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의 딸 정유라, 한국마사회가 정유라의 국가대표 올림픽 출전을 위해 현명관 회장이 나서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회장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했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강수를 두고 있어 사태가 어디로 흘러갈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거짓 증언한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 위증죄 고발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7일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은 지난 10월 13일 열린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중장기 로드맵 작성 초기에 한국마사회가 참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안 그렇습니다”고 답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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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재홍 감독의 파견에 대해 현 회장은 “정유라 씨를 위해서 마사회에서 승마감독을 파견했다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라고 대답했다. 또 “그 당시에 독일에서 훈련받던 국가대표는 정유라 씨 혼자밖에 없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도, “글쎄, 그건 저는 모르겠고, 승마협회에서 준비단장으로 보내 달라 해서 보내준 것 뿐”이라고 말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하지만 정유라 선수를 포함한 2020년 도쿄올림픽 승마 지원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은 한국마사회가 먼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는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더욱이 박재홍 감독 역시 최순실 측으로부터 현명관 회장이 승낙(OK)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해 현명관 회장이 국정감사에서 마사회는 중장기 로드맵 작성과 무관하고, 박재홍 감독의 파견은 승마협회의 요청에 따랐을 뿐이라고 대답한 것은 위증에 해당한다는 것이 김 의원 측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그 증거로 지난 2일 입수한 한국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 한글파일의 문서정보를 조회하면 문서의 초기 작성자가 한국마사회(KRA)로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파일이 한국마사회에서 생성돼 한국승마협회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문건 작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마사회 관계자의 증언을 인용해서 “승마협회가 승마 유망주를 선발해 독일로 전지 훈련을 보낸다는 내용의 로드맵 초안은 지난해 여름 마사회 산하 승마진흥원이 먼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삼성전자 측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6명의 승마유망주를 육성하려 했으나 선수선발이 여의치 않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정유라 선수를 우선 지원한 것으로 삼성전자가 승마협회 회장사라고 할지라도 자금이 용도에 맞게 제대로 집행되기 위해 협회를 거치기 보다 최순실 모녀가 소유하고 있는 비덱코리아에 35억원을 지난해 9월부터 직접 송금했다고 해명했고, 지난해 10월에 작성된 중장기 로드맵은 마장마술, 장애물, 종합마술 등 3개 종목에 각각 4명씩 12명의 선수를 승마협회를 통해서 지원하게 돼 있음에도 삼성전자가 ‘승마유망주 6명’을 운운한 것은 승마협회 중장기 로드맵에 앞서 별도의 도쿄올림픽 승마 지원계획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 현 회장은 정유라의 2020년 올림픽의 출전을 위해 도왔고, 그것을 모른다고 지난 국감에서 말해 김현권 의원이 중심으로 현 회장을 위증죄로 고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김 의원은 “한국마사회가 정유라 선수를 포함한 2020년 올림픽대비 독일 승마 현지훈련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파견한 박재홍 감독은 최순실측으로부터 현명관 회장이 승낙했으니 독일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현지로 떠났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박재홍 감독은 “당시에 최순실측으로부터 현명관 회장이 파견에 동의했다는 말을 들었다. 현 회장이 독일 파견을 결재 했음에도 김영규 부회장은 기다리라고 했다”면서 “(독일 쪽에서) 승마연수를 해달라고 해서 휴가를 내고 독일로 갔는데, 부회장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서 경위서를 쓰게 했다. 결국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한테 덮어씌우려 하는 것 아니냐고 마사회에 따졌다. 부회장은 나중에 탈이 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지, 회장이 왜 나를 자꾸 나가라는 식으로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감독은 “정확하게 말한다면 현 회장은 100% 알고 있었다. 현 회장이 최순실이 시켰다 어쨌다 이런 거를 얘기하진 않을 것이지만 중장기 로드맵 쭉 읽어보니까 100% 현 회장이랑 최순실 그들끼리는 다 연결됐구나. 읽으면서 아아 그러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이 김 의원 측 이야기다.

박 감독은 이어 정유라와 종목이 다른 자신을 파견한 이유에 대해 “결국 유라를 지원하기 위해 명분을 만들어내려 장애물도 지원하려고 했을 거다. 승마협회는 어쨌든 간에 한 명에게는 지원 못하니 장애물도 하고. 마장마술도 하고 종합마술도 하고 이렇게 여러 종목의 선수들을 지원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내가 1월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엎고 안 들어왔다면 마사회도 코레스포츠(비덱코리아)에 돈 보냈을거다.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마사회도 돈을 보낼 마음을 먹고 있었다. 내가 두드려 깨놓고 나오니까 그게 안 된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올림픽에 출전해서 메달을 노릴만한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정유라를 지원하기 위해 세계 수준에 근접한 국내 최고의 선수를 두고 삼성과 마사회, 그리고 승마협회가 갖고 놀다시피하면서 정작 올림픽 메달 유망주가 선수생명을 상실할 위기에 처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 위증죄로 현명관 회장을 고발하는 것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와중에 현명관 회장이 최근 최순실을 도우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국마사회에 대한 언론 취재가 강화되자, 한국마사회는 “당분간 언론 매체 출입은 완전 봉쇄된다면서 지원이 동행하지 않은 의심되는 현장은 반드시 신고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마사회는 현 회장 임기를 한 달여 앞둔 6일, 현 회장과 전영해씨 사이에서 태어난 어린 딸의 승마지도를 도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언론책임자 박진국 커뮤니케이션실장을 서울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 것을 비롯한 파격적인 부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해 나라가 떠들썩함에도, 전 씨가 아직도 마사회 인사에 까지 개입하고 있다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 씨는 현 회장이 설립해 K스포츠·미르 재단 강제모금 등으로 구속된 안종범 청와대 전 정책조정수석이 참여해 특혜 시비를 유발하고 있는 창조경제를 주제로 한 연구단체인 사단법인 창조와 혁신을 주도하면서 최순실측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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