는 형태로 사업을 전개해나갈 확률이 아주 높아 보인다.

신세계는 단순히 거래액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e커머스 사업을 전개해 나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언론에서 우려하는 쩐의 전쟁으로 끝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의 전통적인 사업형태를 가진 기업이 새로운 시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도태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 같은 최대 규모의 M&A가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e커머스 기업의 미래가치가 얼마나 높은지는 쿠팡의 상장을 통해서 명확히 확인된 것도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야만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오프라인 유통과 e커머스 시작 장악한 신세계


과연 쿠팡의 미국 상장이 실패하거나 이뤄지지 않았다면 신세계의 이베이 코리아 인수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34400억 원 인수금액과 함께 앞으로 1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듯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많은 온라인 e커머스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업체가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온라인 커머스로 사업 전체의 방향을 전략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투자한 만큼 더 큰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서 시장을 더욱 잠식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대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G마켓과 옥션은 국내 오픈마켓 1, 2위 업체로 입점 업체만 30만 개, 취급 상품만 2억 개가 넘은 상태이지만 이마트는 지난 4월부터 오픈마켓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그 격차는 실로 대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e커머스 시장에서 신의 한 수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몇 가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온라인 e커머스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해서 최고 정점을 찍은 상태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점 배송 및 로켓 배송과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서 가장 큰 성장을 이룬 쿠팡은 이미 미국 증시에 상장해서 도망간 상태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찍고 이제 포스트 코로나19 이후에는 전체적으로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점차 세분화됨과 동시에 성장세가 멈출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쿠팡의 악재는 언제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변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품개발과 전략적 접근필수


더욱이 이베이코리아의 옥션과 G마켓 회원층 구조는 젊은 층보다는 10년 이상의 고객층으로 새로운 회원 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미 예전 고객이었던 4050대 이상의 고객들은 타 e커머스 업체로 쇼핑 패턴을 변경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예전 옥션과 G마켓은 새로운 상품개발 등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온라인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면 지난 몇 년 전부터는 다양한 상품개발 등에 집중하지 않고 유료고객 확보 및 거래액만 늘리는 정책을 꾸준히 진행해 오던 전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신규 상품개발 및 전략적인 접근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쉽게 영업이익은 물론 거래액 증가도 담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오픈마켓 시장인 옥션과 G마켓은 단순한 중개 플랫폼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수수료만으로 얼마든지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투자비용등이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의 경우처럼 고객 대응과 배송의 장점을 갖추고 위해 판매물품중 약 80% 직매입하고 있어 물류비와 제반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인데 신세계도 앞으로 쿠팡과 유사한 정책을 갖추게 될 것이기 때문에 오픈마켓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전체적인 목표와 목적을 위해서 기업 인수 등을 통한 성장은 어떤 면으로 볼 때는 당연한 것이며 기업의 생태계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앞으로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를 받아볼 것인지 다양하고 저렴한 상품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은 기업들도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쩐의 전쟁의 수혜자가 미국의 이베이가 아닌 신세계그룹이며 정용진 부회장 본인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 보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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