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회생 신청한 20·30 ‘전체 신청자의 절반’

개인회생은 개인파산과 다르다. 개인회생은 일을 하며 부채의 일부를 갚으면 나머지를 면제 받는다. 반면, 개인파산은 현재의 재산을 처분하고 나머지를 면책 받는 것이다. 개인회생과 달리 파산면책 기록이 남아 신용거래에 불이익을...[본문 중에서]
개인회생은 개인파산과 다르다. 개인회생은 일을 하며 부채의 일부를 갚으면 나머지를 면제 받는다. 반면, 개인파산은 현재의 재산을 처분하고 나머지를 면책 받는 것이다. 개인회생과 달리 파산면책 기록이 남아 신용거래에 불이익을...[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투데이 이슈] 개인회생은 채무자에게 일정한 수입이 있는 것을 전제로 채무자가 원칙적으로 3년간 원금의 일부를 변제하면 나머지를 면책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통상 개인사업을 하거나 부채관리가 어려운 중년층에 해당됐던 개인회생20·30 청년세대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의 <2022년 개인회생사건 통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회생을 신청한 20·30의 비율이 전체 연령 중 46.8%로 집계됐다. 개인회생을 신청한 국민 중 절반이 청년인 셈이다. 특히, 지난 3년간 20대의 개인회생 신청 비율은 10.7%(2020) 14.1%(2021) 15.2%(2022)로 꾸준히 상승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청년세대의 개인회생 신청이 늘어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내적 요인으로는 학자금대출과 더불어 과도한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부채 증가를 지적했다. 외적 요인으로는 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와 주식투자가 청년들의 생활고를 압박한 것으로 보았다.

개인회생은 개인파산과 다르다. 개인회생은 일을 하며 부채의 일부를 갚으면 나머지를 면제 받는다. 반면, 개인파산은 현재의 재산을 처분하고 나머지를 면책 받는 것이다. 개인회생과 달리 파산면책 기록이 남아 신용거래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2022년 기준 20·30대 파산신청 비율은 6.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처분할 재산이 없기 때문에 파산신청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자 8천 원도 못 낸다... 카드 돌려막기 무한굴레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만 원까지 대출하는 소액생계비대출도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지난해 327일부로 시행된 소액생계비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면서 연소득 3,500만 원 이하면 신청할 수 있다.

당장의 생활비가 없던 청년들은 일단 받고 보자는 식으로 대출을 신청했지만 이자도 제때 못내는 채무자만 늘어났다. 김희곤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소액생계비대출의 이자미납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이하(24.5%)인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 대출액 61만 원에 금리 연 15.9%를 적용하면 월 이자는 8,000원대다. , 20대 신청자 4명 중 1명은 한 달에 1만 원이 채 되지 않은 이자를 체납했다.

서울시복지재단에서 실시한 청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첫 대출의 사유로 생활비 마련(42%)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학자금 대출도 부채의 비중이 컸지만 생계를 유지하는 비용보다 앞서지 못했다.

청년들은 정부나 시중은행의 대출상품이 막힐 경우 제2금융권과 카드사를 통해 생활자금을 마련한다. 두 자릿수의 고금리지만 대출 문턱이 낮은 저축은행 및 캐피탈, 그리고 빚을 내서 빚을 갚으며 부채를 돌려막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신청한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신용을 회복하기 위해 채무조정을 신청한 20대는 34,286명으로 직전년도 대비 63.2% 급증했다. 동기간 30대도 76,595명으로 47.7% 증가했다.


주담대 연체율 1‘20’... 영끌 후폭풍까지


진학과 취업 등을 이유로 1인 청년가구가 증가했다. 통계청의 <2023년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9세 이하 1인 가구의 비율이 19.2%로 가장 높았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주택담보대출을 거쳐 집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생활고를 겪는 20대 청년층이 늘어나면서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지난해 양경숙 의원실에서 공개한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2분기 기준 20대 이하의 연체율은 0.44%로 집계됐다. 1개월 이상의 원리금 연체를 기준으로 산출됐으며 모든 연령대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대 연체율은 0.17%, 40대는 0.21%, 50대는 0.20%, 60대 이상은 0.21%. 20대 연체율은 각 연령대와 비교해도 모두 2배를 넘는다.

한때 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한다는 신조어의 줄임말 영끌은 청년세대를 부동산 시장으로 이끌었다. 2020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가격 고공행진에 많은 젊은이들이 자산 증식의 꿈을 안고 아파트 투자에 과도한 대출을 영끌했다. 부동산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2110144.5. 이때를 기점으로 지난 1년간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이후 2022년부터 하락세로 반전됐다. 결국 202312월 실거래가격지수는 122.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과 함께 부동산 시장이 하향세를 보이자 일부 청년들은 집을 되팔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청년 세대주들은 영끌의 후폭풍이라는 대출금리 상승과 거품처럼 빠진 주택가격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청년정책 쏟아져도 청년들은 빈곤하다


올해 윤석열 정부의 청년정책 키워드는 주거와 금융의 안정이다. 지난달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과 청약대출이 출시됐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은 기존 청약통장에 비해 이자율과 납입한도를 높였다. 청약대출은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으로 당첨 시 최대 40년까지 2%대의 저금리로 대출 받을 수 있다. 또한, 최대 금리 9%대의 청년희망적금은 만기가 도래했고, 5년간 5,000만 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는 계속해서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한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년 빈곤 실태와 자립안전망 체계 구축방안 연구>에 따르면 만 19~34세의 청년 중 스스로가 빈곤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2.6%로 나타났다. 빈곤하지 않다는 응답률 19.2%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여기서 빈곤은 주거, 경제, 노동, 건강, 교육 등을 아우른다. 특히, 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 중 경제위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조사 결과, 그런 사람이 없다는 응답률이 64.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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