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기획한 빙그레우스 캐릭터(출처=빙그레 공식 SNS계정)
▲빙그레가 기획한 빙그레우스 캐릭터(출처=빙그레 공식 SNS계정)

‘생산품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하는 스토리텔링식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마케팅 기획은 업계에 제한이 없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단 장점이 있다.

지난해 2월 빙그레가 브랜드 캐릭터 빙그레우스를 새롭게 내보이며 소비자에 신선함을 안겼다.

단순히 캐릭터 창안에 그친 것이 아니다. 빙그레왕국의 후계자인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는 바나나맛우유, 빵또아, 꽃게랑, 메로나 등 빙그레가 생산하는 대표 제품들을 장신구처럼 몸에 치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빙그레의 정체성을 특정 캐릭터가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인데, 이름에서 ‘더 맛있어’가 연상되는 언어적 유희도 재미 요소를 더하고 있다.

빙그레우스 외에도 ‘옹떼 메로나 부르쟝’, ‘아카페라 스페셜티’, ‘투게더리고리경’ 등 빙그레 제품과 연관된 인물들도 등장한다. 이들이 한데 어울려 빙그레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세계관 마케팅의 일환으로 태초에 꿈돌이가 있었다. 꿈돌이는 과거 큰 인기를 끈 대전엑스포의 ‘국민 마스코트’였다. 1993년 한빛탑이 쏘아 올린 신호를 받고 머나먼 우주에서 대전으로 날아온 아기요정 콘셉트.

2019년 EBS(한국교육방송공사)가 낳은 인기 마스코트 펭수도 한편 맥을 같이한다. 펭수는 뽀로로와 같은 인기스타가 되고자 남극에서 한국까지 헤엄쳐 온 펭귄으로, EBS 연습생 출신이란 서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오래된 장수 브랜드의 경우 자칫 고루한 이미지에 머무를 수 있는데, 게임이나 메타버스 공간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데 익숙한 MZ세대에 이 같은 스토리텔링식 콘텐츠 마케팅은 신선한 아이디어로 작용할 수 있다.

모든 마케팅 기획엔 매출 증대 도모와 관련이 있지만, 매출 성장에 기여하는 것 이상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 될 것. 사물 등 무생물을 의인화하고, 생명과 감정을 불어넣는 물활론적 사고 행위를 어릴 때부터 경험하는 인간의 발달 특성과 잘 맞아떨어지는 마케팅이기도 하다.

다만 유사한 사례가 늘수록 기업의 노력도 더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방향, 소비자가 흥미를 느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 매력적인 세계관을 이뤄야 할 것.

빙그레왕국 기획 의도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정형화되지 않은 참신한 기업 브랜딩을 시도했다”고 언급했다.

관계자는 “오래된 장수 기업이 갖는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주요 타깃층인 MZ세대에 새롭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으로 빙그레우스 캐릭터를 창안했다. 빙그레의 온라인상 화자를 내세워 진부한 기업 설명 방식을 벗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빙그레 측은 기업의 이미지 쇄신, 평판 제고에 콘텐츠 마케팅이 긍정 효과를 미쳤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야쿠르트에서 사명을 변경해 새롭게 시작한 hy가 최근 선보인 사이버 아이돌 하이파이브도 젊은 세대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5인조 사이버 아이돌 하이파이브의 경우도 hy가 생산하는 대표 제품들로 각 구성원 이름을 설정했다.

hy 측은 “하이파이브는 실제 음악방송 데뷔도 준비 중이다. 소비자들에 신선한 경험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며 “가상의 세계관을 현실에 구현하는 믹스버스 세계관을 지속 확장하면서, 오래된 기업이란 이미지를 깨고 MZ세대에 친근하게 다가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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