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팬들을 몰고 다니는 메가(메가왓티). 올해 처음 도입된 아시아쿼터 최대 수확으로 평가된다. [사진=KOVO 공식 홈페이지]
인니 팬들을 몰고 다니는 메가(메가왓티). 올해 처음 도입된 아시아쿼터 최대 수확으로 평가된다. [사진=KOVO 공식 홈페이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팬이 급증한 V리그 여자배구가 올시즌 1라운드를 모두 마쳤다. 첫 아시아쿼터 도입 등 볼거리가 많아진 여자배구는 새 공인구 미카사에 적응하지 못한 세터진의 난조와 메가왓티와 레이나 등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급부상, 지난 시즌 우승팀 한국도로공사의 침체 등 많은 이슈로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2023~2024 도드람 V리그는 지난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홈팀 GS칼텍스와 원정팀 도로공사의 경기를 끝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8일 2라운드 첫 경기(IBK 기업은행 대 흥국생명)가 끝난 현재 순위는 흥국생명, GS칼텍스, 정관장, 현대건설, 도로공사, 기업은행, 페퍼저축은행 순이다.

1라운드의 두드러진 특징은 세터진의 난조다. 올시즌 도입된 공인구 미카사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부상 및 국가대표 차출 등 다양한 이유로 각팀 세터진은 예년만 못한 활약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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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1위를 달리는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 때문에 불안하다. [사진=KOVO 공식 홈페이지]
리그 1위를 달리는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 때문에 불안하다. [사진=KOVO 공식 홈페이지]

특히 1위 팀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 이원진의 들쑥날쑥한 토스에 애를 먹고 있다. 비록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불안하다. 8일 기업은행전도 4세트 끝까지 간 끝에 이겼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날 이원정을 두 번이나 따로 불러 이야기할 정도로 불안한 볼 배급에 불만을 보였다. 

도로공사 시절 한솥밥을 먹은 박정아와 재회한 페퍼 이고은도 아직 기량이 완전하지 않다. 박사랑의 성장이 부족한 상황에 더욱 어깨가 무거운 이고은은 안정된 토스로 워낙 유명하지만 수가 읽히면서 고전하고 있다.  

기업은행 외국인 세터 폰푼은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은 올해 아시아쿼터 대어로 꼽혔지만 주포 아베크롬비 등 선수들과 호흡은 100% 맞지 않는 상황이다. 기막힌 패스 페인트 등 명성에 걸맞는 플레이를 보여주지만 가끔 어이없는 토스도 발생한다. 기업은행이 하위권에 쳐저 있는 이유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세터로 이름을 날린 정관장 염혜선은 리그 톱 수준의 세터로 정평이 나 있지만 부상 위험이 따라붙고 가끔 보이는 급격한 난조가 문제로 꼽힌다. 이는 현대의 세트를 책임지는 김다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승 세터 이윤정이 돌아온 도로공사는 아직 공격수와 합을 맞춰볼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주포 부키리치와 호흡은 괜찮아 보인다. GS의 김지원은 부상으로 재활 중인 안혜진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김지원은 최근 경기 MVP도 차지하며 기세를 올렸다.

배구 지능이 높은 실바. 강소휘가 살아나면서 GS는 0-2로 뒤지던 세트스코어를 3-2로 뒤집고 도로공사에 역전승했다. [사진=KOVO 공식 홈페이지]
배구 지능이 높은 실바. 강소휘가 살아나면서 GS는 0-2로 뒤지던 세트스코어를 3-2로 뒤집고 도로공사에 역전승했다. [사진=KOVO 공식 홈페이지]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GS의 실바, 기업은행의 아베크롬비, 도로공사의 부키리치가 호평받고 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배구 지능이 높은 실바는 현재 득점 2위, 공격성공률 3위, 서브 2위에 올라있다. 아베크롬비는 득점 1위, 공격성공률과 서브 8위로 팀 득점을 책임진다. 용병 7순위 꼴찌였던 부키리치는 초반 부진을 털어내고 득점 3위, 공격성공률과 서브 4위에 올라 있다. 아직 어리고 성장 가능성이 많아 팬들의 기대를 받는다. 

아시아쿼터의 경우 정관장이 복덩이를 들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메가왓티는 1라운드 흥국 전에서 31득점을 올리며 용병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현재 메가왓티는 득점 6위, 공격성공률 1위에 올라 있다. 메가왓티의 경기마나 인도네시아 팬이 구름처럼 경기장을 찾는 점도 눈에 띈다. 다만 태극기에 메가왓티 응원 문구를 넣은 점, 실바나 김연경의 앞선 기록에도 메가왓티가 1라운드 MVP를 차지한 점을 두고 불만을 터뜨린 팬도 있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김세빈(가운데). 1라운드 전 경기 선발 출전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사진=KOVO 공식 홈페이지]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김세빈(가운데). 1라운드 전 경기 선발 출전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사진=KOVO 공식 홈페이지]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황민경은 현대에서 기업으로 옮긴 뒤에도 좋은 플레이로 화성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8일 흥국전에서 통산 13번째 2500득점 대기록을 올린 황민경은 고비마다 기막힌 디그로 팀 사기를 올렸다. 정호영과 박혜민(정관장), 최정민(기업)의 성장도 팬들의 관심사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 김세빈(도로공사)은 김종민 감독의 중용으로 1라운드 전체 경기를 선발출장하며 빠른 이동공격과 용병도 잡아내는 블로킹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비싼 몸값을 못 하는 국내 선수들에 대한 팀 부담도 늘고 있다. 김연경과 동급 대우를 받은 박정아(페퍼)는 제 기량을 못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충분한 활약이 없었던 김희진은 8일 흥국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엉성한 플레이로 1세트에서 바로 교체됐다. 기업에서 흥국으로 팀을 옮긴 김수지, GS 중앙을 복귀한 정대영도 향후 더 활약해줘야 한다는 팬이 많다. 

끝으로, 심판들의 아마추어 같은 판정은 2라운드부터 사라져야 마땅하다. 10월 28일 도로공사와 기업은행 전에서 나온 사상 초유의 판정 번복에 이어 7일 도로공사-GS 전에서 터치넷 판정 및 서브 8초 룰 위반 판정에 대한 잡음이 또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은 경기 흐름을 깨고 승부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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