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는 객관적으로 한국에게 유리한 조 편성으로 보인다. B조는 한국(FIFA 랭킹 23위), 이라크(55위), 요르단(68위), 오만(76위), 팔레스타인(96위), 쿠웨이트(136위)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본문 중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는 객관적으로 한국에게 유리한 조 편성으로 보인다. B조는 한국(FIFA 랭킹 23위), 이라크(55위), 요르단(68위), 오만(76위), 팔레스타인(96위), 쿠웨이트(136위)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스포츠] 한국 축구 상태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한국은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이는 홍명보 감독 체제 하에서 치른 첫 공식 경기였다. 이 무승부는 '상암 참사'라고 불릴 만큼 충격적이었다. 이날 경기를 직관한 홈팬들은 축협과 홍명보 감독에 야유를 퍼부었지만, 이것을 오해한 김민재와 사소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야말로 첫 경기부터 대차게 산으로 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반면, 다른 곳에서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박윤정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9월 8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독일과의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2014 캐나다 대회 이후 10년 만의 쾌거다. 박 감독은 "한국 여자축구도 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 뿐만 아니라 10년 만의 조별리그 진출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한국 여자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 출신 감독들의 해외 활약도 눈부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는 9월 6일 카타르를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두며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역시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FIFA 랭킹 133위 인도네시아가 56위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긴 것은 놀라운 성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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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들과 비교되는 상황 속에서 홍명보호는 9월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오만과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홍 감독은 8일 오만 현지 적응 훈련에 앞서 "팔레스타인전과는 다른 선발 라인업과 전술을 예고"했다. 야유를 받은 홈을 떠나 중동으로 장거리 원정을 떠나는 홍명보호에 탑승한 모두가 이번 오만전만큼은 꼭 이기길 바라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B조, 최약체 쿠웨이트 다음으로 약체 팔레스타인에 ‘상암 참사’ 당한 한국, 공동 4위로 출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에서 한국의 첫 상대는 팔레스타인이었다. FIFA 랭킹 96위, B조에서 최하위 쿠웨이트(136위) 다음으로 낮은 순위의 팀이다. 그러나 9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되었건, 축협과 홍명보호의 생존이 되었건, 그 어떤 이유로든지 이기지 못하는 것을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경기였다.

B조의 현재 순위를 분석해 보면, 1위 이라크(승점 3), 공동 2위 요르단과 쿠웨이트(승점 1, 득점 1), 공동 4위 한국과 팔레스타인(승점 1, 득점 0), 6위 오만(승점 0)이다. 이라크가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며 선두를 달리고 있고, 요르단과 쿠웨이트는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득점에서 앞서 있다. 한국은 FIFA 랭킹 23위로 B조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자랑하지만, 실제 조별 순위에서는 4위에 머물러 있다. 겉모습이 화려한 한국 축구의 위상과 실제 경기력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 결과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현재 이스라엘과의 분쟁으로 인해 자국에서 훈련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부 선수들은 개인 훈련으로 대표팀 준비를 해야 했다. 이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비겼다는 것에 대부분의 팬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거나 ‘이해할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역대급 꿀조라는 B조에서 가장 약한 팀 중 하나를 상대로 홈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약체 팀에게 무승부라는 성적으로는 팔레스타인보다 훨씬 더 실력이 높은 오만을 상대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음을 뜻한다. 오만은 팔레스타인보다 모든 면에서 우리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 여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오만 쇼크, 2002년 4강 신화 쓴 한국, 2004 중국 아시안컵 3연속 치명타 재현 조짐


2004년 중국 아시안컵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지 2년 만에 한국은 오만을 상대로 1:3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한국은 직전 월드컵 개최국이자, 네팔과의 16-0이라는 역대급 성적을 계기로 사기와 컨디션이 잔뜩 충전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이때의 분위기를 동력으로 오만 원정에서 조 1위를 확정 짓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출국했다.

이 ‘오만 쇼크’는 갑자기 나타난 충격은 아니었다. 오만전 직전 베트남을 상대로 0-1로 패했다. 이날의 패배로 한국은 59년 메르데카컵 이후 44년 만의 패배라는 굴욕을 맛보았다. 오만전 이후에는 최약체 몰디브와 0-0으로 비기며 3연속 무승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현재 상황과 유사성을 보인다. 단순히 홍명보호의 적응 과정이라고 보기에는 그때와 지금의 전력은 차이가 너무 심하다. 팔레스타인과의 무승부, 그리고 다가오는 오만과의 경기. 역사의 반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5 AFC 아시안컵 호주 대회에서 한국은 오만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과거의 아픔을 일부 씻어냈다. 그러나 당시 경기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1-0이라는 근소한 차이의 승리는 한국과 오만의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고려했을 때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강팀강, 중동의 복병 오만, 일본, 이란, 호주 등 아시아 강호 모두 '오만 쇼크' 당했다.


오만은 FIFA 랭킹 76위의 중위권 팀이지만, 아시아 축구계에서는 '자이언트 킬러'로 불린다. 이는 과거 여러 강팀들을 상대로 이변을 일으킨 경험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 홈에서 오만에 0-1로 패했다. 이는 일본 축구 역사상 오만을 상대로 첫 패배였다. 당시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우리가 너무 방심했다"고 인정했다. 이 패배는 일본 축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고, 오만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호주 역시 2011년 11월,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오만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이 패배로 호주의 월드컵 진출 가도에 차질이 생겼고, 결국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가까스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란도 2013년 5월 오만과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는 한국이 겪었던 '오만 쇼크'와 동일한 스코어였다. 당시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지만, 오만의 저력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만의 강점으로는 조직력과 투지가 꼽힌다. 개인기에서는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팀워크와 헌신적인 플레이로 그 격차를 메우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중동 특유의 날카로운 역습도 오만의 무기로 꼽힌다.

따라서 한국은 오만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FIFA 랭킹, 과거의 전적, 이 모든 것은 경기가 시작되면 무의미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컨디션과 집중력, 그리고 승리에 대한 의지다. 오만은 분명 강팀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한 팀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역대급 꿀조 걸린 한국, 2차 오만 쇼크 당하면 가시밭길 될 듯… B조 다들 의욕 넘쳐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는 객관적으로 한국에게 유리한 조 편성으로 보인다. B조는 한국(FIFA 랭킹 23위), 이라크(55위), 요르단(68위), 오만(76위), 팔레스타인(96위), 쿠웨이트(136위)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꿀조' 구성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이 조 편성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에게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FIFA 랭킹 23위 안쪽에 들면 본선 2 포트가 가능하므로 예선이 시작하는 시점에서 22위였던 한국에는 충분히 달성가능한 목표이다. 애초에 압도적인 성적으로 2차 예선 통과,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팀과 나머지 팀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의 가장 가까운 본선 진출 기록은 40년 전이다.

한국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나머지 팀들의 전략이다. 사실상 한국을 제외하면 B조 자체가 꿀조이기 때문에 나머지 팀들도 2위를 노리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1위는 못 하더라도 2위는 ‘해볼 만 한데?’라는 것이다. 이로써 한국에게는 최대한 지지 않는 전략이, 나머지 팀과의 경기에서는 최대한 승리를 끌어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이라크와 요르단은 2위 진출을 목표로 할 것이며, 나머지 팀들도 4위권 진입을 노릴 것이다. 즉, 모든 팀이 본선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동 팀들의 홈 경기 이점도 고려해야 한다. 기후 조건, 장거리 이동, 시차 적응 등의 문제는 한국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중동팀 특유의 늪 축구, 부상 위험 등등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2025년 2월 28일부터 3월 29일까지의 라마단 기간 동안 열리는 경기들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한국의 본선 진출 전략은 명확해 보인다. 4~6 포트 팀들(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에게 최소 5승 1무 이상을, 이라크와 요르단을 상대로 2승 2무 정도를 기록해야 한다. 특히 홈 경기 5경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첫 경기에서 팔레스타인과 비기며 이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만약 오만전에서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매우 험난한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꿀조'는 순식간에 '독조'로 변할 수 있으며, 다른 팀들의 사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여기고 임해야 하며, '꿀조'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자국팀 지길 원하는 홈팬이 어딨겠나? 이유 있는 비판, 팬들은 응원해 주는 기계 아냐…


팔레스타인전 이후 김민재의 "못하길 바라고 응원하시는 듯 했다"는 발언은 선수와 팬 사이의 기대치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축구에서 팬들의 역할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선다. 그들의 목소리는 때로는 격려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팀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특히 한국과 같이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나라에서 팬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A매치 관심도가 높은 붉은악마를 비롯한 국내 팬은 당연히 한국의 승리를 바랄 것이다. 자국팀이, 그것도 홈에게 굴욕적인 치욕을 당하는 것을 그 어떤 팬이 원하겠는가? 그런데도 팬들의 응원을 받지 못한 것이라면,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분명 지난 2차 예선까지는 홈에서 열린 경기에 상암의 티켓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그런데 경기 2주 전인 지난 20일, 축협은 공식 채널을 통해 팔레스타인전 티켓 예매 일정을 공개했는데 가격이 논란이 되었다. 프리미엄 테이블석(35만원)과 3등석(3만원)은 기존과 비슷했지만, 레드석 가격은 5만원으로 1만 5000원 인상, 2등석 S구역과 A, B구역도 각각 1만원씩 올랐다. 레드석의 가격은 기존보다 무려 43% 대폭 인상되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인상에 팬들은 클린스만의 위약금과 천안축구센터 건설 등으로 돈이 없는 축협이 티켓 가격을 불시에 인상했다는 불만이 대다수다. 결국 이날 상암은 만석을 채우지 못했다.

티켓값 인상도 어이가 없는데 어수선한 축협 운영과 홍명보의 절차를 무시한 선임은 기존부터 있었던 불만이었다. 이번 경기를 열심히 준비해서 그 논란을 해소할 필요가 있던 홍 감독은 8월 4주차가 되어서야 코치진을 완성했다.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물론, 여러 사정이 있었겠지만서도 ‘아무리 약팀들을 상대로 너무 안일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대충 홍명보로 감독 세워놓고 ‘어차피 B조는 꿀조니까 대충 준비해도 이기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반드시 홍명보호는 팔레스타인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러나 팬들의 우려대로 경기는 흘러갔다. 이겼더라도 본전인 경기, 불난 팬심에 기름만 끼얹었다.

경기 후 김민재와의 논란에서 붉은악마 측은 “지기를 바라는 응원은 없다”며 대응했다. 그 말이 맞다. 지기를 바라고 경기를 보는 팬이 누가 있겠나? 다만, 현 상황에 대해 팬들은 비판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건강한 비판이다. ‘오죽하면 이랬을까?’라는 이해의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는 사건이다. 기분 좋은 응원만 해야 한다는 법도 없다.

붉은악마는 이번 오만전부터는 “홍명보 나가”와 같은 비난 구호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정당한 비판은 언제까지나 침묵을 유지할 수 없다. 오만전 또한 낙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원정까지 달려간 팬들에게 또다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다음은 더 큰 구호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한번은 참을 수 있다. 명심해라.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단순히 응원을 해주는 기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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