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성능 등에 대한 물음표, 업계 전작 호평 속 판매부진 전례 많아 지켜봐야

황정환 부사장은 전임 조준호 사장과 달리 ‘적자수렁’에 빠져 있는 MC사업본부를 구해낼 수 있을까.

지난 18일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ThinQ)’를 출시하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 달 정도 판매추이를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8개월 만에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에 대한 업계의 반응이 이처럼 뜨뜻미지근한 것은 전작 스마트폰들이 호평에도 불구하고 ‘흑역사’를 썼던 전례가 많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또 사전예약판매량이 기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도 한몫 거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V30은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스마트폰’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 달간 누적판매량이 8만대에 그쳤다. 또 지난해 3월 출시됐던 G6는 ‘소비자들이 원하던 폰’이라는 호평을 받았지만 1개월여 뒤 삼성전자의 갤럭시 S8이 출시되자마자 판매량이 급감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LG전자 MC사업본부의 실적도 형편없이 추락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연결기준 3조원 중후반을 기록하던 매출은 2조원대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15년 1분기 568억 원을 기록한 뒤 올 1분기까지 12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이번에 출시된 G7 씽크가 실적 개선이란 중차대한 임무를 맡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G7 씽크의 성능과 디자인 등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는 부분이다. 우선 배터리 성능에 대해 LG전자는 “전작인 G6 대비 화면밝기는 2배 정도 밝아진 반면 소비전력은 30% 가량 개선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3일 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발표회에서 이에 대한 근거를 묻자 ‘대략적인’이란 모호한 표현과 함께 “전체적으로 10% 정도의 개선이 있다”고 답변해 의문을 남겼다.

아울러 배터리 용량을 3000mAh로 직전 출시했던 V30 대비 300mAh 줄인 데다 LG스마트폰의 고질문제인 발열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 있다. 이외 디스플레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것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상단의 중간 부분이 움푹 파인 것처럼 보이는 노치 디자인은 디스플레이 활용도를 높인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동영상 등을 볼 때 신경이 쓰이는 데다 일명 ‘탈모 디스플레이’로 불릴 만큼 디자인 측면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 자료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업계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제외하더라도 G7씽큐는 사용자들이 주로 많이 쓰는 오디오,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의 기본기가 탄탄해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는 제품으로 생각된다”며 “문제는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여전한 터라 G3 때처럼 입소문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G7 씽크는 ‘황정환폰’으로 불리고 있다. 황 부사장이 LG전자 MC사업본부를 맡고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략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G7 씽크의 흥행여부에 따라 그의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통상 LG전자의 사업본부장 직급은 사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MC사업본부에서의 성과 여하에 따라 사장 승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전략통’으로 불렸던 전임 MC사업본부장이었던 조준호 사장은 10분기 연속 적자로 인해 올 초 인사에서 LG인화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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