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시신을 약 5개월간 방치해 미라상태가 되게 한 아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이은희 판사는 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모씨(37)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전씨는 2015년 10월 대장암 치료를 받던 어머니가 숨지자 병원으로부터 시신을 인도받은 뒤 약 169일간 서울 용산구 자택에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전씨는 "의료과실 문제와 장지가 해결되지 않아 장례절차가 지연됐을 뿐"이라고 변론했다.

하지만 이 판사는 "전씨는 사리와 상례에 맞는 장례의례를 갖추지 않은 채 방안에 그대로 둬 시신이 미라상태가 되게 했다"며 "평온한 장례에 관한 보편적 이념에 어긋나는 사체유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망인에 대해 제를 올리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등 시신을 보존하고자 노력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체유기죄는 사자에 대한 사회적 풍속으로서의 종교적 감정 또는 종교적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며, 법률·계약 등에 의해 시신을 장제·감호할 의무가 있는 자가 이를 방치한 경우 성립한다.

앞서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해 4월 창문 너머로 방 안 미라를 발견한 건물 청소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전씨를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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