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로 코로나’ 여파로 테슬라도 직격탄, 국내 완성차 생산차질

자동차업계 3·4월 생산량↓…거래선 확대 등 자체 공급망 확보 노력

최근 상하이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당국은 제조업체에 대해 ‘폐쇄 루프’ 방식으로 생산 재개를 허용했다. 폐쇄 루프는 직원들을 외부와 격리한 채 공장 내부에서 숙식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물류와 공급망이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6월까지는 상하이 자동차 부품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라는...<본문 중에서>
최근 상하이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당국은 제조업체에 대해 ‘폐쇄 루프’ 방식으로 생산 재개를 허용했다. 폐쇄 루프는 직원들을 외부와 격리한 채 공장 내부에서 숙식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물류와 공급망이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6월까지는 상하이 자동차 부품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라는...<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경제의 시선] 신차 대기 시간이 자꾸만 길어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업계가 중국 봉쇄령에 부품난까지 겹쳤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를 목표로 상하이 봉쇄령을 내려 현지 협력사들의 납품에 차질이 생긴 것.

국내 완성차 공장의 셧다운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현대차와 기아 등은 생산물량을 줄이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산업은 공급사슬이 매우 길다. 부품 하나만 없어도 생산라인이 통째로 멈춰서기 때문에 물자의 이동을 제한하는 봉쇄에 취약하다. 이에 상하이 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조업 중단은 상하이 바깥에 생산시설을 둔 자동차 업체들에까지 영향을 줬다.

중국 부품난에 국내 자동차 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면서 자동차 판매에도 영향이 미치게 된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국내 자동차업계는 중국 부품 상황까지 신경을 써야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기지다. 상하이 봉쇄 조치로 인해 중국 상하이자동차를 비롯해 테슬라, 폭스바겐 등은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사태가 벌어지도 했다. 테슬라는 공장 셧다운으로 8만 대 가량의 생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56% 증가할 정도로 상하이 봉쇄령을 내리기 전 전기차 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현대차·기아는 중국 공장이 상하이에 있지 않아 직격탄은 피했지만 봉쇄가 길어지며 현지 에서 조달하는 부품 수급은 더 어려워졌다. 상하이는 차량 생산 공장과 더불어 수천 곳의 부품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최근 상하이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당국은 제조업체에 대해 폐쇄 루프방식으로 생산 재개를 허용했다. 폐쇄 루프는 직원들을 외부와 격리한 채 공장 내부에서 숙식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물류와 공급망이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6월까지는 상하이 자동차 부품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이 극단적인 도시 봉쇄를 단행한 여파가 현지를 넘어 국내까지 미치는 모습이다. 차량용 반도체에 이어 부품까지 제때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자동차 가격도 오르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3월 자동차 생산, 작년동기대비 9.5% 감소


실제 중국의 도시 봉쇄 충격은 올해 3월 신차 생산·판매량 지표에 이미 고스란히 반영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3월 자동차 생산이 작년동기대비 9.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감소 원인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중국부품 공급차질 등을 들었다. 실제 중국 최대 물류 중심지인 상하이 지역 봉쇄가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상하이의 41~10일 화물 물동량 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81% 감소했다. 그 여파로 지난달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차량용 부품 부족으로 업계도 울상이다. 신차 대기기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 인기 차종은 최장 1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현대차는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꾀하고 있지만, 출고적체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도 맴도는 상황이다. 특히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등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현대차 아반떼 HEV’12개월, ‘그랜저 HEV’9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제네시스의 전기차 ‘G80 EV’‘GV60’은 각각 6개월, 12개월이 걸린다. 기아의 쏘렌토 HEV’스포티지 HEV’, 전기차 ‘EV6’도 모두 18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이는 현대차그룹 판매 차량 중 최장의 대기 기간이다. 이런 집계들로 인해 차량 업계는 먹구름이 낀 듯하다.


차량 핵심 부품 공급망 구축하며 상하이 봉쇄 후폭풍관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차량 생산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수요는 늘고 있는 반면,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출고적체가 계속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차량 판매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며 그에 따른 생산 비용이 신차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부품 공급난·원자재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모델3 가격을 최근 두 달 사이1000만원가량 올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출시한 신형 차량 중 이미 몇 백만원이 인상된 것이 있고, 올해 하반기 자동차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 2일 현대차에 따르면 원자재 시황 변동에 따른 손익영향을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특히 배터리 핵심 소재(니켈·리튬·코발트·팔라튬·알루미늄)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또 핵심 부품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공장 가동률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탄력적인 공장 운영과 핵심 부품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늘리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반도체 공급난과 부품 적체현상이 정확히 언제 해소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올해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아직 수급이 빠듯하다. 반도체 생산 설비 증설은 더딘 가운데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반도체 주문량은 증가추세다. 자동차의 편의사양이 확대되고 전기차 생산이 많을수록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늘기 때문이다.

이렇듯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물류와 공급망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이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고강도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현실적 제약이 많다.

현재 신차를 주문한 고객이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게는 18개월까지 걸리고 있는데 앞으로 차량 대기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 오니 신차 가격이 올라가고, 출고까지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불편이 예상된다. 코로나19와 중국 봉쇄로 인해 신차는 사고 싶어도 못 사는귀한 몸이 됐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 나라가 나뉘어져 있지만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만큼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의 앤데믹을 기원해야 하는 걸까. 올 한해도 기다림의 한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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