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부지 지역에서 시작된 인구위기
![2018년 폐교한 충남 부여군의 인세초등학교 운동장은 현재 캠핑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물놀이장은 물론 카라반과 텐트데크도 마련돼 있다. 학교 본관에는 노인대학을 설치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수강생의 1/3이 인세초등학교 출신으로, 노인이 되어 모교로...[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411/356490_370131_2827.jpg)
전국에 문을 닫은 초·중·고등학교가 4000곳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폐교를 고령화 전문시설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서울시교육청은 조례안을 통해 폐교의 노인주택화 근거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식물원, 카페, 예술관 등 이색적인 공간으로 폐교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편, 폐교를 막아야 지역이 살아난다는 기조 아래 마을 주민과 지자체가 나서 학교를 지원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심각한 저출산 현실에 문을 닫는 학교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폐교→노인복지주택’ 서울시교육청 조례안 공표
교육부의 <전국 시·도교육청 폐교재산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의 폐교 누적 수는 총 3955곳으로 집계됐다. 용도 변경 등을 이유로 매각된 2609곳과 별도 임대시설로 활용하는 979곳을 제외하면, 전국에 367개의 폐교는 방치된 채 남아있다.
폐교 사유는 대부분 입학생 부족에 따른 학교운영 불가로 해당 지역의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가 주된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폐교된 지역을 저출산과 고령화에 직면한 인구위기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으며, 폐교를 고령화 맞춤시설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지난 9월 서울시교육청은 폐교재산 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를 일부 개정해 공포했다. 폐교재산을 노인복지주택, 일명 실버타운으로 조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서울 내 폐교는 총 7곳이며 이중 6곳이 미활용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은 폐교 부지 활용에 대한 기초 계획은 수립했다고 밝혔으며 이번 조례안 공포로 고령화 시설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미 지방에서는 폐교를 노인시설로 전환하고 있다. 2009년 폐교한 충남의 장수초등학교가 요양원으로 전환됐고, 2015년 문을 닫은 강원의 향곡초등학교는 재가노인보호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교무실이 사무실로, 아이들이 사용하던 교실이 생활실이나 치료실로 바뀌었다.
예술관, 캠핑장, 식물원... 폐교의 재탄생
폐교의 고령시설 전환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이러한 단편적인 대안에 우려를 표하는 입장도 적지 않다. 지역 특성에 맞는 부지 활용 또는 새로운 이색공간을 창출해 지역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폐교를 예술관이나 캠핑장, 식물원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경남 고성군에 소재했던 삼산중학교가 폐교 이후 청년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달 7일 개장한 고성청년예술촌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 9억 원을 지원받아 준공됐다. 작가들의 창작공간인 동시에 관광자원 및 청년인구의 유입을 도모하는 다목적시설로 변모하고 있다.
2018년 폐교한 충남 부여군의 인세초등학교 운동장은 현재 캠핑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물놀이장은 물론 카라반과 텐트데크도 마련돼 있다. 학교 본관에는 노인대학을 설치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수강생의 1/3이 인세초등학교 출신으로, 노인이 되어 모교로 찾아와 다시 교육을 받고 있다.
경북 안동의 한 폐교는 내부에 다양한 식물을 키워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으로 꾸미고, 지난달 4일간 이벤트를 개최했다. 400명이 넘는 외지인이 찾아왔을 만큼 성황을 이뤘다. 폐교의 색다른 변신이 외부 방문객을 유인하는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폐교 막기 위한 지역사회의 고군분투... 정부는?
폐교의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만큼 폐교를 막기 위한 대응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충북 제천에 위치한 송학중학교는 지난해 폐교 위기에 처했지만 주민들과 동문회가 나서 극복했다. 제천시로부터 스쿨버스와 장학금을 지원받고 동문회로부터 후원금이 조성됐으며 교사와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특화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 결과 2022년까지 0명이었던 신입생이 올해 12명으로 늘었다.
강원 강릉시에 소재한 운산초등학교은 2001년 단 1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폐교 위기를 앞서 직면했다. 이 또한 마을 주민과 동문회, 학교가 모여 셔틀버스 운영을 위한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장학금 등 기금을 마련해 학교 살리기에 집중했다. 5명 이내에 불과했던 분교가 2021년 본교로 승격됐고 현재 50명의 재학생이 다니고 있다.
그러나 합계출산율이 0.7명까지 떨어진 현 실태를 고려하면 폐교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6일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역 활력을 재창출하는 공간으로서 빈집과 폐교 역할을 다각적으로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부도 폐교 릴레이를 저지할 만한 현안이 부재한 상태이며 결국 폐교의 활용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이슈 사회] 저출산 극복? 거품 웨딩물가부터 잡아야... 가격표시제 도입될까
- [이슈 사회] 108억 아파트 매입자 20대..부모찬스 금수저 늘었나
- [시사 이슈] 조두순 사건부터 신촌 묻지마 폭행까지..술 취하면 감형? ‘주취감경 폐지’ 주장 재점화
- [뉴스워커_시사 이슈] 1억9천만원 걸고 바카라한 16살... 당신의 자녀도 도박 중독?
- 날로 악랄해지는 보험사기 수법 들여다보니..100명 가담한 보험사기부터 실손 빼먹는 의료쇼핑까지
- 해양수산 신지식인 대상... 여수 김춘섭 엔바이로젠 대표
- 남도장터 운영 장·단기 전략 부재
- 최병용 도의원, 지역 간 형평성 등 고려한 생활임금 결정돼야
- 75세까지 일해야 살아남을까? 정년 연장의 두 얼굴
- 300만원 줘도 안온다... 외국인으로 채워지는 제조업
- 尹, 소상공인·자영업자 역대 최고 지원 밝혀... 양극화 타개 본격화
- 예산안 단독처리에 이어 감사원장 탄핵까지... 여·야 强대强 대치 지속
- 비상계엄령이 쏘아올린 탄핵소추안... 헌재 6인 체제에서 가능할까
- 계엄·탄핵 정국에 증시 100조 날라갔다... 환율 1500원도 고심초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