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국제영업과 자산관리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증권계 인사 윤경은 사장은 BNP파리바은행 이후 LG선물, 신한금융투자, 솔로몬투자증권을 거치며 금융투자업계에서 줄곧 몸을 담아 왔다.

윤 사장은 오랜기간 증권사에서 실무를 해왔으며, 누군가를 부리는 관리형 보다는 실질적으로 영업을 하나하나 챙기는 실무형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또한 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토종 국내파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영업분야에 근무하던 시절 두각을 나타내, 순수 토종도 해외영업에 성공할 수 있음을 알게 해준 인물로, 글로벌비즈니스에서 창의력과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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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증권에서 KB증권으로 흡수합병되면서 투톱 체제를 유지했던 KB증권, 이곳의 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윤경은 사장이 오는 12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윤 사장은 그동안의 실적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투톱 체제를 깨고 원톱으로 가면서 다른 제3의 인물이 나올 것인가에 관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 2016년 11월 KB증권 윤경은·전병조 각자대표 체제 확정…KB금융의 현대증권 흡수합병으로 인한 통합 KB증권 출범

2016년 11월 1일 1일 현대증권은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연도말 출범예정인 통합 KB증권 대표이사 후보로 ‘윤경은’ 현 현대증권 대표이사와 ‘전병조’ 현 KB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부문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B금융지주는 당시 각자대표 체제 확정의 이유로, 주식중개영업(Retail brokerage)에 강점을 지닌 현대증권과 홀세일즈(wholesale)에 강점을 지닌 KB투자증권이 합병 후에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대형증권사 조직 기틀을 다지기 위해 부문별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윤경은 사장은 현대증권과 솔로몬투자증권에서 대표이사와 신한금융투자 트레이딩그룹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금융투자업의 주요 핵심업무를 두루 경험하여 균형 있는 시각과 리더십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 되며, 전병조 사장은 KB투자증권에서 투자은행(IB) 총괄 부사장과 대표이사를 지냈고, 대우증권 IB 부문 대표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IB 부문의 전문성을 보유한 장점이 있다. 또, 조직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킴으로써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두 사장의 이력은 상당히 상이하다. 윤경은 사장은 증권업종에서만 근무해온 정통 증권맨이고, 전병조 사장은 29회 행정고시 합격 후 재무부, 금융정책국, 기획재정부 국장을 지낸 관료출신이다.

한편 흡수합병 된, 현대증권은 2016년 10월 KB금융지주와의 주식교환으로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전환됨에 따라 상장 폐지됐다.

◆ KB증권 통합출범 효과 기대 못 미쳐…2017년 실적 흑자와 적자 반복

KB증권은 연결기준 2017년 3분기 당기순이익 410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177억 원)에 비해서는 흑자 전환했고, 전년동기대비로는 12.9% 증가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해 빅배스를 단행한 효과로 1분기에는 1,088억 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통합출범 효과를 보는 듯 했지만 2분기에는 현대저축은행 매각작업과 관련한 사업손익을 반영하면서 177억 원의 적자를 냈고, 3분기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KB증권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흑자와 적자를 오가고 있는 것이다. 3분기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내부적으로 아쉽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통합출범 이후 기대를 모으고 있는 IB부문에서 수익성이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회사측은 KB금융 내 계열사간 시너지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KB증권은 그룹과 협력해 기업투자금융 특화형 복합 점포인 CIB센터를 열고, 국민은행과 지점을 합쳐 복합점포 신규 오픈에 나서는 등 은행과 증권간의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지만 IB부문에서 수익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B부문의 부진과 관련해서 KB금융 측은 현대증권이 전통적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강한 반면 자산관리 부문은 약점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들어 대형 딜이 줄면서 IB 부문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를 내린바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투톱에서 원톱으로…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 중 한 명 낙마? 또는 제3의 인물?

윤경은 사장은 올해 말 공동대표인 전병조 대표와 함께 나란히 임기가 만료된다. 현대증권의 매각과 합병 절차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윤 사장이 다시 한번 인사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이 공식 출범한 후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된 만큼 ‘1인 대표’ 체제로 바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2017년 11월 20일 KB금융지주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윤종규 회장의 연임과 허인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의 은행장 신규 선임을 확정했다.

이는 지주 회장 연임과 내부 출신 은행장이 결정이 된 것으로, KB금융그룹이 연쇄적인 인사를 앞두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윤 회장이 리더십 있게 조직을 이끌 한 명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한편으로는 제3의 인물이 단독 대표로 선임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KB금융의 색깔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인사를 다음 KB증권 사장으로 앉힐 수 있다는 말도 시장에서는 나돌고 있다.

KB증권 내부에서 김성현 IB총괄본부장(부사장)과 공현무 법인영업부문장(부사장)이 거론되며, KB금융지주에서는 이동철 전략총괄 부사장과 자산관리(WM) 업무를 담당하는 박정림 부사장, 전귀상 기업투자금융(CIB) 총괄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로 과거 제재이력…윤경은 사장의 약점

금융감독원은 2014년 옛 현대증권에 대한 특별검사와 종합검사를 실시, 계열사 부당지원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당시 현대증권은 매각을 앞두고 현대그룹 내 유상증자와 회사채 인수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현대증권이 2013년 12월 계열사 현대유엔아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억 원을 출자한 것과 2014년 5월 현대엘앤알의 사모사채 610억 원 가량을 인수한 것이 문제가 있다고 봤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당시 현대증권과 윤경은 대표에서 중징계 통보를 내렸지만, 해당 사안과 관련된 법적 해석을 두고 위원들 간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아직 제제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KB증권이 한국형 투자은행(IB)를 준비하면서 한국형 투자은행의 핵심인 발행어음인가를 받지 못한 이유로 금융감독원의 제재가 지목되면서 윤경은 사장의 연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윤경은 사장이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연임의 가능성과 아울러, 윤종규 회장의 2기 체제 돌입으로 인한 KB내부인사 선임 가능성, 그리고 과거 제재이력이 다시금 불거지면서 윤 사장의 연임에 대해 업계에선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과연 이와 같은 우려를 딛고 연임에 성공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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