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의원 “화재 진압 대책 없는 친환경차 정책은 반쪽짜리에 불과”

전기차 화재 피해 규모 더 커…전기차 25만대 시대, 안전성 담보돼야

전기차는 친환경 차량을 자동차 시장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지만, 화재 등 안전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본문 중에서>
전기차는 친환경 차량을 자동차 시장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지만, 화재 등 안전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환경친화적인 자동차로 관심받는 전기차. 전기차 보급은 늘고 있지만, 화재에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최근엔 전기차 화재 소식도 자주 들린다. 이달 초 부산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고속도로 요금소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은 후 삽시간에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미국에서는 폐차 처리된 한 테슬라 전기차에서 계속해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물웅덩이를 만들어 가까스로 진화하는 일이 발생했다. 23(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소방관들이 사고가 난 테슬라 차량 화재 진압에 애를 먹었다고 보도했다. 충돌 사고로 폐차장에 옮겨진 테슬라 차에서 원인 모를 불이 시작됐고 아무리 물을 뿌려도 배터리 칸에서 다시 불이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소방관들은 결국 배터리에서 방출되는 가스와 열기로 불이 계속 붙는다고 보고 물웅덩이에 차를 넣어 화재를 진압했다. 배터리 자체가 물에 잠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웅덩이에 채운 물은 17000L, 이는 건물 화재 진압에 사용되는 양에 달한다. 미 소방서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는 소방관들이 이전에는 접해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과제라며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에 불이 붙었을 때 진화 시간과 물이 훨씬 많이 든다는 점은 과거부터 지적받아 왔다. 전기차 화재 사고는 피해 규모가 내연기관보다 더 크다. 불이 나면 삽시간에 번지고, 물을 뿌려도 좀처럼 꺼지지 않는다.

전기차 불을 끄기 어려운 건 배터리 열폭주 현상때문이다. 차량 바닥의 배터리팩이 충격으로 손상되면, 온도가 순식간에 800~1000도까지 치솟으며 연쇄 폭발하듯 불이 번진다. 배터리 열은 계속해서 끓어오르기 때문에 소화기로도 진압이 잘 안 돼 시간이 길어진다.

전기차는 친환경 차량을 자동차 시장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지만, 화재 등 안전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전기차 화재 예방과 진압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없이는 친환경차 정책이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반복되는 전기차 화재 소식 안전성 의문


전기차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안전성 기준을 인증받은 후 출시된다. 그런데도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차 화재는 총 69건이다. 201712, 201813, 2020년과 지난해에 22건으로 전기차 보급 속도와 함께 화재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이 중 2020년 서울 용산구에서 일어난 테슬라 차 사고에는 소방관이 84명까지 투입되기도 했다.

반복되는 전기차 화재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안전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로 단순 추돌사고의 경우에도 급격한 화재가 퍼지면서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상태다. 화재보험협회에 따르면 리튬이차전지는 작은 크기에 에너지를 많이 저장하다 보니 외부 요인들에 의해 쉽게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201725108대였던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정부의 친환경 차 보급에 따라 올해 1분기까지 25만 대를 넘었다. 전기차 보급이 급증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도 늘고 있는 만큼 친환경 차량에 대한 확대정책만 펼 게 아니라,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안전수칙과 안전에 대한 해법을 마련해서 이를 알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액체식 배터리 방식에서 고체 배터리나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로 바꿀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열 폭주 현상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이다.


KERI “리튬이차전지의 안전한 사용은 열 관리에 달려


소방당국과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 온도가 순식간에 고온으로 치솟으면서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현상, ‘배터리 열폭주가 전기차 화재 사고의 요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터리 열폭주란 배터리 셀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1000도 이상으로 급격히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된 화재요인이 많은 만큼 전문가들은 리튬이차전지 화재 예방을 위한 주의 사항을 권고한다. 이 리튬이차전지는 스마트폰, 전기차, 전력저장장치 등 4차산업을 대표하는 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리튬이차전지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열 관리라고 강조한다.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낮아지게 되면 전지의 성능이 더 빠르게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열 관리 시스템은 전지의 초기 특성에 따라 설계되고 있어 장기간 사용하면서 성능이 저하된 전지의 특성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충격 등 외부 요인이나 제조사 결함이 없는 정상적인 전지라도 체계적인 열 관리 없이 장기간 사용하면 사고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국민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물론, 밀폐된 환경에서 수백·수천 개의 전지를 밀집해 사용하는 전기차와 ESS까지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가 충격을 받아 배터리팩이 손상되면 내부 온도가 순식간에 섭씨 800도까지 치솟으며 불이 번질 수 있다. 이럴 땐 화재 진압이 어려워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배터리 용량보다 과충전됐을 때도 전해질 온도가 상승해 양극·음극이 분해되고 분리막까지 녹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달 4일 부산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그중 최초 발화 지점 분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화 지점이 어디인지 알아내야 추후 사고 재발 방지책을 구축하고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보급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막연히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내연기관 차와 비교해 각종 데이터 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추가 안전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휴대폰 만큼 사람과 밀접한 이동 수단인 자동차. 그중에서도 전기차는 차세대 차량으로 관심 받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와 같은 논란이 없어지고, 안전성이 담보될 때 대세로 자리를 굳힐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