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이자놀이 ‘이대로 괜찮은가!’ 릴레이 오피니언①

은행 ‘예대마진’ 매달 공시 예정, 신용점수 알면 비교 가능할 듯

정치권도 은행 대출금리 ‘비판’…금융권 “이자부담 감소효과 기대”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은 은행에서 실제로 받는 예금과 대출금리를 보다 명확히 파악하고자 마련됐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격차를 해소하고, 가산금리의 적정성과 담합 요소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이로써 다음 달부터는 어느 은행이 ‘이자장사’를 많이 하는지 비교할 수 있게...<본문 중에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은 은행에서 실제로 받는 예금과 대출금리를 보다 명확히 파악하고자 마련됐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격차를 해소하고, 가산금리의 적정성과 담합 요소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이로써 다음 달부터는 어느 은행이 ‘이자장사’를 많이 하는지 비교할 수 있게...<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국민의 시선] 올 상반기 시중은행과 금융회사들의 순이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출금리 상승 속에 올 1분기 국내은행 총이익 중 이자수익 비중은 90.6%에 이른다.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는 주택담보대출 상단이 7%대에 이를 정도로 가파른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총이익은 139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00억원 늘었다. 이자이익이 126000억원으로 전체 총이익의 90.6%를 차지했으며, 비이자이익은 13000억원이다. 이렇게 은행의 이익이 커진 건 이자장사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리가 올라갈 때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대출상품들은 빠르게 금리가 반영된다. 반면 예·적금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정치권도 대출금리에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국민의힘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민생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오히려 예금·대출 금리 격차(예대마진)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며 예대마진 월별 공시 등 투명한 관리를 주문했다. 이 예대마진은 20202.05%p에서 현재 2.37%p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전체 은행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월별로 공지토록 했다. 은행별 이자장사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은행 간 대출금리 인하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신용점수별로 대출 평균금리도 공시해 금융소비자들은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기존에 분기별로 공시됐던 예대금리차가 다음달부터 1개월 단위로 비교 공시된다. 이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산출된다.

예대금리차는 대출 평균(가계+기업)’ 기준과 가계대출기준 모두 공시된다. 특히 가계대출 기준 예대금리차는 신용점수 구간별로 대출금리와 함께 공시해 금융소비자가 대출 금리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은 은행에서 실제로 받는 예금과 대출금리를 보다 명확히 파악하고자 마련됐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격차를 해소하고, 가산금리의 적정성과 담합 요소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이로써 다음 달부터는 어느 은행이 이자장사를 많이 하는지 비교할 수 있게 됐다.


8월부터 고금리 대출이자 내던 소비자도 쉽게 확인 가능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하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금리정보 공시를 제도 개선방안이 나왔다.

현재도 은행연합회에 매달 은행별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대출금리가 공개되고 있다. 하지만 은행별 자체 신용등급 기준으로 총 5단계로 나눠 공시되고 있어 소비자는 본인 신용점수에 맞는 금리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예대금리차 공시 개선을 비롯해 대출금리 및 예금금리 공시가 7월 금리 정보부터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에 착수한다. 매달 20일 은행연합회에 전월 평균금리가 공시되고 있는 만큼 이르면 다음달에 7월 금리가 개선된 방식으로 공시될 예정이다.

현재는 실제 우대금리를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받아갔는지 알기 어려운 구조다. 앞으로 전월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금리를 공시하면 실질적인 수신 평균금리 비교가 가능해진다.

이에 가계대출금리 공시기준이 신용평가사 신용점수로 바뀐다. 신용점수는 50점 단위로 총 9단계로 세분화한다.

은행들이 전월에 예·적금을 평균 얼마의 금리로 판매했는지도 은행연합회에서 알 수 있게 된다. 지금은 판매 중인 수신 상품의 기본금리 및 최고우대금리 등 정보만 공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간 금리경쟁 촉진을 위해 관련 제도를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다그동안 본인도 모르게 고금리 대출이자를 내고 있던 소비자들도 손쉽게 금리 비교가 가능해져, 이자 부담 감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금리 인상시기 유동성 리스크 대비해야


물론 은행이나 보험카드사 등 여신금융기관에서 차주가 돈을 빌렸으면 정당하게 이자를 치르고 갚아야 한다. 문제는 예대마진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

국민의힘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84차 회의를 열고 고금리와 물가상승이 민생 이중고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금융 취약차주들을 지원해 이자 부담을 먼저 완화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은행의 초호황은 20186월 이후 예대금리차로 인한 이익창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금 경제위기는 국민 개개인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어렵다은행들의 적극적 협조와, 예대마진에 대한 시장 순기능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의 끝으로 불리는 신용카드 리볼빙(결제액 이월 약정) 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리볼빙 이용액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급하게 돈을 찾는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대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취약차주(저신용·다중채무자)가 주로 찾는다. 문제는 이자가 비싸다는 것. 여신업계에 따르면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는 지난 1분기 기준 연 14.83~18.52%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난 5여전사의 가계대출은 취약자주가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금리가 오르면 건전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차주의 상환능력에 맞게 대출을 취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기에 가계대출과 취약 차주(대출자)의 위험 요인을 강조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고리대(高利貸·부당하게 비싼 이자를 받는 돈놀이)는 살림이 빠듯해진 서민들의 삶에 또 다시 큰 피해를 끼쳤다. 빌리는 자가 빌려준 이에게 재화를 사용한 대가로 원금에 추가로 지불하는 것이 이자(利子). 적정한 이자는 대차관계를 원활하게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이율의 고리대는 빌리는 자의 경제적 파산을 초래할 수 있고 시장경제를 왜곡시키기 때문에, 늘 정부의 규제의 대상이 돼 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3은행의 공적기능이 법에 분명히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은행의 공적기능이 강화되면 소비자보호도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름만 다를 뿐 고리대가 존재하는 것 같다. 가파른 물가상승률로 가뜩이나 서민들의 삶이 고단한데, 급하게 빌린 돈 때문에 고리대금의 아픔이 재현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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