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진단_재계 돋보기] 1967년에 설립된 씨아이테크(김대영 대표)는 컴퓨터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1967년에 설립된 모직물 가공업체 ‘삼영모방공업’이 모태다. 현재 씨아이테크의 최대주주인 ‘씨엔씨기술’이 경영권을 가져온 이후로 씨아이테크로 사명을 변경했고 최근 무인점포 및 무인화 이슈에 따라 이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키오스크 사업을 통해 큰 성장을 거두었다. 씨아이테크의 주력 사업부문은 IT와 유통 및 부동산인데 IT사업부문은 우리에게 친숙한 자동증명발급기, 티켓발권기, 디지탈 광고 키오스크 등을 제조, 판매하는 것을 주력으로 한다.
-성장하는 씨아이테크, 장관 표창 수상도
씨아이테크는 인공지능(AI) 음성인식을 적용한 키오스크를 개발해 장애인 및 어르신들이 기존보다 수월하게 키오스크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힘썼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2022년 7월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씨아이테크의 키오스크는 KT 기가지니 서비스를 내장해 주문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음성만으로 주문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해 매장에서 많이 판매되는 메뉴를 음성으로 간단히 주문할 수도 있는 기능도 탑재되어 있어 편의성을 더했다.
-씨아이테크 주가 강세 이유
씨아이테크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씨아이테크에 적용되는 호재는 무엇인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패스트법 확정
2022년 9월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명 ‘패스트법’이 확정됐다. 패스트법은 패스트푸드 업계의 최저 시급을 22달러, 즉 한화로 약 3만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인상할 수 있도록 한 ‘패스트푸드 책임 및 기준 회복법’을 말한다. 이 법을 근거로 최저시급이 오르면 기존의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점주가 매장 내에 키오스크를 늘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것이 씨아이테크에 호재로 작용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씨아이테크의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렸다.
②남북평화 관련주
22년 11월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방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연두 업무보고에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의 개정 방향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는 소위 실질적인 DMZ가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접적, 비접적지역, 항공작전기지 등의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원점에서 재검토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킬링 존(Killing Zone)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민간통제선 자체를 획기적으로 올려 DMZ 면적이 크게 줄일 수 있을 거라 기대되면서 이곳에 땅을 소유한 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씨아이테크 역시 DMZ 인근인 경기도 연천군에 5만7341㎡의 토지를 보유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소식이 전해지자 남북평화 관련주로도 꼽히는 씨아이테크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③전기차 주 수혜(?)
현지 시간으로 7월 3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리비안의 주가가 각각 6.9%, 17.41%씩 뛰었다. 테슬라는 2분기에 인도한 차량 대수가 46만6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83.5%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리비안은 2분기에 1만2640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전 분기 인도량이 약 8000건, 1년 전엔 4500건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다. 씨아이테크는 전기차용 부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어 전기차 관련해 호재가 전해지자 씨아이테크의 주가 역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 씨아이테크 측은 전기차용 부품 개발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측의 주장일 뿐, 현재 씨아이테크는 키오스크와 하이파이 오디오를 개발 생산하는 기업으로 전기차 부품 사업에 대한 추진의지는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씨아이테크는 정보통신기기 개발 과 봉송 및 디지털콘텐츠 개발, 컴퓨터 시스템 개발, 소프트웨어 연구 개발, 무인증명자동발급기 제조, 키오스크 제조 등의 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④경영권 분쟁
보통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 의결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며 주가가 폭등하는 모양새를 띠는데, 씨아이테크 내에서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 주가 흐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을 다루기에 앞서 씨아이테크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씨엔씨테크 지분구조
위 표의 지분구조 현황에서 알 수 있듯이 씨아이테크의 최대주주는 씨엔씨기술이다. 여기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이는 2대 주주인 이학영 헌터하우스 대표다. 그는 과거 씨아이테크의 재무적 투자자(FI)였다. 하지만 현재는 소액주주와 함께 씨아이테크에 날을 세우며 경영권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이렇다.
-주주총회와 임시주주총회를 통한 대결구도
올 초, 소액주주 김성환 외 10명은 2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임시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김종서 사내이사, 오인열 사외이사 교체와 더불어 김대영 사내이사(대표), 임채성 사내이사(부사장)를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려 했다. 하지만 사측은 정기주총을 강행했다. 또한 법원이 회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란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2대 주주인 이학영 대표가 소액주주와 일부 뜻을 같이해 ‘단순 투자’였던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면서 씨아이테크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학영 대표와 소액주주는 씨아이테크의 보수적인 IR 활동과 저평가된 주가 등에 직간접적인 경영 참여로 변화를 주겠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최근 코스닥 상장 유지가 결정된 관계사 '협진'과 같은 호재성 이슈에도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경영진의 전략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학영 대표는 누구?
이학영 대표는 상장사 이엔플러스의 계열사였던 이엔쓰리글로벌 대표 출신이다. 현재 대표로 있는 회사 헌터하우스는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업을 주요업종으로 하고 있고, 주택건설 회사 삼양아이알 대표도 역임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 리더스기술투자 지분을 에이티세미콘에 팔아 큰 차익을 남긴 적이 있고, 에이티세미콘의 지분 7.15%를 보유하며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등 투자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경영권 분쟁의 소 제기와 그에 따른 판결들
이학영 대표와 소액주주 측은 가처분 소송 등을 제기하며 씨아이테크를 압박하고 있다. 3월 17일, 씨아이테크는 김성환 외 10명이 오는 28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안 상정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3월 28일,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을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또한 4월 12일, 이 대표가 서울동부지법에 낸 실질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이 취하됐다고 공시됐다.
하지만 6월 14일, 이 대표 등이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하며 경영권 분쟁 소송이 발생했다고 공시됐다. 이들은 별지 목록 기재 의안을 회의 목적으로 하는 사건 본인의 임시주총을 소집할 것을 요청했다. 연이어 8월 24일, 씨아이테크는 이학영 대표로부터 회계장부등열람및등사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고 공시했고 같은달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학영 헌터하우스 대표는 최근 씨아이테크의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 가처분신청을 재청구했다.
-소액주주 ‘샐런사태’ 주역이 실세?
이학영 대표 및 소액주주 측은 회사의 실소유주가 과거 자본시장을 흔든 ‘셀런사태’의 주역은 김모씨라고 지목했다. 대우전자 출신인 김 모씨는 1999년에 통신장비회사 티컴넷을 설립했고, 티컴넷을 코스닥 상장 섬유회사 세양산업(셀런)과 합병시키면서 우회상장을 성공시켰다는 게 이학영 및 소액주주 측의 주장이다.
이에 반해, 씨아이테크 측은 다른 입장을 내놨다. 예전 셀런그룹에서 근무하던 김대영 대표가 함께 일했던 지인과 같이 경영하고 있는 회사에 불과한데, 김모씨가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것처럼 알려진 것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측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마치 현 경영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는 게 씨아이테크 측 반론이다.
또한 이학영 대표 및 소액주주 측은 김 부회장은 삼보컴퓨터를 1200억 원에 인수했고 그 외에도 다수의 IT기업을 인수해, 셀런을 IT그룹으로 육성시켰지만, 김 부회장은 한글과컴퓨터를 무리하게 인수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을 상장 폐지시키고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되는데 이것이 바로 ‘셀런사태’의 전말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김 부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는 무죄로 판결됐다고 씨아이테크 측은 전했다.
이학영 대표 및 소액주주 측은 해당 사태에 책임이 있는 김 부회장과 관련 인맥들이 씨아이테크를 인수, 경영하는 과정에서 각종 실정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고 비판하며 경영진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는 달리 씨아이테크 측은 김 부회장 본인은 회사의 경영에서 물러났으며, 그 당시 회사를 경영한 상대방들로 인하여 상장이 폐지된 것인데, 마치 김 부회장 본인의 과오로 상장폐지 되었다고 잘못 알려졌다는 주장이다.
씨아이테크는 키오스크 등의 산업을 주력으로 발전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분쟁이 지속된다면 단기 주가에 영향을 줄 뿐, 장기적인 회사 발전에는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씨아이테크가 소액주주와의 갈등을 봉합할지, 경영권이 넘어가는 사태를 맞이할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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