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코리아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고가의 SUV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안정성이 강화된 차량이라고 선전했지만, 일부 허위광고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지난달 5일 대형 SUV인 6세대 익스플로러 2020을 출시했다. 이번 모델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포드코리아는 안정성이 대폭 강화되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특히 익스플로러 2.3리터 리미티드 트림에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인 ‘코-파일럿 360 플러스(Co-Pilot 360 Plus)’가 탑재되었다고 밝혔다.

◆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술에 따라 차량 선호도 달라져

ADAS란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다. 운전자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도 첨단 시스템이 먼저 작동하여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다. 졸음운전을 하거나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지역을 주행할 때도 ADAS의 성능에 따라 안전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ADAS가 탑재된 차량을 ‘스마트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과거에는 사고가 난 이후에 운전자를 보호해주는 장치가 주로 개발되었지만. 요즘에는 사전에 사고를 방지해주는 기술이 각광 받고 있다.

ADAS의 대표적인 예로는, 카메라와 레이더로 전방 차량과의 거리 및 상대 속도를 측정해 충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장치인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이 있다. 이밖에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 차선유지지원시스템(LKAS), 사각지대감지시스템(BSD) 등이 대표적 ADAS 기술이다.

이렇듯 운전 중 사고를 대비할 수 있는 신기술이 자동차 판매량과 연결되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경쟁적으로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성향도 차량의 디자인과 연비 등과 함께 안전성을 주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 국내 출시 모델에는 ‘후진제동보조’ 장치 제외된 사실 숨기고 광고한 의혹 제기돼

이에 포드코리아는 6세대 익스플로러의 국내 출시 행사 때 자체 개발한 ADAS 시스템인 ‘코-파일럿 360플러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ADAS 시스템에는 ‘후진제동보조(Reverse Brake Assist)’ 시스템이 탑재됐다고 전했다. 홍보관계자는 이 시스템에 대해 “운전자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위험 요소가 발견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충돌 상황을 방지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출시된 단일 모델인 리미티드 트림에는 ‘후진제동보조’ 시스템이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포드코리아는 언론사에 보낸 홍보자료와 소비자에게 배포한 브로셔에는 해당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이 실제로는 빠져있어 허위광고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최근 익스플로러 신제품을 구매해 사용해본 ‘Team 익스플로러’ 등 네이버 인터넷 카페 동호회 회원들에 의해 문제가 제기됐다. 이들은 “실제 차량을 사용해보니 ‘후진제동보조’ 시스템이 없었다”라며, “안정성이 강화되었다고 해서 더 비싼 가격을 냈는데, 포드코리아가 소비자에게 ADAS 시스템 탑재 범위를 속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포드코리아는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 일부 고객만을 대상으로 사과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사과문에서 “지난 11월에 출시한 포드 익스플로러 2020 차량은 코-파일럿 360플러스 패키지를 탑재하고 있다”라며, “다만, 이 패키지의 기능 중 ‘후진제동보조’ 시스템‘은 ST와 플래티넘 등 상위 모델의 패키지만 포함된 기능으로, 국내 판매 모델인 리미티드 패키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번 사건은 브로셔의 편집상 오류 때문이고, 이 기능은 이미 발행된 브로셔에서는 수정되어 표기됐다”라고 밝혔다. “익스플로러 고객님들께 혼란을 초래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포드코리아가 만약 국내에 출시되는 모델에는 ‘후진제동보조’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홍보했거나, 추후 인지하고도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가 있기 전까지 묵인했다면, 허위광고를 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포드코리아는 이러한 허위광고로 의심되는 사안을 회사 측에서 언제 확인했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 허위광고에 화난 소비자들 공정위·소비자원에 고발 조치할 듯

아직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계속되는 문제 제기를 관계 당국도 무시할 수는 없을 거라는 전망이 많다. 최근 소비자들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에 신고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공정위는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해 인증시험을 통과하고도 ‘친환경 차’ 같은 문구로 소비자들에게 광고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등에 373억 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이는 지난 9월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례도 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6세대 익스플로러 차주에 대한 별도 보상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회사 차원에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포드코리아의 홈페이지에는 이러한 논란에 대한 어떠한 공지도 없고, 익스플로러에 대한 브로셔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추후 대책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

자동차 판매 관계자에 따르면 “포도 익스플로러는 수입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마니아층도 두텁다. 그러나 이러한 허위광고 논란에 대해 포드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신뢰는 금방 무너질 수도 있다”라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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