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열린 여자배구 신인 드래프트. 지난해 우승팀 도로공사는 최대어 김세빈을 영입했다. [사진=대한배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9월 열린 여자배구 신인 드래프트. 지난해 우승팀 도로공사는 최대어 김세빈을 영입했다. [사진=대한배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남녀 프로배구 V리그 2023~2024 시즌이 14일 드디어 개막한다. 프로배구는 지난해 역대 최다 관중 기록 경신과 여자배구 최다 연봉 선수 배출, 결승전 최초의 리버스 스윕 등 진기록을 양산하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다만 연이은 국제대회 부진으로 팬들의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아 선수와 지도자, 구단, 협회의 고민이 깊다.

올시즌 V리그는 14일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개막전으로 막을 올린다. 지난 시즌 남자부와 여자부 1, 2위 팀들의 맞대결인 만큼 6개월을 기다린 배구 열성팬들은 원정 응원까지 준비하고 있다. 

V리그에 많은 관심이 쏠린 이유는 흥행요소가 많아져서다. 특히 지난해는 팬 관심과 흥행 면에서 최고의 한해였다. 여자배구는 여제 김연경의 국내리그 복귀와 프로 구기종목 최초의 리버스 스윕(5선승제에서 2패를 당한 팀이 나머지 3경기를 모두 이기는 경우) 등 드라마 같은 일이 많았다. 막판 5차전까지 간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결승전은 최다 관중 기록을 계속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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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의 토종 거포 박정아는 꼴찌팀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하며 여자배구 사상 최다 연봉 기록도 세웠다. 박정아는 여자부 선수 개런티 총액 상한선인 7억7500만원(연봉 4억7500만원+옵션 3억원, 3년)에 사인하며 화제를 몰고 다녔다. 

올해 V리그는 팀 재편이 많고 김세빈 등 대형 신인이 들어오며 보는 재미가 더해졌다. 남녀부 모두 최초로 아시아쿼터제가 실시되면서 태국, 일본 등 배구 강국의 스타들을 국내에서 보게 됐다. 자유계약 선수들의 이동으로 팀 전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팬들의 관심사다.

12일 기준 한국 여자배구 세계랭킹. 중국이 7위, 일본이 9위인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사진=국제배구연맹]
12일 기준 한국 여자배구 세계랭킹. 중국이 7위, 일본이 9위인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사진=국제배구연맹]

다만 최근 국제대회 성적이 초라하다는 점은 흥행 불안 요소다. 축구는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의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의 금자탑을 쌓았고, 야구는 도쿄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졸전 및 태도 논란을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어느 정도 해소했다.  이와 달리 배구는 남녀 대표팀 모두 아시안게임 첫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특히 여자배구는 국제대회 28연패를 당하는 등 최근 기량 저하가 뚜렷하다. 김연경과 양효진, 김수지 등 피지컬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들이 국가대표를 그만둔 공백이 생각보다 크다. 중국, 일본과 아시아 3강을 자처했던 한국은 1974년 테헤란과 1990년 베이징,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한 자타가 공인하는 강호였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올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1차전 상대 베트남에 2-0으로 앞서다 3개 세트를 내리 내주며 역전패했다. 경기를 해설하던 김연경이 말을 잇지 못한 졸전이었다. 네팔전은 3-0으로 이겼지만 어수선한 1세트는 비난을 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구처럼 선수들의 실력이 국제대회에 못 미친다는 혹평도 나온다. 그럼에도 최다 연봉자가 나오는 등 거품이 심한 점은 향후 배구의 인기가 하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골수팬 사이에서조차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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