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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_한일경제전쟁] 일본 수출규제 대응책 마련 시급하다
염정민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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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1  11: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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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_한일경제전쟁] 지난 7월 4일 일본 정부는 한국으로 수출되는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함께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해 포괄적 허가에서 개별적 허가로 바꾸는 조치를 실시했다.

일본 정부는 해당 조치를 한국으로의 수출 품목에 관해 더 이상 특혜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조치로 설명하지만, 후속 상황을 보면 적어도 에칭가스에 대해서는 사실상의 금수조치를 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한다.

- 에칭가스는 사실상의 금수조치일 가능성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BS후지TV에 출연하여 ‘대량살상무기의 제조에 일본의 반도체 물질이 제공되는 것이 문제냐’는 물음에 대해 한국이 투명하게 수입 물질에 대한 관리를 하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관련물질을 수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때 대량살상무기의 제조에 관련된 반도체 물질은 에칭가스로 추정된다.

지난 7월 4일에는 아베 총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한국이 북한에 화학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에칭가스를 제공했다고 주장했으며, 9일에는 NHK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하여 에칭가스는 화학무기인 사린가스 등의 원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물론 화학무기 제조나 우라늄 농축에는 순도가 낮은 불화수소를 사용해도 충분하다는 점에 비추어 굳이 고가인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를 그것도 일본에서 수입하여 북한에 제공한다는 일본의 주장은 상당히 비상식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이 비상식적이기는 해도 사린가스에 트라우마가 있는 일본인들을 설득하는 데에는 별로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에도 일본 정부가 에칭가스 관련한 금수조치의 명분으로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적으로 이런 전망이 맞지 않기를 바라지만 수출 규제조치 후 일본 정부의 태도를 고려하면 향후 에칭가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수출 허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현재는 에칭가스 확보, 대체에 집중할 필요 있어

일본의 수출 규제 범위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현지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일본 기업들도 혼란스러울 정도로 불명확하지만, 지난 7월 10일 산업자원통상부에 의해 ‘ArF 포토레지스트’ 수입이 확인된 점으로 미루어 ‘EUV용 포토레지스트’가 규제 대상인 것으로 추정되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LG디스플레이가 규제에 의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발표하는 등 에칭가스에 비해서 대응의 긴급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에칭가스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므로 그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어 에칭가스의 금수조치에 대해서는 기업과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7월 9일 LG디스플레이 강인병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일본이 규제한 품목 중 에칭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국산과 중국, 대만산을 포함한 외국산 제품의 테스트에 돌입했으며,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LG디스플레이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의 협력사를 고려하여 구체적인 대응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일본 정부에 의해 에칭가스 수출이 허가되지 않을 경우를 상정한 플랜B도 함께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당분간은 에칭가스 확보와 대체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에게 정부의 지원이 집중될 필요가 있다.

정확한 재고상황은 기업의 영업 기밀이며 정부 요인을 통해 외부로 정보가 유출될 경우 오히려 대응책 마련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소재의 재고상황이나 대응방법은 철저하게 기밀성을 유지한 채로 기업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기밀성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고위급 레벨과 함께 실무 레벨에서도 정부와 기업간의 협력체를 구성하고 기업에게 필요한 행정지원을 즉각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 언론도 부정확한 정보와 무리한 보도 자제해야

소재, 부품의 정확한 재고상황은 해당 기업에서 극소수의 인원만이 알 수 있는 영업기밀로 애초에 협력업체 대표나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협력업체 대표나 업계 관계자의 예상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언론들 스스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해당 기업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이상 언론이 기업의 재고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 또한 국익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바람직하지 않는데, 기업의 재고상황이 노출된다는 것은 대응전략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고 있는 기업이 스스로의 공식 입장이나 대응을 밝히지 않는 이상 언론들이 기업에 대해 구체적인 보도를 내놓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업들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벅찰 것으로 예상되는데, 언론보도를 통해 야기된 혼란으로 그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며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로 사회에 조언을 할 의무가 있지만 사회의 구성원으로 기업의 입장을 고려한 보도를 하는 것 또한 요구되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자제를 부탁하는 것이다.

향후 일본의 추가 제재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주체들이 서로 힘을 합해 신중하고 차분하게 대응한다면 일본의 조치들을 극복하지 못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의 규제에 대응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기업들에게 자그마한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기업들은 좀 더 수월하게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기업들이 일본 의존도를 축소할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는 면에서 이 상황을 극복하는데 국가적 역량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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