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밥상물가] 올 여름 폭염과 집중호우로 인해 사과 농가에 ‘탄저병’이 확산하면서 추석을 한달 여 앞두고 사과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농가는 수확을 앞두고 물량이 모자라 근심이 커져가고, 서민들은 비싼 과일값에 울상인 모양새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선물용으로 쓰이는 홍로사과 상품 10kg 상자의 평균 도매가는 8만 7240원이었다. 이는 1년 전인 6만 928원보다 43.1%나 오른 가격이다.
사과 값이 이처럼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은 사과 수확을 목전에 두고 탄저병이 심한 상황이 이어지면서다. 잦은 호우와 폭염으로 인해 탄저병이 심각한 상황을 맞으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사과 도매값 전년 보다 43% 올라…배 가격도 심상치 않아
사과 상품인 홍로의 경우 면적이 큰 농가를 중심으로 상당히 많은 곳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농가들은 수확을 포기하기도 하면서 생산량이 평년에 비해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과값만 비상이 아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제수용 과일의 가격도 뛰고 있는 상황이다.
추석 즈음에 수확하는 원황 배는 15kg 상품 상자의 도매가가 5만 1960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18% 가까이 올랐다. 배의 평균 도매가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배 15kg의 경우 4만 44048원에서 5만 1960원으로 17.9%가 올랐다. 복숭아 4kg 가격은 3만 5940원으로 1만 8485원에서 94.4%나 상승하며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채소류 일부도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마른고추 30kg의 도매가는 61만 6167원에서 69만 4571원으로 올랐고, 양배추는 8245원에서 39.2% 오른 1만 1480원을 기록했다.
과일과 채소가격이 오르는 것은 이상기후 탓이 크다. 사과 재배가 원활하기 위해선 봄에 과일 꽃이 펴야 하는데 올해는 냉해를 비롯해 우박 피해가 발생하면서 생육이 부진했다. 또 올 여름 여러차례 갑작스럽게 찾아온 집중호우와 이후 태풍으로 인해 농가의 피해가 컸다.
실제 올 여름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수해 피해는 5500㏊(헥타르)가 넘고, 태풍 카눈으로 인한 피해도 1200㏊로 잠정 추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탄저병도 2022년보다 열흘 빠른 7월 말쯤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과일 및 채소 가격 상승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의 경우 9월 상순, 배는 9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추석용 혼합과일세트 구성을 다양한 과일로 꾸리는 것을 대형마트 측과 협의하는 등의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 소비자 물가 안정 및 소비 활성화 위해 추석맞이 할인대전 개최
아울러 정부는 식료품 등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할인 행사 등은 추석 명절 때까지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농축수산물 소비자 물가 안정과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이날부터 9월 28일까지 ‘추석맞이 농축수산물 할인대전’을 공동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평년보다 가격이 비싸 소비자 물가 부담이 큰 농축수산물과 국민들이 즐겨 찾는 명태, 고등어, 오징어 등 대중성어종, 추석명절 20대 성수품, 고사리, 도라지, 전복, 마른 김 등 제수용품을 할인한다. 소비자는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에서 최대 6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지에스(GS) 리테일, 수협바다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등 26개 대형·중소형 마트 등과 11번가, 마켓컬리, 쿠팡, 우체국쇼핑, 수협쇼핑, 남도장터 등 33개 온라인 쇼핑몰이 참여하며 전통시장에서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제로페이 앱에서 1인당 3~4만 원 한도로 20~30% 할인된 가격에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한 후, 전통시장 내 제로페이 농할·수산상품권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해양수산부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9개 전통·도매시장을 시작으로 전국 30개 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연말까지 상시 개최할 계획이다.
- [뉴스워커_밥상 물가] 폭염에 식탁물가도 비상…치솟은 농산물 값에 서민들 ‘울상’
- [뉴스워커_밥상 물가] 말복인데 서민들 울상…‘1만 6000원’ 넘은 금(金)계탕 가격, 5년전보다 20%↑
- [뉴스워커_밥상 물가] “기름 넣기가 겁난다” 들썩이는 유가에 유류세 인하 두 달 연장
- [뉴스워커_밥상물가] 역대급 폭염에 요금 인상까지 냉방비 폭탄 ‘우려’…7월 고지서가 무섭다
- [뉴스워커_밥상 물가] 후쿠시마 오염수로 수산업계 ‘발 동동’…“회‧생선 이제 못 먹나요”
- [뉴스워커_밥상 물가] ‘허리 휘는’ 밥상 물가도 위기…한은 “해수면 1도 오르면 식료품값도 뛴다”
- [뉴스워커_밥상물가] 고유가 때문에 소비자물가도 3% 재진입…추석 앞두고 밥상물가 ‘들썩’
- [뉴스워커_밥상물가] 우유‧라면값 ‘꼼수 인상’…추석 앞두고 생활물가 들썩 들썩
-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수술실 CCTV’ 의무화 됐는데…혼란만 가득한 현장, 의사 93%는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