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재개된 전장연의 탑승 시위, 실효성이 있을까?

전장연은 지난 20년 가까이 일관되게 이를 주장하고 있으나, 정치권과 제도권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무시해 왔다고 말한다. 청와대나 국회 앞 시위를 비롯해 각종 투쟁에도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이어지지 않다가 출근길 시위를 시작하고 나서야 언론과 정치권이 자신들의 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꼭 이 시위 때문만은 아니겠지만...[본문 중에서]
전장연은 지난 20년 가까이 일관되게 이를 주장하고 있으나, 정치권과 제도권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무시해 왔다고 말한다. 청와대나 국회 앞 시위를 비롯해 각종 투쟁에도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이어지지 않다가 출근길 시위를 시작하고 나서야 언론과 정치권이 자신들의 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꼭 이 시위 때문만은 아니겠지만...[본문 중에서]

지난 21일 오전 8,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면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탑승 시위가 있었다. 지난해 48일 이후, 1년여 만에 재개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시위는 62회차를 맞이했다. 시위는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의 제지로 불발되는 것 같았지만, 참가자들 가운데 일부가 오전 845분께 탑승을 시도하면서 과격화되기 시작했다.

욕설과 몸싸움이 난무하는 가운데, 결국 오전 855분쯤 휠체어를 탄 한 집회 참가자가 지하철 내에 탑승했다. 시위자들은 다 같이 환호했고, 이 과정에서 지하철 문이 수십 번씩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면서 출발하지 못했다. 열차는 10분 넘게 지연되었고, 이후 열차는 20여 분간 혜화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탑승 시위는 약 1시간 30분 만에 마무리되었다.


2021년부터 시작된 명백한 불법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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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장애인과 노약자 등 모든 교통약자들의 온전한 이동권을 위한 입법을 목표로 한 시위다. 이들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시위는 2021년부터 전개된 것으로 여객열차의 운행을 방해하는 명백한 불법 시위다. 휠체어에 탑승한 인원이 지하철에 탑승해 지나는 역마다 반복적으로 타고 내리는 방식으로 시위가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된다. 아예 쇠사슬로 몸을 묶거나 열차 출입문을 막는 형식의 극렬 시위도 빈번하게 이뤄진다. 최근에는 Die-In이라고 해서 죽은 것처럼 드러눕는 방식의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시위는 출퇴근 시간인 오전 8시에 이용객이 많은 주요역인 혜화역, 시청역, 서울역, 광화문역 등에서 진행된다. 실제로 21일 오전에도 혜화역 뿐만 아니라 오남역과 선바위역에서도 시위가 진행되어 오전 8시부터 35분간 열차가 운행되지 못하기도 했다.


곱지 않은 시선과 고발에도 시위를 계속하는 이유?


명백한 불법 시위이기에 이들은 시위를 할 때마다 형사 고소를 받는다. 21일 시위 이후에도 서울시는 전장연의 업무 방해성 불법 시위로 열차 운행이 늦어져 2100만 원의 손실액이 발생했고 공사 직원 일부가 다쳤다며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고발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출근길이 방해받은 대중들의 시선 역시 곱지 않다. 월요일 아침부터 이들의 시위 때문에 지각하거나 다른 역에서 내려 버스, 택시를 이용해야 했던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대중들의 시선도 곱지 않고, 시위를 할 때마다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청구를 받는데도 이들이 시위를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리_뉴스워커
정리_뉴스워커

전장연 측에서도 자신들의 시위가 많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수많은 욕설과 혐오를 감내하는 대신, 대한민국 사회를 중증장애인들의 기본적이고 최소한의 권리가 보장받는 사회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하철을 대상으로 하는 시위가 주목받고 있기에 장애인 이동권에 관한 요구만 부각되지만, 전장연이 주장하는 바는 탈시설 권리와 관계된 전방위적 예산이다. , 장애인들이 더 이상 거주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전장연은 지난 20년 가까이 일관되게 이를 주장하고 있으나, 정치권과 제도권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무시해 왔다고 말한다. 청와대나 국회 앞 시위를 비롯해 각종 투쟁에도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이어지지 않다가 출근길 시위를 시작하고 나서야 언론과 정치권이 자신들의 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꼭 이 시위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202112월에는 전장연의 요구조건 중 하나인 시내버스에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통과되었고, 20231월부터 시행되며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해 주고 있다.


전장연은 장애인에게 편한 대중교통은 우리 모두에게 편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통해 설치된 지하철 역사 내 엘리베이터와 저상버스의 혜택은 장애인뿐 아니라 노인과 유모차 등 다양한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들의 간절함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출퇴근 시위처럼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방해하면서 얻은 성과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전장연의 출퇴근 시위는 장애인에게 기본적으로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는 일반 대중들의 인식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다. 지금 당장은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전장연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 모르지만,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손해가 아닐까? 시민들의 의식도 많이 성숙해졌고, 제도권에서도 이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니, 더 이상의 극단적인 시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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