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질환 쌍둥이 자매 임상결과 논문보고, CMIT·MIT 폐손상 가능성

SK디스커버리(구 SK케미칼, 최창원, 김철 공동대표)가 만든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전형적인 가습기살균제 폐질환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속에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SK디스커버리는 의학계의 연구결과에도 묵인하고 있어 그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2012년부터 폐질환을 앓기 시작한 쌍둥이 자매를 연구한 결과, 이들이 사용한 가습기살균제품 ‘가습기메이트’(제조: SK디스커버리, 판매: 애경)가 폐손상의 원인일 수 있다고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 9월 기준 공식집계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수는 6152명으로 이 중 사망자 수는 무려 1352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 수는 불과 468명에 그쳤다. 또한 SK디스커버리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제조하고 소비자에게 팔려나간 가습기살균제 수량은 약 200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본문 중에서...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해당 제품은 1994년 SK디스커버리가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와 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성분을 이용해 개발·제조했다. SK디스커버리는 ‘살균제 원액을 0.5%로 희석해 가습기물에 있는 콜레라, 포도상구균 등 질병균에 대해 실험한 결과 24시간 후 100% 살균효과를 보인다’며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고 광고해 왔다.

정부 또한 동물실험만을 토대로 옥시 제품의 주성분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와 PMG만 폐손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해 왔다. 그러나 이번 실험은 실제 사람에 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얻은 결과이기 때문에 신빙성있는 연구보고라고 할 수 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에 따르면 9월 기준 공식집계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수는 6152명으로 이 중 사망자 수는 무려 1352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 수는 불과 468명에 그쳤다. 또한 SK디스커버리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제조하고 소비자에게 팔려나간 가습기살균제 수량은 약 200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SK디스커버리는 그동안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가습기메이트’ 성분이 폐손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원인관계가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SK디스커버리가 만든 제품이 폐손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할 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보상규모가 커질 것을 우려한 탓이라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따라서 이번 의학계 연구보고에 따라 SK디스커버리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디스커버리 관계자는 “아직까지 회사입장은 정리된 게 없다”고 한마디로 함구했다. 이후 연구보고에 따른 구체적인 SK디스커버리 측의 입장을 들어보려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오는 25일(10일에서 연기) 환경부 국정감사에는 이운규 애경산업 대표와 김철 SK디스커버리(구 SK케미칼)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가습기살균제사고 피해 관련해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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