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주전 리베로 오지영.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뛰었다. [사진=페퍼저축은행 배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페퍼저축은행 주전 리베로 오지영.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뛰었다. [사진=페퍼저축은행 배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여자 프로배구(V리그) 페퍼저축은행의 주전 리베로 오지영이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최근 페퍼를 나간 A, B 두 선수가 주장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된다는 게 KOVO 입장인데, 오지영은 소명 기회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KOVO 상벌위원회는 27일 가진 상벌위원회에서 구단 내 괴롭힘 의혹을 받아온 오지영에 자격정지 1년 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V리그에서 선수 간의 괴롭힘 이슈로 자격정지 1년 징계가 내려진 건 처음이다.

KOVO 측은 오지영이 후배 A, B에 가한 직장 내 괴롭힘과 인권 침해가 인정된다고 봤다. 양측 주장이 다르긴 하지만 동료 선수들의 확인서를 참조했고, 이를 종합해 내린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오지영 사태는 지난 15일 불거졌다. 올시즌 단 3승을 올리며 시즌 최하위인 페퍼저축은행은 선수 A, B가 오지영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고 연맹에 신고했다.

오지영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오지영은 지난 23일 1차 상벌위에서야 A, B가 주장한 괴롭힘 증거 22개를 들었고, 부랴부랴 메모했다. 27일 2차 상벌위에서는 소명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관계자들이 충분히 청취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오지영 측은 추가 제출할 자료도 있다며 재심을 예고했다.

시즌 막바지 6라운드에 접어든 배구판은 뒤숭숭한하다. 가뜩이나 창단 내리 3시즌 꼴찌가 확정된 페퍼저축은행의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최근 도로공사 경기에서 두 세트를 내주고 내리 3세트를 따낸 선수들에 감동받은 팬들은 주전 리베로 오지영 사태가 선수 자격정지로 이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KOVO의 자체 조사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는 주장 한편에서는 구단이 오지영을 사실상 두둔하지 않는 것만 봐도 A, B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맞섰다. 한 팬은 "오지영이 쇼핑을 나갔다 교통사고를 낸 A, B를 고참으로서 나무란 것을 괴롭힘이라고 주장한 게 납득이 가냐"고 반문했다. 반면 또 다른 팬은 "페퍼 선수들의 확인서가 있다는 것은 오지영의 괴롭힘이 사실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해야 옳다"고 지적했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이번 사태가 배구 인기의 하락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팬도 적잖다. 한 팬은 "국제대회 연패로 우물 안 개구리 소리를 듣는 한국 배구는 올시즌 아시아쿼터 등 흥행 요소를 도입해 도약했다"며 "시즌이 잘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스포츠계 전체의 손해"라고 아쉬워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