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ㅅㅇㅋ_국민의 시선] 울산 정착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 21일 첫 등교

-일부 주민의 차별적 언행이 학부모 우려까지 변색시켰던 것은 아닌지

울산 동구청 민원 게시판, 울산 시청 홈페이지에는 특별기여자 정착을 반대하는 글이 적지 않게 게시됐다. ‘난민 반대’, ‘난민 수용 반대합니다’ 등의 제목의 게시글도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동구청 측은 ‘지난달 27일 법무부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정착을 통보하는 공문이 왔고 그 뒤 설 연휴가 이어져 주민과 협의할 시간이 부족했다’라는...<본문 중에서>
울산 동구청 민원 게시판, 울산 시청 홈페이지에는 특별기여자 정착을 반대하는 글이 적지 않게 게시됐다. ‘난민 반대’, ‘난민 수용 반대합니다’ 등의 제목의 게시글도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동구청 측은 ‘지난달 27일 법무부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정착을 통보하는 공문이 왔고 그 뒤 설 연휴가 이어져 주민과 협의할 시간이 부족했다’라는...<본문 중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지난해 8,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과 가족들이 한국군 수송기를 타고 한국에 입국했다. 당시 입국한 아프가니스탄인은 현지에서 한국 대사관, KOICA, 바르람 한국병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 팀 등에서 근무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무장 단체 탈레반이 아프간 내전에 최종 승리한 당시 서방 국가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 몰렸다. 이에 한국 정부는 과거 이들이 한국을 도왔던 공로를 인정해 특별기여자라는 이름으로 한국 장기체류 자격을 부여했다.

앞서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인 협력자를 특별공로자라고 발표했으나 국적법과 출입국관리법상 특별공로자 규정과 혼동될 수 있다는 지적을 수렴해 새로운 이름인 특별기여자로 정정했다. 앞으로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을 개정, F-2 체류자격을 취득하게 하겠다고도 밝혔다. F-2 체류자격을 취득할 경우 최장 5년까지 체류할 수 있으며, 체류 기간 아무런 제한 없이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다.


난민 반대’...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91(79가구) 중 울산 동구에 정착을 결정한 인원은 157(29가구)이다. 전남 여수에서 교육을 마친 이들은 지난달 7일부터 동구 현대중공업 옛 사택에 거처를 마련했다. 특별기여자의 40.2%가 울산 거주를 선택한 데에는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취업이 결정적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울산 동구청 민원 게시판, 울산 시청 홈페이지에는 특별기여자 정착을 반대하는 글이 적지 않게 게시됐다. ‘난민 반대’, ‘난민 수용 반대합니다등의 제목의 게시글도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동구청 측은 지난달 27일 법무부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정착을 통보하는 공문이 왔고 그 뒤 설 연휴가 이어져 주민과 협의할 시간이 부족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학령기에 해당하는 자녀 69(초등학생 28, 중학생 19, 고등학생 22), 그중에서도 초등학생 25명은 특히 심한 학부모 반발을 겪어야 했다. 지난달 9일에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특별기여자 자녀 입학 반대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먼저 외국인 학교부터 고려하라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21일 첫 등교...


시 교육청은 특별기여자 자녀가 등교할 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두 차례의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협조를 구했다. 그러한 노력 끝에 지난 21, 유치원생 16명까지 포함해 특별기여자 자녀 총 85명이 오전 8시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했다. 우선 초등학생 자녀 28명은 오전 930분 등교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교육청과 학교 측이 대부분의 부모가 일하러 나간 점, 학생들이 일찍부터 아파트 밖으로 나와 대기한 점 등을 고려해 1시간 정도 일찍 학생들을 등교시켰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도 아파트 앞에서 학생들과 인사하고 함께 학교로 향했다.

학년에 따라 나뉜 3개의 특별 학급으로 들어간 자녀들은 6~12개월간 특별 학급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 등을 배운 후 언어 구사 정도, 문화 이해도 등 성장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한국 학생이 있는 일반 학급의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 교육청은 여건 개선 교사 4, 전문 상담 교사 1, 한국어 강사 6, 교육 활동 지원사 3명 등을 지원했다.

장천석 동구청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아프가니스탄 친구들을 맞이하게 된 우리 지역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언급했다. 특별기여자 정착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동구 측도 협의 없는 통보를 받았음을 짚으며 주민 의견을 듣고 설명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음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만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을 외면하고 우리 지역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라며, 주민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오해를 키우는 일부...


무작정 특수기여자 자녀 입학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학부모를 찾을 수 있었다. 반대 시위가 일어난 당시 특수기여자 자녀는 필수 예방접종 증빙이 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한국어 교사 확보 등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입학이 2주 미뤄진 것은 이 때문이다. 자신의 자녀와 특수기여자 자녀 모두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염려하는 학부모의 마음이 짐작되는 부분이다.

차별적인 언행을 보인 학부모와 주민은 일부에 불과했을 것이나, 오해와 분쟁을 키우는 것은 언제나 그들이다. 우리는 서슴없이 차별을 일삼는 이들에게 휩쓸리지 않고 약한 이를 지킬 의무가 있다. 2주 늦게나마 등교가 시작된 만큼, 아이들이 차별로부터 안전한 학교에 다니는 데에 많은 이들이 힘을 보태주길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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