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기획취재팀_김지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공약과 함께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성 평등을 위해 경제활동에서 남녀 차별의 벽을 없앨 것을 강조해 왔다.

성 평등 관점에서 육아정책 접근, 성 평등 임금격차해소 5개년 계획 수립 추진하여 남녀 임금 격차를 15.3%까지 줄이겠다는 계획도 문 대통령 선거 공약 중 하나다.

이로 인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양성평등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남성이 강세를 보이는 은행권에서는 여전히 여성임원을 찾아보기 힘든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우리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통한 뉴스워커의 조사 분석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의 근속연수와 연봉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 정리_김지훈 기자

◆ IBK기업은행 남녀 모두 근속연수 타 은행대비 짧아. 여성은 10년 미만

일반 시중은행 중에서 우리은행의 여성 근속연수가 14년 3개월로 가장 길었으며, 신한은행 11년 9개월, KEB하나은행 11년 7개월, 국민은행 10년 11개월 순으로 조사가 됐으며, 기업은행 10년이 채 안되는 9년 9개월로 나타났다.

근속연수가 가장 긴 곳은 KB국민은행으로 남성이 20년 1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은행 여성 근속연수의 2배 가까운 수치다. 대부분 은행에서 남성의 근속연수가 여성 근속연수보다 5~6년 더 길게 조사됐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 정리_김지훈 기자

◆ 은행권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 40%

금융권 임금격차의 경우 대부분의 은행들이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가 40% 안팎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하나은행의 여성 임금이 6,40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기업은행의 경우 여성 평균 임금이 5,500만원으로 타 시중은행과 비교하여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권에서 남성의 근속연수가 더 길고, 연봉이 많다고 해서, 남성 위주의 인력체계는 아니다.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각각 50%대 정도로 비슷한 가운데, 신한은행은 남성이 56%인 ‘남초’이고,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경우, 여성 인력이 10% 넘게 많은 ‘여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 정리_김지훈 기자

◆ 기업은행, 낮은 직급에 몰려있는 여성 직급체계가 문제

여성직원이 55%로 남성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행의 경우, 특히 무기계약직 여성비율이 86%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급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피크제 별도직군과 5,6급에 50%이상 분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은행뿐만 아니라, 각 은행에서도 대개 여성의 경우, 결혼, 출산, 육아휴직 등을 거치며, 남성에 비해 경력단절이 일어나고 있어, 점차적으로 승진대상에서 제외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또 일부는 희망퇴직이 있을 때마다 남성 보다 쉽게 대상자에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 자료: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 자료 정리_김지훈 기자

이러한 경력단절의 이유로, 여성직원들은 낮은 직급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으며, 점차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어, 기업은행의 경우, 여성 임원 비율은 0%에 머물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기업은행은 여성인력을 남성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근속연수는 10년이 채 안되며, 연봉 또한 남성보다 40% 가량 적다. 이는 여성의 경력단절 이유로, 대부분의 여성직원이 남성직원에 비해 낮은 직급 안에서 머무르다, 바뀌게 되고 또 신규 채용하여 위로는 올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은행 내에서의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며, 매년 지속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할 정부 측과 기업의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알려드립니다 : 시중은행 중 HN농협은행의 경우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5대 시중은행 중에서 농협은행은 조사대상에서 제외됐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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