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갈등·혐오 표출된 선거…통합 시급해”
정치보복·진영논리 멈추고 공약(公約) 지키며 민주주의 회복하는데 집중해야

그전에 국민들의 낮은 기대치를 높이는 일에도 집중해야 한다. 리얼미터가 미디어 헤럴드의 의뢰로 지난 10일∼11일 전국 18세 이상 10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결과 응답자의 52.7%가 윤석열 당선인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17대 대통령 선거 이후 가장 낮은 국정 수행 기대 수치다. 응답자의 41.2%는 ‘잘하지 못할 것’ 이라고...<본문 중에서>
그전에 국민들의 낮은 기대치를 높이는 일에도 집중해야 한다. 리얼미터가 미디어 헤럴드의 의뢰로 지난 10일∼11일 전국 18세 이상 10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결과 응답자의 52.7%가 윤석열 당선인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17대 대통령 선거 이후 가장 낮은 국정 수행 기대 수치다. 응답자의 41.2%는 ‘잘하지 못할 것’ 이라고...<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국민의 시선] 20대 대통령선거에 유권자 34071400여명(77.1%)이 참여했다. 헌정사상 최대 규모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혹평과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도 국민의 77%가 넘는 투표율을 보이며 주권자 한 표의 무게감을 절감한 선거였다. 그 결과 5년을 책임질 나라의 최고 대표가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뿌연 안개 속 같았다. ‘최고의 비호감 선거’·‘뽑을 사람이 없다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네거티브가 난무했다. 내가 잘해서 이기겠다는 게 아니라 남을 깎아 내리는 태도는 많은 국민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했다. 그만큼 편을 가르고 상대와 깊은 골이 생기기 충분했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0.73%(득표차 247077)라는 근소한 차이를 보일 만큼 치열했다. 역대 최소 득표율 차이다. 민심이 양극화 된 게 두 후보의 득표율로 선명하게 드러났다.

대통령 당선인은 이 같은 현실에 대한 겸허한 성찰이 필요하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단 갈등의 골을 메우기 위해선 진영의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선거 과정 내내 스스로 주장하고 약속했던 통합과 협치를 통해서 말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많은 변화를 기대하는 여론이 확인 됐지만, 그렇다고 크게 승리한 것도 아니다. 윤석열 당선인 16394815(48.56%)와 이재명 후보 16147738(47.83%)라는 개표 결과가 말해준다. 때문에 차기 정부가 무턱대고 모든 걸 부정하려는 태도는 또다른 문제를 남길 수 있다. 적폐도, 진영논리도, 정치보복도 이젠 구시대의 언어다.

국민들은 정치적 보복을 끝내고 경제를 살리고 희망을 갖게 하는 대통령의 리더십을 원한다. 또 과거의 잘못을 헤집어서 감옥에 보내는 보복을 일삼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리더라면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과거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간다. 국민들에게 당면한 과제에 집중하고 우선순위에 맞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제 두 달 뒷면 20대 대통령의 집권기간이 시작된다. 물론 이겼지만 국회 170여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자리하고 있고, 초박빙의 선거 결과를 보면 당선인의 앞날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윤석열 당선인이 선거 연설에서 공정과 상식’,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라는 기본 원칙에 대한 신념을 천명했다는 것.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도 당선이 스스로 인지해야 한다.


당선인의 낮은국정수행 기대치 과제


다만, 그전에 국민들의 낮은 기대치를 높이는 일에도 집중해야 한다. 리얼미터가 미디어 헤럴드의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18세 이상 10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결과 응답자의 52.7%가 윤석열 당선인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17대 대통령 선거 이후 가장 낮은 국정 수행 기대 수치다. 응답자의 41.2%잘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과거 역대 대통령 당선 후 조사했던 국정 수행 전망에 따르면 잘할 것이라는 답변은 이명박 전 대통령 79.3%, 박근혜 전 대통령 64.4%, 문재인 대통령 74.8% 등 이었다.

응답자들은 최우선 국정과제로 경제성장·일자리 창출(24.4%)를 꼽았고, 정치개혁·부패청산(23.6%), 집값 안정 등 부동산 문제 해결(16.4%)이 각각 뒤를 이었다.

위의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먼저 당선인은 무엇보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 절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한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도 드러났지만 세대·젠더·계층 간 갈등은 심해졌고, 지역 구도는 여전했다. 또 물가·환율·금리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무역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최우선 과제가 난무하지만, 국가의 최고 자리에 앉은 만큼 사심 없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해결도 빠를 것이다.


청년에게 희망 있는 나라 만들기에 집중해야


국민들이 바라는 건 경제안정이다. 기업가는 사업하기 좋고, 직장인은 일하기 좋은 나라말이다. 윤 선인이 시장 경제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듯 기업 활성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키워야 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당선인도 말했듯 젊은 세대가 희망이 없으면 나라가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14일 지난 대선 결과와 관련해 무엇보다 지금은 통합의 시간이라며 사상 유례 없이 치열한 경쟁 속에 갈등이 많았던 선거였다. 이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치유하고, 통합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유독 뽑을 사람이 없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높아졌지만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두고 갑론을박이 넘쳤다. 하지만 정치가 있어야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 정치인은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그들은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소위 잘해도 욕먹는 자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의 자리에 앉아있는 이들에게 국민들은 비난만 하기 전에 고마운 마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운 시대다. 이럴 때 정치권의 분열은 체력 소모전이다. 만약 가정의 한 구성원의 잘못을 물고 늘어져 탓하기만 한다면 그 결말은 어떨까. 화목한 가정을 바란다면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양극화는 경제적 양극화, 나아가 사회적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의 링컨, 처칠 등 위기에 선 정치인들은 정당의 경계를 넘어 화합해 통합정부를 이끌었다. 정치인의 잘잘못을 따지기엔 쌓인 과제들이 넘친다.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말이다.

국가의 원수인 대통령이라면 지나간 일은 용서하는 관용의 자세도 중요하다. 전직 대통령은 물론 함께 경선을 벌인 상대 후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심판은 역사가 할 것이다.

당장 국민들이 직면한 경제 위기·살림살이에 관심을 갖고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포지션을 취할지 전략적인 접근하는 것일 훨씬 중요해 보인다.

대통령은 신이 아니다. 5년이 지나면 다시 일반인의 신분이 된다. 주어진 5년 동안 어떤 것에 집중하며 국정수행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면을 두고 더 이상 정치보복이나 지역적 대립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일단 묵은 앙금부터 털어내고 새로 시작하는 자세가 먼저다.

국민의 뜻만 따르겠다고 외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차기 정권에서 국민들이 살기 좋게 국정이 진행되고 보복정치와 진영이 흐릿해 진다면 5년 후에 치를 21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인물이 참 많다’·‘누굴 뽑아도 희망적이라는 말이 들릴 것이다. 그러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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