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을 잘못 판단한 대응이라는 비판도 있다. 싱크홀의 가장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상하수도 누수인 것은 맞지만, 상하수도 누수로 인한 싱크홀은 자동차 바퀴가 빠지는 정도의 작은 땅꺼짐에 그칠 뿐이다. 하지만 사람이 위험할 수 있는 대형 크기의 싱크홀은 대부분 지하 공사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하 공사 현장에 지질 전문가를 배치하고, 지질 조사를 더욱 체계적이고 보수적으로 실시해 공사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4/376621_396842_5914.jpg)
지난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는 잇따른 싱크홀과 지반 침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지하공간 관리 혁신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싱크홀 사고 예방을 위한 지하공간 관리 혁신안
강동구 명일동과 경기 광명시 등 인명피해를 야기한 대형 싱크홀 사고 이후, 재발 방지 대책에 골몰하던 서울시는 ‘지하공간 관리 혁신안’을 통해 지하 안전 관리를 재설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지하공간 관리 혁신안의 대표적인 조치 중 하나는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확대다. GPR은 지표면 아래 지반의 상황을 확인하는 장비다. 서울시는 현재 총 4대의 GPR 장비를 운영하고 있으나, 15억 원을 투입해 차량형 GPR 3대를 추가로 도입, 총 7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점검 범위도 현재의 30%에서 60%로 늘리고 지하 2m만 측정 가능한 장비의 한계를 고려해 20m까지 지층 변동을 계측할 수 있는 지반 내 관측 센서 기술을 설치할 예정이다.
싱크홀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30년 이상 된 노후 상하수도관 교체사업도 빨라질 전망이다. 하수관은 기존에 연평균 2000억 원을 투입해 매년 100km 가량을 교체해 왔으나, 앞으로는 4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200km의 하수관을 정비하기로 했다. 30년 이상 경과한 상수도관 3074km에 대해서는 2040년까지 연차 정비를 실시하고 이와 관련한 국비 지원 확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전담조직인 ‘지하안전과’도 신설된다. 현재는 싱크홀 관련 민원이나 정보는 2개팀, 9명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도맡았지만, 이 조직을 과 단위로 확대하고 인원도 30여명으로 충원해 운영한다. 공동탐사 정기점검 주기를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지하 10m 이상 굴착 및 터널 굴착공사장 특별점검 주기는 연 1회에서 월 1회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알멩이를 빼놓은 대책? 정보공개와 지하 공사 관리·감독이 중요!
‘지하공간 관리 혁신안’은 계속되는 싱크홀 사고에 대처하기 위한 서울시의 노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투명한 정보공개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싱크홀 위험지도라 불리는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반침하 안전지도는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싱크홀 사고 이후에 제작한 지도로 서울 전역의 지반침하 위험도와 사고 이력, 지하 시설물 상태 등을 종합해 서울의 도로 위험등급을 1~5등급으로 구분해 놓은 지도다.
서울시는 이 지도가 GPR 탐사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내부 참고자료에 불과하다며 그 자체가 위험등급을 나타내는 자료가 아니기에 공개 시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비밀행정이 부동산 가격을 고려한 정치적 결정 아니냐는 우려섞인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시민들이 직접 싱크홀 지도를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원인을 잘못 판단한 대응이라는 비판도 있다. 싱크홀의 가장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상하수도 누수인 것은 맞지만, 상하수도 누수로 인한 싱크홀은 자동차 바퀴가 빠지는 정도의 작은 땅꺼짐에 그칠 뿐이다. 하지만 사람이 위험할 수 있는 대형 크기의 싱크홀은 대부분 지하 공사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하 공사 현장에 지질 전문가를 배치하고, 지질 조사를 더욱 체계적이고 보수적으로 실시해 공사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현장에서 안전 설계를 제대로 지키는지를 전문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에서 잦은 싱크홀 발생에 대처하기 위해 ‘지하공간 관리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싱크홀에 대한 대중의 걱정과 불안을 불식시키기 어렵다. 대중들에게 효과적인 싱크홀 대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서울시는 하루빨리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공개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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