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시사의 窓] 50인 이상 기업 주 52시간 본격 시행…중소기업 ‘존폐 위기’…코로나19로 고용 충격도 커 부작용 최소화 위한 탄력근로제 필요
[뉴스워커_시사의 窓] 50인 이상 기업 주 52시간 본격 시행…중소기업 ‘존폐 위기’…코로나19로 고용 충격도 커 부작용 최소화 위한 탄력근로제 필요
  • 박선주
  • 승인 2020.12.1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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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시사의 窓] 정부가 내년 1월부터 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를 강행하기로 했다. 주 52시간제 유예기간의 종료 시점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정부가 ‘추가 유예’는 없다 입장을 밝힌 것.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이를 위반한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정부가 주 52시간제 시행에 대한 유예기간을 연장하지 않는 것은, 주 52시간제가 현장에 안착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지난 1년간 각종 정책적 지원으로 주 52시간제 준비 상황이 이전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월 50~299인 기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81.1%의 기업이 주 52시간제를 이미 ‘준수 중’이라고 답했고, 내년 주 52시간제 시행에 대해 91.1%가 ‘준수 가능’이라고 했다. 지난 해 조사에서는 ‘준수 중’인 기업이 57.7%, 지난해 연말까지 ‘준비 가능’하다는 기업이 83.3%인 반면 올해 조사에서 더 많은 기업이 주 52시간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조사결과 전국 중소기업의 39%,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업체 중 83.9%는 주 52시간제 준비를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주 52시간제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답한 39%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이 처한 어려움으로는 ▲채용인력에 대한 비용부담(52.3%, 중복응답)을 첫 번째로 꼽았다. ▲구인난(38.5%),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28.7%)가 뒤를 이었다. 경영난에 처한 중소기업은 결국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지만 정부는 벼랑 끝에 몰린 중소기업들의 입장은 뒤로한 채 정책 강행을 유지하고 있다.


중기협 “코로나19에 주 52시간 근무제까지, 경영난 심화될 것”


우리나라는 2018년 3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 52시간제 도입을 알렸다. 근로자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당초 올해 1월부터 주52시간제를 적용할 예정이었다. 다만 산업 현장에서 벌어질 혼란을 줄이기 위해 1년간 계도기간을 부여한 후 내년 1월부터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경영 부담이 커진 중소기업 입장에서 주 52시간제를 도입할 경우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지난 10일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5사 협력사 협의회는 주 52시간제 근무적용을 유예해달라고고 호소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조선업 생산 현장의 80%를 사내 협력사가 차지하는 현실에서 주 52시간이 적용되면 납기일을 못 맞추는 경우가 발생하고, 근로자의 임금 감소에 따른 인력 유출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업은 고객으로부터 수주한 제품을 정해진 때 반드시 납품해야 하는 산업이다. 특히 납기일 선정에 있어 발주처의 요구를 100% 수용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또 환경적 제약이 크고 선후 공정간 협업이 중요한 만큼 변수가 많기 때문에 긴급 돌발 공사와 이에 따른 근로자들의 잔업이 자주 발생하지만 그런 사정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근로자는 잔업과 특근을 해서 월급 300만 원 정도 받았다면,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면 220만~230만원으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계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근로자 중 임금 감소를 반기는 이는 많지 않다.


워라밸도 좋지만 기업 존폐 위기…현실 직시한 정책 필요해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이르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은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생계를 지켜가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시휴직자가 많은 상황. 그들이 언제 복직이 될지도 미지수다. 올해 3~4월에만 취업자 수 감소폭은 102만 명에 달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0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취업자수는 코로나19 충격으로 3∼4월 중 2월 대비 102만명 감소했고, 5∼10월 중에는 취업자수가 34만 명 증가해 완만하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가 반등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발표문을 통해 “663만 중소기업인들이 코로나19로 매출 급감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 52시간제 계도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올해 말 주52시간 계도기간 종료됨에 따라 정부가 조선·건설·뿌리산업 등은 근로시간 조정이 어렵고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만큼 현장컨설팅을 활성화해 시정·지도해달라”며 실효성 있는 인력지원과 임금보전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많은 중소기업이 초과근로가 어려워짐에 따라 기존 생산량 유지에 어려움이 초래될 수 있으며, 추가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정부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탄력근로제, 선택근로제 등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제도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폐의 기로에 서있는 중소기업들은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유연근로제 개정안의 통과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통해 “내년에도 여전히 주 52시간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해서는 노동시간 단축 자율개선 프로그램을 도입해 현장 안착을 지속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장관은 탄력근로제 개편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언급했다. 탄력근로제는 일정 단위 기간 중 일이 많은 주의 근로시간을 늘리는 대신 다른 주의 근로시간을 줄여 평균치를 법정 한도 내로 맞추는 제도다.

정부로서도 3년 전 발표한 정책이고, 지난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한 상황이라 쉽진 않겠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 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해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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