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용차 기업의 장점에 군집주행 기술 등 첨단기술 접목으로 경쟁력 키워야

지난 27일 국토교통부는 일반차량이 주행하는 공용도로에서 자율협력주행 기반 군집주행 실증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지난 27일 국토교통부는 일반차량이 주행하는 공용도로에서 자율협력주행 기반 군집주행 실증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한국, 화물차 군집주행 공용도로에서 실증


지난 11월 27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일반차량이 주행하는 공용도로에서 자율협력주행 기반 군집주행 실증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작년에도 여주에 위치한 ‘시험도로’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연결된 현대자동차의 엑시언트 2대로 비슷한 실험이 수행된 바 있었다.

여주에 위치한 시험도로인 ‘여주스마트웨이’는 V2X을 포함한 자율주행차량의 실증시험 등을 수행하기 위해 중부내륙고속도로 내에 건설된 7.7km 정도의 테스트베드 도로다.

그러나 올해 수행된 실험은 작년과 비교하여 시험도로 외에 일반 공용도로에서도 실증시험이 수행되었으며, 차량이 1대 더 추가되어 합계 3대의 트럭이 실증 시험에 투입된 차이가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또한 국토부는 작년과 비교하여 트럭의 운행속도가 70km/h에서 80km/h로 증가했으며 차량간격도 16.7m에서 15.6m로 축소하는 것에 성공하여 군집주행 관련 기술 수준이 향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이번에 수행된 실증시험 내용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는데 일반적인 군집주행에 더해 다른 차량이 대열에 끼어들거나 가상의 위험상황이나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까지 시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집주행을 수행한 트럭 대열은 공용도로에서 다른 차량이 대열에 끼어들었을 때 각 차량에 해당 정보를 공유하여 차량 간격을 벌린 상태로 대열을 유지했으며, 운행이 끝난 후 대열을 해제하는 것까지 시연하는 것에 성공했다.

게다가 시험도로에서는 가상의 위험상황이나 돌발 상황을 가정하여 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기술을 활용해 차로변경 및 긴급제동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시연이 이뤄졌다.

실증시험에서는 가상의 안개구간을 설정하여 트럭 대열에 정보를 제공한 결과 차량사이의 간격을 스스로 넓혔으며, 돌발 상황 관련해서는 가상의 야생동물을 발견한 선행차량이 긴급제동을 실시하고 후행차량들은 관련 정보를 입수하여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동적으로 선행차량과 동시에 긴급제동을 실시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성과물을 바탕으로 국토부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 출시를 넘어 2027년 세계최초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이며, 관련 기술개발지원과 함께 인프라와 법제도 완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군집주행, 해외에서 기술 개발 적극적인 이유


독일의 상용차 판매기업인 ‘만(MAN)’은 2018년부터 뮌헨과 뉘른베르크 사이 145km 구간 정도의 아우토반에서 군집주행 시험을 수행했으며, ‘볼보(Volvo)’ 또한 미국 운송업체인 ‘페덱스(FedEX)’와 협력하여 미국 고속도로에서 군집주행 시험을 수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외 기업들이 상용차 군집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이유는 공기저항의 감소로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 외에 운송 인력난 해소, 차량 사이 간격의 감소로 교통효율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트럭들이 대열을 이뤄 군집주행을 할 경우 선행차량이 일종의 벽으로 작용하여 후행차량에 가해지는 공기저항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7~10% 정도의 연료 소모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유럽은 수백에서 수천 km를 운송해야 하는 초장거리 구간이 적지 않은데 고령의 운송인력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어 운송 인력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같은 배경에서 과도기적인 군집주행 기술은 각 차량에 운전자가 탑승해야 하지만 기술 수준이 높아질수록 운전자의 탑승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아니므로 운송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문제는 고용과 관계된 문제이므로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한 현재 기술 수준에서 군집주행을 하는 트럭들은 위험상황이나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차량 사이의 간격을 비교적 짧은 15m 정도에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군집주행을 하지 않고 자유로이 운행을 하는 경우보다 교통체증을 덜 일으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연료절감 효과는 거리에 비례하여 증가하므로 초장거리 운송 기준 운송업체들의 비용절감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보이며, 군집주행으로 얻을 수 있는 인력난 해소와 인건비 감소 또한 그 규모가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점은 트럭을 판매해야 하는 상용차 제조 기업들이 운송업체에게 자사 트럭의 경쟁력을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로 적용될 수 있으므로 해외의 상용차 제조 기업들이 군집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유럽처럼 초장거리 운송이 그다지 요구되지 않은 국내 상용차 제조 기업들 또한, 해외 수출을 타진한다면 군집주행 기술 확보 유무나 기술 수준은 판매 경쟁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와 수소연료전지 트럭과 같은 전동화된 상용차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이는 만과 볼보 같은 기존 상용차 분야의 강자들이 내연기관 모델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군집주행과 같은 자율주행 기술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전기와 수소연료전지 같은 전동화된 상용차에 적용하기가 더 용이한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상용차 분야에서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은 후발주자로 언급되지만 한국 기업들만의 장점을 살리고 군집주행 기술과 같은 첨단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면 기존 상용차 분야 강자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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