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박경희 기자] 최근 문재인 정부의 신남정책의 주요국인 인도와의 활발한 교류를 위한 논의의 자리가 많아지고 있다. 인도는 우리나라의 7번째 수출국이긴 하지만, ‘떠오르는 미래시장’ 인도를 공략하기 위해 각 나라들이 적극적인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에 걸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29일~30일 이틀 동안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제 5차 개선협상이 서울에서 개최되고 있고, 인도와 한국의 양국 학자들이 정치·안보, 경제·산업, 인적교류 등 여러 측면에서 양국 관계 발전방안을 논의했으며, 전경련이 인도 관련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인구 약 13억 명, 경제규모 세계 6위의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인도의 어떤 분야를 공략할 것인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담당

세제개편·유통규제완화, 투자에 용이해져 

구글 통계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12억2천5백만 명으로 13억3천8백만 명인 중국을 바짝 따라가고 있다. 게다가 통제국가인 중국과는 달리 인도는 자유민주국가이며, 준 영어권 국가이기에 한국으로서는 더 없이 좋은 경제협력 대상국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인도는 최근 세제 개편과 유통 규제 완화 정책까지 실시하면서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가 더 용이해졌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법무법인 화우가 공동으로 마련한 ‘신시장 개척 포럼- 인도를 가다’ 세미나에서 박정수 변호사는 나렌트라 모디 정부가 2017년 세제개혁의 일환으로 통합간접세(GST, Goods and Services Tax)도입하면서 인도 내 사업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지금까지는 주(州)마다 상이한 세율이 부과되고 유통절차도 복잡하여 단일시장이라 보기 어려웠지만 이제 모든 주 내에 동일한 상품·서비스 세율을 적용하고, 각종 간접세를 통합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 간 상품 이용이 용이해지고, 이로 인해 인도 내 물류산업을 비롯하여 제조업 등 다른 사업 또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인도 정부는 단일브랜드 소매유통업의 외국인 투자를 최대 49%로 제한하다가, 구매원자재의 30% 이상을 인도 내에서 구매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지분투자 제한을 받지 않도록 완화했다는 것이다.

이성범 법무업인 화우 변호사는 이번 포럼에서 인도의 단일브랜드 소매유통업에서 외국인 지분투자제한이 철폐됨에 따라 소매유통업 수익성이 호전될 수 있으며, 우리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한 인도대사관 나얀트라 다비리야 상무관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이러한 세제개편·유통규제 완화 등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30단계 상승에 100위권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도는 전례없던 속도로 경제 개혁이 진행 중이며, 한국 기업이 이러한 개혁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 ‘메이크 인 인디아 프로젝트’도 우리에겐 기회

인도는 현재 ‘메이크 인 인디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25개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2014년에 발표해 추진 중인 경제개발 프로젝트는 해외 기업 제조 공장을 인도에 유치해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자동차, 화학, 정보기술(IT), 의약, 항만, 항공, 관광, 의료, 웰니스, 철도, 기계부품, 디자인 산업, 재생에너지, 바이오산업, 전자산업 부문 등 25개 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로 인해 인도 GDP에서 제조업 비중을 2013년 15%에서 2022년까지 22%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인도는 모디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이 ‘메이크 인 인디아 프로젝트’로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최근 2년 만에 가장 높은 7.7%를 기록했고, 지난해 4분기 7.0%에 이어 연속 7%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올라있다.

이 때문에 다비리야 상무관은 “인도는 한국에게 충분히 기회의 땅이며, 인도의 25개의 제조업 주력 분야 중 식품가공, 섬유, 자동차 부품, 엔터테인먼트, 화학, 전자 설계와 제조, 조선, 국방 분야는 기술 강국인 한국이 진출하기 좋은 분야”라고 조언했다. 

◆ 디지털 콘텐츠 분야를 주목하라

정보통신 분야도 우리 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통로이다. 인도 인터넷모바일산업협회(IAMAI)에 따르면 인도 인터넷 이용자 수는 6월 기준 최소 5억 명가량일 것으로 분석돼, 현재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 수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즉 인구 전체의 35%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데다, 인도 정부의 ‘디지털인디아’ 정책과 인터넷 인프라에 대한 민간투자 확대로 인도 인터넷 인구도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가운데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0.4%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어 우리는 인도의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인도의 인력에 집중할 뿐, 인도 자체를 시장으로 보고 있지 않았다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인도 SW 상생협력센터 김효근 센터장은 한 언론을 통해 말한 바 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개발 중 일부를 인건비가 싼 인도에 맡기는 정도라는 것이다. 

최근 중국 기업 샤오미가 삼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는데, 콘텐츠 기업으로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인도의 정보통신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콘텐츠가 부족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렇게 인도는 제조업부터 정보통신, 디지털 콘텐츠 분야까지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충분하다. 다만, 현재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인도 루피화 가치가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인도 경제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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