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상무, 대대강광 강원, 이 둘의 2위 싸움, 해외에도 비슷한 팀들이?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한때 '축구특별시'라 불리며 4만 관중을 동원했던 대전도 IMF 이후 구단 운영의 어려움을 겪으며 시민구단으로 전환됐고, 나머지 세 팀 역시 가난한 시도민 구단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 기업구단들처럼 공격적으로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도 없었고, 많은 지원을 받기도 어려웠다. 좋은 선수가 나타나면 수도권 팀들이나 울산, 전북, 포항 같은 지방 명문 구단들이 데려갈 것이 뻔했다. 어쩌다 돌풍을 일으켜도 기반이 미약해...[본문 중에서]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한때 '축구특별시'라 불리며 4만 관중을 동원했던 대전도 IMF 이후 구단 운영의 어려움을 겪으며 시민구단으로 전환됐고, 나머지 세 팀 역시 가난한 시도민 구단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 기업구단들처럼 공격적으로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도 없었고, 많은 지원을 받기도 어려웠다. 좋은 선수가 나타나면 수도권 팀들이나 울산, 전북, 포항 같은 지방 명문 구단들이 데려갈 것이 뻔했다. 어쩌다 돌풍을 일으켜도 기반이 미약해...[본문 중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울산이야 그렇다 치자. 24일 막을 내린 K리그의 종합 순위는 좀 의외였다. 강원FC23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8라운드 최종전에서 포항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 입단을 앞둔 양민혁의 결승골로 거둔 승리였다. 이로써 강원은 승점 64(19712)를 쌓아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인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종전 최고 성적이었던 6위를 훌쩍 뛰어넘은 기록이다.

김천 상무는 FC서울과의 홈 최종전에서 1-3으로 패했다. 하지만 올 시즌 K리그1 38경기에서 18911(승점 63)를 기록하며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는 상무의 K리그1 역대 최고 성적이다. 시즌 초반 강등 1순위로 꼽혔던 팀이 창단 이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정정용 감독은 "선수들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강원은 올 시즌 윤정환 감독의 지휘 하에 구단 역대 최고 순위, 최다 승점, 최다승, 최다 득점 등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더불어 올 시즌 총관중 162503, 평균 관중 9028명으로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대비 입장 수익 36%, 상품화 수익 212%, 스폰서 수익 58% 증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성장세를 보였다. 김병지 대표이사는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재계약이 확정됐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강등 위기의 팀이 1년 만에 준우승에 올랐다. 행복을 준 선수·구단 관계자,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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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몸부림, ‘대대강광의 일원이었던 강원, 만년 강등권 상무, 비주류들의 도약


K리그에는 '대대강광'이라는 오래된 별칭이 있다. 2010년대 초반 K리그 승강제가 시행되기 이전, 하위권을 맴돌던 대전, 대구, 강원, 광주를 일컫는 말이었다. 2010~2012시즌까지 이 네 팀 중 한 자릿수 순위에 오른 팀은 단 한 팀도 없었다. 2010시즌 강원이 12, 대전 13, 광주 14, 대구가 15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이듬해인 2011시즌에는 광주가 11, 대구 12, 대전 15, 강원이 16위를 기록했다. 약체의 상징, 그것이 바로 '대대강광'이었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한때 '축구특별시'라 불리며 4만 관중을 동원했던 대전도 IMF 이후 구단 운영의 어려움을 겪으며 시민구단으로 전환됐고, 나머지 세 팀 역시 가난한 시도민 구단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 기업구단들처럼 공격적으로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도 없었고, 많은 지원을 받기도 어려웠다. 좋은 선수가 나타나면 수도권 팀들이나 울산, 전북, 포항 같은 지방 명문 구단들이 데려갈 것이 뻔했다. 어쩌다 돌풍을 일으켜도 기반이 미약해 시간이 지나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다.

2012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되면서 '대대강광'의 처지는 더욱 위태로워졌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12년 광주가 최하위로 첫 강등의 쓴맛을 봤고, 이듬해인 2013년에는 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대구가 13, 대전이 14위로 나란히 강등됐고, 12위로 간신히 직접 강등을 피했던 강원마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상주에 패하며 2부리그로 떨어졌다. 결국 2014K리그2에서는 '대대강광' 네 팀이 모두 만나게 됐다. K리그의 비극적인 장면이었다.

이후 이들의 여정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2014년 대전과 광주가 나란히 승격에 성공했지만, 대전은 1년 만에 다시 강등됐다. 대구와 강원은 2016년이 되어서야 겨우 승격에 성공했다. 이들은 1부와 2부를 오가며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을 이어갔다. 2022년이 되어서야 다시 네 팀이 K리그1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이는 무려 10년 만의 일이었다.

변방의 두 팀이 만들어낸 이변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K리그의 고정 관념을 깨뜨린 사건이었다. '대대강광'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진 강원의 성공은 시도민 구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고, 승강을 반복하던 상무의 돌풍은 군팀도 리그 최상위권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전통 강호들의 리그라고 여겨지던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이 분 것이다.


K리그 불청객, 아무도 관심 없는 독고다이, K리그의 활력소, 엘리베이터 김천 상무의 반란


K리그에서 상무는 특별한 존재다. 여타 구단들이 스카우터를 고용하고 이적료를 지불하며 선수를 영입하는 것과 달리, 상무는 국가의 권한인 징병제로 선수들이 알아서 찾아온다. 그것도 만 27세까지의 국내 네임드 선수들이다. 입단 경쟁률은 국가대표팀에 버금갈 정도로 치열하다. 군 복무를 하면서 축구를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무의 존재는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12시즌 동안 8번의 승강을 경험했고, 2년 연속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기도 했다. K리그2 구단들은 이런 상무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상무가 K리그1에서는 아무리 약체여도 워낙 훌륭한 자원들로 구성되다 보니 K리그2에서는 깡패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논란은 있겠지만, 이들의 존재가 축구 인재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상무가 프로리그에 참가하는 것은 군 복무 중인 선수들이 경기 감각을 잃지 않도록 하는 특별한 배려였고,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냥 존재해 주기만 해도 감사한

그런 상무가 올해는 달랐다.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울산, 강원과 우승 경쟁을 벌였다. 정정용 감독은 군대라는 제약을 오히려 동기부여로 활용했다. "선수들에게 축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주고자 온 힘을 다했다"는 그의 말처럼, 상무는 더 이상 '임시 소속'이 아닌 '기회의 땅'이 됐다. 실제로 상무 출신 조규성은 상무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월드컵 대표팀 승선은 물론,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까지 이뤄냈다.

시즌 막판 주축 선수들이 전역하면서 어려움도 있었다. 정정용 감독은 "핵심 선수들이 올 시즌 팀 분위기가 가장 좋을 때 전역을 알렸다"고 털어놓았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은 훈련소를 거쳐야 했고, 몸을 만들 시간도 필요했다. 하지만 상무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3위라는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매년 전력이 바뀌고, 선수들의 우선순위가 원 소속팀 복귀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뤄낸 놀라운 성과였다. '군팀'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만들어낸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제 상무는 더 이상 '엘리베이터 팀'이 아닌, K리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혁신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강원, 땅은 넓은데 인구도 없고, 후원 기업도 없고, 인프라도 없고축구 어떻게 해?


강원도에서 프로축구단을 운영한다는 것은 시작부터 도전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구단이다. 도시가 세 곳으로 분산된 유일한 연고지 구조는 구단 운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춘천과 강릉, 원주를 오가며 홈경기를 치러야 했고, 이는 팬들의 결집을 방해하는 요소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강원도의 지리적 특성상 다른 지역 팬들의 방문도 쉽지 않았다. 수도권에서 강릉까지 가려면 기차로도 세 시간이 넘게 걸렸다. '원정 오기 힘든 팀 꼬리표는 강원을 더욱 고립시켰다.

축구 인프라 부족은 더 큰 문제였다. 겨울이면 실내 훈련장을 찾아 수도권으로 원정 훈련을 떠나야 했고, 전지훈련이 아닌 시즌 중에도 제대로 된 훈련 시설을 찾기 힘들었다. 구단 대표이사와 구단주인 도지사 간의 불화가 드러나는 등 내부 문제도 있었다. 지역 기업들의 후원을 받기도 쉽지 않았다. 이렇게 넓은 지역이면서도 인구 150만의 도시에서, 그것도 산악지형이 많은 강원도에서 프로축구단을 운영한다는 것은 태생적 한계를 안고 가는 일이었다.

그런 강원에서 양민혁이라는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2005년생 고졸 신인이 프로무대에서 보여준 활약은 경이로웠다. MVP 후보에 오르며 토트넘 입단까지 확정했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강원을 위해 뛰었다. 포항전에서 터진 그의 결승골은 강원에 준우승을 선물했다. "이곳에서의 추억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는 작별 인사는 팬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변방의 팀에서도 월드클래스 선수가 탄생할 수 있다는 증거였다.

마지막 홈경기 후 펼쳐진 '하이파이브 퍼레이드'는 감동적이었다. 강릉종합운동장부터 강릉하키센터까지, 추운 날씨에도 수많은 팬이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모였다. 나르샤 어워즈에서 윤정환 감독이 감독상을, 양민혁이 MVP, 황문기가 기량발전상을 수상하며 시즌을 정리했다. "축구로 강원도민이 화합한 모습은 큰 감동"이라는 김진태 도지사의 말처럼, 강원 FC는 이제 도민의 자부심이 됐다.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만든 새로운 역사. 그것이 바로 2024년 강원의 이야기다.


대대강광 강원 ACLE 자력 진출, ‘상무 때문에 아챔 다 꼬이잖아!’ 상무 발 아챔 진출 계산기


K리그에서 또 하나의 극적인 순간이 만들어졌다. 김천 상무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군팀이 ACL 진출권을 따냈지만 나갈 수 없어 그 자격이 다른 팀에게 승계되는 상황이다. 김천 상무는 시즌 초반 '강등 1순위' 예상을 뒤엎고 3위라는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군경 구단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AFC에서 대회 참가를 불허한다. 승강을 반복하던 '엘리베이터 팀'의 깜짝 성공이 K리그의 ACL 진출권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놓은 것이다.

상무의 예상 밖 성공은 다른 팀들의 계산도 어긋나게 만들었다. 특히 포항으로서는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만약 상무가 4위권 밖에 있었다면, 포항은 30일 코리아컵 결승에서 우승해도 ACL2 대신 ACLE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상무가 3위를 차지하면서 4위권 진입이 더 어려워졌고, 결국 코리아컵에서 우승하더라도 하위 대회인 ACL2 출전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비주류' 상무의 성공이 전통 강호의 꿈을 가로막은 셈이다.

반면 강원은 구단 최초로 ACL 진출을 확정했다. 시도민 구단의 ACL 진출이 처음은 아니다. 2018시즌 경남이 준우승으로, 대구는 FA컵 우승으로 2019ACL에 나간 적이 있다. 하지만 '대대강광'의 한 축이었던 강원이 ACL에 진출한다는 것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2021년 대구 FC의 아챔 진출은 당시 4위를 했던 상주 상무의 아챔 플레이오프 승계권을 받았지만, 이번 강원의 아챔 진출은 자력이다.

하지만 나머지 진출권의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30일 코리아컵 결승(울산 vs 포항)은 물론, 2024-2025 시즌 ACLE에 참가 중인 광주와 포항, ACL2의 전북 현대의 성적까지 영향을 미친다. 4FC서울의 경우 무려 7가지나 되는 경우의 수에 따라 아시아 대회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비주류' 구단들의 약진이 만들어낸 이 복잡한 상황은, K리그가 더 이상 전통 강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던 상무, '대대강광'의 오명을 가졌던 강원이 만들어낸 새로운 질서인 셈이다.


해외에도 강원, 상무 같은 팀 있지만그들과는 또 다른 대한민국의 특별한 팀


해외에도 군팀과 작은 지역의 구단이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 러시아의 CSKA 모스크바는 군대 소속 팀으로 시작해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이룬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스페인의 에이바르는 인구 27천명의 작은 도시를 연고로 하면서도 7시즌 연속 라리가에서 활약했다. 이들의 성공은 '변방'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하지만 김천 상무의 도전은 더욱 특별하다. CSKA 모스크바는 이제 일반 프로 구단이 됐고, 태국의 에어포스 센트럴 FC나 싱가포르의 워리어스 FC도 현재는 군대 팀이라는 이름만 남긴 채 순수 프로 선수들로 구성됐다. 반면 김천 상무는 여전히 현역 군인 선수들로만 팀을 꾸려간다. 더구나 복무 기간이 18개월로 줄어들면서 팀 조직력 유지는 더욱 어려워졌다. 그런 상황에서 리그 3위에 오른 것은 세계 축구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성과다.

강원의 도전도 에이바르와는 다른 맥락을 가진다. 에이바르는 비록 작은 도시지만 축구 인프라가 잘 갖춰진 스페인에 있다. 반면 강원은 세 도시를 오가며 홈 경기를 치러야 하고, 겨울이면 실내 훈련장도 찾기 힘든 열악한 환경에서 시작했다. 인구 150만의 도시에서, 그것도 산악지형이 많은 강원도에서 프로축구단을 운영하며 준우승까지 이룬 것은 에이바르와는 또 다른 차원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두 팀이 K리그의 새 역사를 쓰는 방식이다. 강원은 '대대강광'이라는 오명을 벗고 당당히 2위로 ACLE 직행을 확정했다. 김천은 3위라는 깜짝 성적을 거뒀지만 군팀이라는 특성 때문에 아시아 무대에는 나가지 못하게 됐다. 대신 그들의 진출권은 4FC서울에게 승계됐다. 한 팀은 자력으로 새 역사를 쓰고, 다른 한 팀은 제약으로 인해 자신들의 성과를 물려줘야 하는 이런 상황은 세계 축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드라마다. 이는 단순한 '비주류의 성공'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K리그만의 특수성이 만들어낸 새로운 가능성의 증거다.


K리그의 다양성, 역동성. 한계에 도전, 지역 인재 발굴하고 한국 축구 발전에 이바지


축구는 종종 그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잉글랜드 리버풀의 성공이 산업도시의 자존심을 지켜냈듯, 스페인 빌바오의 고집스러운 바스크 정책이 지역의 자부심이 됐듯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김천 상무와 강원의 성공은 단순한 스포츠 성과를 넘어선다. 군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늘 '임시'로 여겨졌던 상무가 리그 최상위권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됐다. 강원의 성공은 '변방'이라 불리던 지역이 오히려 그 한계를 강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됐다.

이들의 성공은 K리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동안 K리그는 현대, 삼성 등 재벌 기업들이 운영하는 구단들의 리그로 여겨졌다. 시도민 구단들은 '가난한 구단', 군팀은 '엘리베이터 팀'이라는 편견 속에 살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편견이 깨졌다. 김천은 군대라는 제약을 동기부여로 바꿨고, 강원은 지역적 한계를 오히려 도민들과의 끈끈한 유대로 승화시켰다. 이는 K리그가 더 이상 자본의 힘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리그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의 성공이 '지속 가능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강원은 입장 수익 36%, 상품화 수익 212%, 스폰서 수익 58% 증가라는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지역 구단도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김천은 선수들의 전역과 입대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런 성공 사례들은 다른 구단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들의 성공은 한국 축구의 저변 확대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양민혁이라는 신성이 강원에서 나와 토트넘으로 향했고, 상무 출신 조규성은 군 복무 기간을 발판으로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변방'에서도 세계적인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전국 각지의 유망주들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줄 것이다. 더 이상 수도권이나 전통 명문 구단만이 성공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들의 성공을 우연이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이것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것을. 군대라는 의무를 다하면서도 꿈을 키워온 선수들의 열정이, 변방이라는 편견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지역민들의 사랑이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라는 것을. 2024K리그의 새로운 역사는 우리에게 말한다. 진정한 도전은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그 한계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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