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에게 명마 두 필을 우회지원했다는 정황을 특검이 확보했다. 하지만 삼성은 사태 이후에는 지원한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것으로 보이는 명마 블라디미르와 최순실씨, 정유라씨>

[뉴스워커] 말 한필 값이 서울 강남 대치동의 아파트 값보다 높은 20억 원 안팎의 스웨덴산 명마 ‘블라디미르’ 이런 말 두필을 지난해 10월 삼성이 최순실 측에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문제는 삼성의 최순실씨에게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뒤에도 지원이 계속됐다는 점이다. 삼성 측은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는 지원을 중단했다고 주장하지만, 특검 측은 이에 관한 ‘비밀계약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SBS가 단독보도한 이 내용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삼성이 최순실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비밀리에 지원했다는 것에 국민적 반감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SBS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훈련용 말 여러 필을 제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경 최 씨는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과 황성수 전무를 만나 삼성이 제공한 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황 전무와 최 씨는 덴마크로 이동해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SBS는 보도했다.

이 만남이 있은 직후 중개상 헬그스트란은 최 씨의 딸 정 씨가 타던 삼성 측의 말 두 필을 삼성으로부터 받았고, 최 씨의 회사는 약간의 돈만 내고 블라디미르와 스타시아 등 명마 두 필의 소유권을 헬그스트란으로부터 넘겨받았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을 포착한 특검은 삼성이 비밀리에 최씨에게 한 필에 20억원이 넘는 명마 두 필을 최 씨에게 사준 것이라고 결론 내리게 됐다.

이는 말 중개상이 삼성 소유의 말을 샀기 때문에 삼성 측에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삼성이 말값을 사실상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특검은 삼성이 말 중개상의 회사와 위장 컨설팅 계약을 한 뒤에 용역비용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말 값을 받지 않는 것이라고 특검은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삼성은 말 두필을 중개상에게 넘겨만 주고 돈을 받지 않았고, 말 중개상은 약간의 돈을 받고 최 씨에게 말 두필을 넘겨줬기 때문에 결국 삼성이 최 씨에게 말을 사준 꼴이라고 특검은 판단한 것이다.

▲ SBS뉴스 화면 캡쳐

만약,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의 말처럼 단순히 어쩔 수 없이 돈을 준 피해자라면, 왜 국정농단 사태 이후에도 ‘말 세탁’을 하듯 우회지원을 했는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이는 결국 뇌물혐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특검은 판단한 듯 보인다.

하지만 삼성은 이런 정황이 밝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이후 지원한 바 없으며 블라디미르 구입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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