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ㅅㅇㅋ_국민의 시선] 7개월 만에 또 붕괴와 HDC 정몽규 회장의 대국민 사과

-불거진 책임론에 정 회장 17일 대국민 사과와 사퇴

중대재해법 시행을 보름 정도 앞둔 상황에 일어난 사고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근로자 사망 시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인데, 직접 적용은 어렵겠지만 법 시행이 가까운 만큼 경영진 책임에 관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본문 중에서>
중대재해법 시행을 보름 정도 앞둔 상황에 일어난 사고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근로자 사망 시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인데, 직접 적용은 어렵겠지만 법 시행이 가까운 만큼 경영진 책임에 관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본문 중에서>

광주 학산빌딩 붕괴 사고...


광주 학산빌딩 붕괴 사고는 202169일 광주광역시 동구에서 학동 4구역 재개발을 위해 철거 중이던 학산빌딩이 붕괴한 사고다. 근처를 지나가고 있던 운림 54번 버스가 매몰되며 사망자 9, 중상자 8명이 발생했다.

해당 구역의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도급 원청은 HDC현대산업개발로, 해당 재개발 구역 철거와 정비를 한솔기업 포함 3곳과 계약했다. 사고 이후 재하도급 의혹이 제기됐으나 HDC 측에서는 그러한 의혹을 부인했다.

사고 다음 날인 610일 오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광주광역시청 브리핑룸을 찾아 광주 시민에게 사죄의 뜻을 전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전했다. 유가족의 피해 회복과 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언급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재발 방지를 향한 다짐이 무색하게도, 지난 11일에는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물 1개 동 23~38층 외벽이 무너졌다. 학동 사고로부터 간신히 7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다. 분석에 따르면 타설 하중에 대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 바닥의 지지력 부족이 붕괴의 원인으로 보인다. 콘크리트 양생 기간이 부족했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이는 현대산업개발 측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으로, 콘크리트가 굳지 않은 것을 알고도 무리하게 타설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HDC가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HDC는 당시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외에도 계림동 아이파크 SK, 학동 4구역 재개발, 운암 3단지 재건축 등을 맡아 총 4개 구역, 5건의 아파트 시공을 추진 중이었는데, 11일의 사고로 HDC 브랜드의 신뢰도가 훼손되며 모두 중단됐다.

HDC의 신뢰도 훼손은 광주 시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최근 재건축 추진 중인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 단지에는 현대산업개발 불매 관련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현대산업개발 보증금 돌려줄 테니 제발 떠나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 광주 학동 붕괴 사고와 이번 사고의 책임소재를 비교하기도 했다. 학동 사고의 경우 HDC 측이 불법 재하도급을 인지, 묵인한 혐의는 있을지라도 직접 지시하거나 공모한 증거가 없어 행정처분 조치에 그쳤으나 이번 사고의 경우 명백히 건설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이므로 시공사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시각이다.

중대재해법 시행을 보름 정도 앞둔 상황에 일어난 사고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근로자 사망 시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인데, 직접 적용은 어렵겠지만 법 시행이 가까운 만큼 경영진 책임에 관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규 HDC 회장...


17일 용산 사옥에서 정 회장의 입장 발표가 있었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현대자동차 회장직을, 1999년부터 현재까지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역임한 정 회장은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회장직은 유지했다. 주요 사안의 의사결정에 관여한 것은 물론이다.

업계에서는 앞서 이번 입장문 발표를 통해 정 회장이 건설사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17일 정 회장의 현대산업개발 사퇴 소식은 업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정 회장이 대주주의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언급한 점을 고려할 때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선...


정 회장은 실종자 구조,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보상, 입주예정자 및 이해관계자 피해 예방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그에 더해 안전품질보증을 대폭 강화해 구조안전보증 기간을 30년으로 대폭 늘리겠다고도 언급했다.

이번에야말로 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는 걸까. 7개월 전에 언급한 최선과 이번의 것은 다른가. 같은 지역에서 겨우 7개월 만에 붕괴 사고가 반복되기 전에, 좀 일찍 개선했다면 어땠을까. 뒤늦은 최선은 왜 그토록 잦은가.

최선을 향한 이번 다짐은 진실하기를. 더 많은 희생이 이다음 최선에 필요치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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