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이 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예상...<본문 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이 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예상...<본문 중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지난 9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광복절 특사·감형·복권 대상자 심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광복절을 사흘 앞둔 오늘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가 발표되는 것이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지난 6월 형집행정지로 가석방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 명단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9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특사 대상자 명단에서 이 전 대통령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는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었다. 취임 두 달여 만에 20%대로 급락한 국정지지율과 여론을 살핀 대통령실의 기류가 달라진 것이다. 지지율 반전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서 반대 여론이 50%를 웃도는 이 전 대통령 사면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뿐 아니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 등도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서술한 바와 같이 지지율 반전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 속 첫 사면권 행사인 만큼 정치인 사면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경제 살리기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이 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지율 반전을 꾀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계보단 재계 인사 중심으로,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두고 사면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사면 복권에 대한 목소리...


이 부회장의 경우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6개월 형을 확정받아 복역하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형기는 지난달 29일 종료됐지만 ‘5년간 취업제한규정을 적용받고 있는데, 그에 따라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복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 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경제 6단체장은 지난 4월 석가탄신일과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 사면을 적극 건의한 바 있다.

국민 여론 역시 긍정적인 분위기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4개 여론 조사 전문회사가 지난달 25~27일 진행한 전국지표조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찬성하는 의견이 77%로 집계됐으며, 최근 데이터앤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국민 63% 정도가 이 부회장 사면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을 반대하는 입장인데,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이때 중대한 경제범죄를 저지른 재벌총수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기는커녕 경제 살리기를 명목으로 죄를 면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가진 자에게만 관대한 나라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에 더해 경제질서를 어지럽히고 훼손한 이들을 풀어주고 경제 살리기를 요구하는 것은 도둑에게 곳간을 지키라는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번 사면은...재계에 초점을 둔다는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도 기업인 사면을 결정할 확률이 높다며, 윤 대통령이 친기업기조를 보이며 반도체 산업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는 점 등을 짚었다.

사면권이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사면권자인 윤 대통령이 막판에 사면 대상자를 바꿀 가능성도 있어 결과를 무조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면이 경제 살리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은 유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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